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딸아이한테 배운 말이다. 그럴 수 있다.

딸아이가 입버릇 처럼,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라는 말을 하길래,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답을 한다.

세상에는 하도 기이한 생각을 하고 기이한 말을 하며 기이한 행동을 하는 자들이 많아서 용납하기가 힘드는데, 그 때 마다 그럴 수 있다고 반복하면서 용납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럴 수 있다. 맞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다시 보면 뭐 나름대로 어지간한 행동은 이해가 가고 용납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럴 수 있다고 되뇌여봐도 용납이 안되는 선이 있는 법이다. 그럴 수 없는 선 말이다.

요즘 특히, 인간이 그럴 수 없는, 그래서는 안되는 선을 어긴 자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정말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인간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고 삶에 회의가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 사람들하고 모여서 회의를 하는 건가.. 이.. 이건 아니군.

물론 그 선을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매를 들어야 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하지만..

그래도 입에서 이 말을 놓고 싶지는 않다.

그럴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며,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다. 단 한 순간도 상대를 인간 이외의 존재로 내쳐서는 안되며, 같은 인간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면 안된다.

이 말은 그 노력의 상징이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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