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손손 지켜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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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Descendants / 알렉산더 페인 감독

 

자기가 휴가로 가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천국에 산다는 생각을 한다며 영화의 주인공 맷은 말을 이어갑니다. 그는 남들에겐 휴양지인 하와이에 태어나 사회의 지위와 부를 조상으로부터 이어가고 있는 건실한 가장입니다. 아내 엘리자베스가 수상 스포츠를 하다 사고를 당해 코마 상태로 병원에 있습니다.

 

“내 관심 끌려는 거라면 제대로 먹히고 있네. 리즈 난 준비됐어. 대화할 준비도, 변화할 준비도, 진실한 남편이자 아빠가 될 준비가 됐다고. 그러니까 깨어나 줘. 제발, 리즈 깨어나기만 해 줘.”

 

평소에 가족은 서로 미워하거나 소원해지는 경우가 있죠. 갈등이 생기면 바쁘다는 이유로 뒤로 밀어 두기도 합니다. 시간을 낼 기회는 언제든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갑자기 그런 기회가 찾아오지 않게 되면 후회의 시간에서 벗어나는데 몹시 힘들어집니다. 떠난 이들은 말이 없고 살아있는 자들은 상처를 안고 트라우마로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런 일을 사회에서 겪는 일, 한국에서는 현실이잖아요. 세월호 참사. 1000일이 가까워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제 일이 아니어도 비틀거리니까요. 한국인의 울화병.

 

맷은 그동안은 아내가 하던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열 살인 스코티의 일로 학교에 호출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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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 때문에 그랬니? 아픈 엄마 사진을 미술 과제로 제출하다니!”

“나, 사진작가야, 아빠. 진짜 사진작가.”

“아니, 아니거든. 뭐 좀 지나치게 하지 마라.”

“내가 책에서 봤어. 유명한 사진작가인데 병원에 있는 자기 엄마 사진을 찍었대. 죽어가는 걸 다 찍었는데 훌륭한 예술이라고 했어. 나도 할 수 있는데.”

“첫째, 네 엄마는 아픈 거지 죽어가는 게 아니야. 둘째, 우리 가정사는 남들과 공유하지 않는다. 엄마가 아픈 건 우리 가족 문제야.”

맷은 아내의 불륜에 관해 알기 전까지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바깥일로 소홀했던 일들을 해갑니다. 아이를 돌보던 마지막 시간이 스코티가 30개월일 때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10살이 되도록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가족에게서 어느 날 갑자기 만나는 감정선이기도 합니다. 비극이 내 앞에 펼쳐질 때에야 아차! 가슴을 치지만 기회는 내가 원하는 대로 얻어지진 않습니다.

기숙사로 가서 엄마의 불행을 나누려는 아빠의 마음은 첫째 딸에게서 듣게 되는 아내의 외도에 충격을 받습니다. 아내의 외도를 확인해가는 과정에서 가족의 불행을 추스르는 의연함을 만나기도 합니다. 아내보다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진지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가족과 소통이 원만하지 못한 한국사회 아버지의 모습을 만나지요. 비즈니스는 완벽할지 몰라도 가족에게 소홀했던 시간과 아내의 외도가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도 유츄해 내며 조부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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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일상에서 이어지고 확대되는 인류의 역사. 위대한 유산이란 무엇인가? 금수저와 흙수저로 자신의 현재를 말해야 하는 나라에서 위대한 유산이란 말이 주는 힘을 생각해 봅니다. 늘 이런 말 끝에는 현실감이 뒤따르곤 합니다. 경제적 부의 가치만이 돋보이는 세상에서 부모가 지향한 삶의 가치를 유산으로 물려받을 수 있는 일이 이론으로는 좋지만 현실은 안 그래요. 너무 자주 듣는 말인지라 사실은 더 사실처럼 느껴지지 않기는 합니다.

가족에게서 받은 영향은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증명할 과학적인 증거물을 제시할 수 없지만 유전의 요소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의 유전자, 어쩌면 우리 사회가 겪었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도 있겠지요. 가족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이어져야 사회도 건강하게 진보할 수 있다는 거겠죠. 가족과 사회는 서로 상호 연결되기에 내 가족을 위해서라도 이 사회가 휘청거리지 않기를 바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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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땅을 얻으려고 우리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근데 우린 그저… 못 하겠어요, 삼촌. 서명할 수 없어요.

지켜내고 싶어요.”

 

맷은 자신에게 수탁 결정권을 부여한 가족의 유산인 땅이 개발되지 않도록 150년간 지켜온 이 기적 같은 일을 우리 아이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맷은 일상으로 돌아와 두 아이들과 아내의 부재를 잘 이겨낼 겁니다. 가족의 결핍은 가족들이 함께 채워나갈 또 다른 이름의 희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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