한겨레 봤다, 포켓몬 보려고, 정말 답없다!

*시작부터 밝힌다. 기자 개인을 디스하자는 게 아니다. 신문이면 데스크가 있을 것이고, 편집을 하든 검토를 하든 할 게 아닌가. 그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 신문 지면에 올라오는 것이겠지.  이 기사를 처음 제안하고, 취재하고, 편집하고, 검토해서 최종 승인한 니들은 다 한통속이다. 그래서 나는 한겨레신문에게 말한다.

*예고한다. 말뽄새가 상당히 너저분할 거야. 왜냐고? 니들은 한번 말해서 못 알아 먹은 전력이 있으니까.

안녕? 오랜만이다. VR 얘기(이승로그 버전, 직썰 버전)하고 나서… 4개월밖에 안 지났네. 나는 1년도 넘게 지난줄 알고 있었지.

한참 <포켓몬 고> 때문에 시끄럽고, 니들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압박 받은 건 이해한다. 글 써서 돈 한 푼 될까 말까 한 나도 이슈 터지면 급하게 쫓아가면서 글 쓴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니까. 나처럼 직업이 없으면 채용공고를 쫓아다녀야 하고, 니들처럼 직업이 있으면 이슈를 쫓아야 하지. 돌려서 말했지만 둘 다 돈을 쫓아가고 있는 거고. 먹고 살자고 별의 별 짓 다 하는거지.

그래서 니들은 이런 기사를 썼어.

속초로 갔다, 포켓몬 잡으러, 정말 잡혔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솟구치는 혈압을 참아가며 여러 번 읽어봤다. 하지만 아무리 읽어봐도 이 문장 하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1. 우리가 나름 ‘품격있는’(?) 언론사인데 게임하러 출장을 가도 될까?

잘 들어. 게임에 인생을 걸고 있는 사람으로서 게임 관련 기사가 나오면 반갑기도 하지만, 이제 니들이 게임을 다룬다고 하면 일단 치가 떨려. 왜 그런지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첫째,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혹시 서로 다른 나라의 말을 주고받는 게 아닐까 싶어 사전부터 찾았다. 품격은 도대체 뭘까.

품격: 사람의 품성과 인격

dignity: 존경 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을 자격조건.

사전을 찾아봐도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것 같아. 품성, 성품, 기품 등등 비슷한 말을 아무리 찾아다녀도 서로 돌려막기 하는 공무원처럼 같은 말이 반복돼서 나오지. 이렇게 추상적 개념이 어려울때는, 차라리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생각하는 뜻이 맞아 떨어지더라고. 살면서 많이 들어 본 말이니까. 존경 받을 자격.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서 행동하고, 그 행동을 사회 구성원들이 인정한다는 뜻 정도가 되겠지.

그런데 니네는 이 말을 이상한 곳에다, 이상한 방식으로 썼어. 니들이 쓴 그대로 다시 말해줄게.

  1. 우리가 나름 ‘품격있는’(?) 언론사인데 게임하러 출장을 가도 될까?

나는 니들이 말하는 꼬락서니가 불쾌해. 팩트를 전달한다는 놈들이 나름, 작은따옴표, (?)같은 소리를 해 대며 말을 흐렸지. 이 문장을 보면서 문장의 완성도를 따지는 건 문법 근본주의자나 할 말이니 나는 안할거야. 그런데 도대체 이 문장으로 무슨 말이 하고싶은건데?

니들이 품격이 있으면 있다고 써라. 그럼 문장이 이렇게 바뀐다.

우리처럼 품격있는 언론사가 게임하러 출장을 가도 될까?

스스로 품격을 자처하려면 나름이네, 작은 따옴표네 따위는 집어치우라고. 쓸데없는 물음표도 갖다 버리고. 과학 법칙 가설 세우는 것도 아니고 니들이 품격이 있다고 하면 있는 거지 왜 물을 흐리냐? 찔리는거 있어?

그리고 본론 들어간다.

둘째. 게임 하러 출장 가면 품격이 뭐 어떻게 되는데.

물 없이 고구마 100개쯤 먹은 답답함을 이겨내고, 관대한 마음으로 니들이 품격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게임 하러 출장가는 게 대체 그 잘난 품격에 무슨 문제를 만드냐고.

언론이 뭔데. 독자든, 니들 스스로든 누군가 궁금해 하는 일을 찾아가서 취재하고, 정리해서, 뉴스를 발행하는 거 아니었냐? 그런데 이번 <포켓몬 고> 취재가 뭐 어쨌는데.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생각하고, 승인 받아서, 취재 하고, 기사 쓴거 아니야? 실컷 다 써 놓고 왜 잘 알지도 못하는 품격 같은 걸 갖고 와서 게임에 똥칠을 하냐? 그럴거면 기사는 왜 썼냐? 애초에 쓰지를 말지.

니들 논리 반대로 뒤집어볼까? 게임 하러 출장 가야 할 상황에 출장 안 가고, 게임 해보지도 않고 게임 기사쓰면 품격이 높아지냐?

혹시나 개인적 생각으로 게임이 마음에 안들 수 있지. 아니면 반대로, 그 잘난 기자,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자부심이 하늘 끝까지 치솟아있을 수도 있어. 게임과 언론이라는 두 개념이 동급이 아니다 싶으니까 저런 말이 나온 거잖아(혹시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있으면 반박해라).

하지만 그걸 기사에 버젓이 적어 놓는 건 좀 아니지 않냐? 글 처음에 말했지. 취재한 기자 말고 편집, 검토한 데스크 당신들도 같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사람이, 온갖 생각이 머리 속에 들어있을 수는 있어. 그런데 그 생각을 모조리 입 밖으로 내뱉고 돌아다니면 안 되는거야. 머리 속 생각을 추려내고,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별해서 말하는 걸 보통 문명인이라고 하더라고.

아까도 말했지만, 게임이 저품격 매체라면 대놓고 그렇게 말해라. 문장 부호로 쓸데없이 장난질 치지 말고.

니들의 문장 하나를 붙들고 말을 주절주절 길게 썼는데, 간단하게 질문으로 정리해줄게. 답변 바란다.

Q1. 취재 대상에 대해 등급을 나누는 게 언론의 품격이냐?

Q2. 게임 취재가 언론의 품격에 지장을 준다면, 당신들이 그렇게나 많이 쓴 알파고 관련 기사가 당신들의 품격에 끼친 영향을 서술해봐(알파고랑 게임이 무슨 상관이냐고? 멀티 플레이로 유명한 게임의 역대 최고 난이도 싱글 플레이가 등장했고, 그걸 이세돌이 플레이한 거다).

삼진 아웃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지난번 VR 기사가 1 스트라이크, 이번 기사가 2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고 있어. 제발 내가 이런 글을 또 쓰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땐 지금보다 더 쏘아 붙일거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한겨레라는 신문이 말이 통할 가능성이 있다 싶어서 이렇게 말하지만, 세 번이나 반복되면 그런 가능성도 사라질까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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