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여성성 – 오디오 논평


안녕하십니까, 2016년 12월 14일, 물뚝심송 박성호의 오디오 논평입니다.

이런 저런 기술적인 문제들,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등을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이런 단순한 컨텐츠 하나 만드는 데에도 뒷단에는 엄청 복잡한 일들이 많아요. ㅎㅎ

오늘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SNS 특히 트위터에서 하던 잡담을 최소한 대선 기간 동안에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건 사실 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인데요.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정파성입니다. 정파성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내 뱉는 쓰레기들을 더 견디기 힘드네요. 그걸 보고 화가 나서 나 자신도 그 싸움에 뛰어들어 싸우다 보면 저 자신에 대한 혐오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자라날 것 같아서, 미리 막겠다는 거죠.

그 결정을 알려 드렸더니 바로 이런 트윗이 들어옵니다.

정파성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고 싶으면 저승행을 권함.

정치가 도대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너 죽으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게 도대체 어떤 메카니즘으로 가능한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 말고도 좀 비겁해 보인다거나, 겁 먹은 거 아니냐는 평이나, 아쉽다는 평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평을 하신 분들은 제가 뭘 선택해도 아쉬워하실 분들이니 계속 아쉬워 하시길 권하겠습니다. 근데 아쉽다는 건,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떤 정파 하나 골라서 앞장서서 칼춤을 추며 싸우길 기대했다는 건가요? 아니면 광대노릇을 하면서 웃겨주길 기대했는데 안해서 아쉽다는 건가요?

하여간 나름 훌륭한 지식인들조차 정파성에 매몰되어 헛소리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꼴은 정말 보기 싫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 위험에서 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 대신, 블로그에 쓰는 글이나, 이 오디오 논평이나, 팟캐스트 방송이나, 그런 창구를 통해 말을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제되지 않고 툭툭 내뱉은 140자 잡담을 안하겠다는 거지 입을 닫아 버리겠다는 소리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겁하지도 않을 겁니다. 쌍욕하며 싸우지 않는다고 비겁한 것은 아닙니다. 저보다 약한 사람에게 화내지 않는다고 비겁한 것도 아니죠. 정제된 언어로 더 큰 악을 상대로 싸울 컨텐츠를 만들 생각이니까요.

그렇다고 합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겠죠. 단문 트윗은 대선 끝날 때까지 안할 것이며, 리트윗이나 공지 사항은 올라갈 겁니다.

그러면 이제 오늘의 얘기를 시작해 보죠.

박근혜는 어쩌다가 저리 되었을까 하는 얘기입니다.

중앙일보에 13일자로 올라온 분수대 코너의 칼럼입니다. 2013년11월 5일에 들은 이야기다.. 라며 시작하는 이 기사에는 영국에 국빈으로 방문중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한 기행, 기괴한 행동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런던 주재 한국 공무원에게서 들었다고 하니, 아무리 상황이 이래도 굳이 이런 기괴한 이야기를 지어낸 것으로 의심할 만한 구석은 별로 없습니다. 즉, 사실일 것이라는 얘기죠.

대통령이 투숙할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를 새것으로 바꿨어요. 특정한 것으로 바꿔도 되겠냐고 하자 호텔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그걸로 바꿔줬다고 합니다. 다소 불쾌해 하면서 말이죠.

단 하루밤만 지내면 되는 상황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바꾸고, 방에 전자렌지를 설치하기도 했다는 겁니다. 욕실의 샤워꼭지도 바꿨고. 단 하루밤을 위하여.

송영길 의원이 인천 시장 재직 동안 있었던 일을 공개한 기억도 납니다. 잠시 방문해서 시장실을 사용하게 되어 허락을 했더니 와서 변기를 통째로 교체하더란 얘기였죠.

거기다가 객실에 조명등 두개와 스크린 장막을 설치했는데 이유가 머리손질과 화장을 할 때 거울 뒤에 흰 장막을 쳐야 하며, 대낮처럼 밝아야 한다는 것.

이 이야기를 왜 당시에 꺼내지 않고 지금 꺼내는가에 대한 변명은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기사 욕심이 발동했으나 이내 마음을 접었다. 발설자로 지목됐을 때, 그가 치를 고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변명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왜냐면, 취재 대상을 보호하기 위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합니다만, 당시에 박근혜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기괴한 행동을 한다는 것, 그 기괴한 행동의 원인은 아마도 병적인 집착일 것이라는 점, 그렇다면 유추 가능한 결론은 대통령이 병에 걸려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의 위기로 직결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중요한 내용을 단지 그 얘기를 해준 공무원의 안위가 걱정되어 포기했다고요? 그게 아니라 기세 등등하던 박근혜의 권력에 치여 겁을 먹었기 때문 아닐까요?

어찌되었거나 좋습니다. 이제라도 얘기를 해 줘서 고맙습니다. 박근혜가 무슨 연예인이거나 보통의 유명인이라면 이런 내용 알고 싶지도 않아요. 그러나 박근혜는 우리가 선출했고, 우리가 낸 세금을 쓰며, 우리 사회 공동체의 향배를 결정할 중요한 결정권을 지닌 대통령이었다는 겁니다. 그 대통령이 미친 거 같은데 당신들만 알고 입 다물고 있으면 안되는 겁니다. 다시는 그러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렇다 치고, 이제는 생각의 방향을 돌려 보죠.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박근혜라는 인간은 왜 이렇게 이상해 졌는가? 이 문제입니다.

딴지일보에서 알게된, 지금은 과학과 사람들이라는 집단을 이끌고 있는 파토님은 이런 트윗을 남기셨더군요.

ㅂㄱㄴ의 영국 호텔 행각을 갖고 여자 운운 하지 말자. 그 사람은 평생 공주로 살다 가 그냥 미친거다. 남자였다면 다른 식으로, 같은 수준으로 미쳤을 것.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박근혜의 여성성을 들어 비난해서는 곤란합니다. 이건 여자라서 잘못한게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성을 들어 비난하는 세태가 꽤 많이 퍼져있죠. SNS 에서는 그나마 페미니즘적 주장이 널리 퍼져서 대놓고 그러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한 발자국만 실제 세계로 나가보면 입달린 아저씨들은 다 한마디씩 합니다. 미친년이 대통령을 했다고.

이거 바뀌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박근혜는 어려서부터 공주로 키워졌고, 나중에 육영수가 유탄에 맞아 죽게 되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거기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 박정희의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어떤 종류의 결정에도 박근혜는 참여한 흔적이 없습니다. 즉 청와대의 주 기능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만 훈련받는 상황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21세기에 들어선 지금에 와서, 우여곡절 끝에 청와대로 돌아가게 되자, 자신이 할 역할은 퍼스트레이디 역할 밖에 없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결정은 아빠가 다 알아서 내렸는데 내가 굳이 해야 되나? 하는 생각. 거기에 머리하고 화장하는데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강박. 이거 분명히 주입된 기억일 겁니다.

이게 오늘날의 박근혜를 꽤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박근혜는 박지만과 갈립니다.

박지만은 어려서부터 박정희로부터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을 겁니다. 그 단적인 증거로, 박지만은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일탈하게 됩니다. 육사도 포기하게 되고, 마약 중독의 길로 갑니다. 물론 그래도 뭐 먹고 살만한 재산을 주변에서 챙겨주게 되죠. 하지만 박지만은 정치적 리더의 길로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얼마나 미쳐 있는지는 사람들이 알 길이 없게 된 거죠.

그 경우에서 박근혜와 박지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박근혜는 그나마 정치를 해서 어찌어찌 청와대에 들어가 퍼스트레이디 놀이를 하다가 미친게 드러난 상황입니다. 박지만은 이와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이게 바로 그 시절에 박정희의 청와대에서 벌어진 성차별의 결과 아닐까요?

즉 정리하자면 이런 겁니다.

박근혜는 굉장히 심각한 집착의 증세를 보이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꽤 오래전부터 놓여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들어, 박근혜가 여자라는 이유로 여자는 대통령을 하면 안된다거나 하는 식의 성차별적 결론으로 나가서는 안됩니다.

그것과 동시에 박근혜가 저렇게 기괴하게 망가진 이유 중에는 그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랜 시간 동안 차별을 받아 왔기 때문이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음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즉, 박근혜의 존재로 인해 여성성을 비난하고 폄훼할 일이 아니라, 박근혜 조차도 망가트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을 걱정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참 이상한 결론이죠.

끝으로 작은 얘기도 하나 더 알 수 있죠.

박근혜 얘기를 하면서 여성성에 대한 비난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회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박근혜가 왜 박근혜가 되었는지를 논할 때에는 그가 여성이었음을 빼놓고 얘기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당장 파토님의 트윗에서도 박근혜가 공주였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그 자체가 여성임을 의미하는 진술이거든요.

쉽지 않은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회피할 수도 없는 이야기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2016년 12월 15일 목요일, 물뚝심송 박성호의 오디오 논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3 thoughts on “박근혜의 여성성 – 오디오 논평

  1. 파노님은 누구신가요? ㅎㅎㅎ 저도 물뚝횽의 말씀에 동감은 하지만, 박근혜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기치로 한 것에 대해서 단 한 표라도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여성”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에선 누군가에 의한 비판은 당연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그게 남성주의자들에 의해서 “이용”되어선 안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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