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투데이 – 20170717

오늘은 제헌절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의 법적인 생일이라는 거죠. 근데 진짜 생일은 아니에요. 진짜 생일은 2월 17일입니다. 여기에도 우여곡절이 있지요.

제가 무려 6남매 중에 막내로 태어난 것은 68년 2월 17일입니다. 마흔이 훌쩍 넘어 막내를 얻으신 아버님은 너무 좋은 나머지 출생신고는 최소 몇 개월 있다가 하는 당시의 관습에 어울리지도 않게 제가 태어난 며칠 뒤에 바로 출생신고를 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동사무소 직원이 “어? 이렇게 빨리 출생신고를 할 리가 없는데?”라고 생각을 했는지, 68. 2. 17 의 2자가 7자를 잘못 쓴 것이라고 판단하고 맘대로 67. 7. 17로 수정을 한 거죠.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돌아가신 아버님의 설명에 의하면 그랬습니다. 어쩌면 또 다른 변명이셨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래서 저는 난데없이 67년생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를 졸업할 즈음해서 문제가 되었던 겁니다. 분명히 68년생인데 왜 67년생으로 등록을 해서 나이 한 살을 손해 보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는 용단을 내리셨습니다. 호적 정정 소송을 하기로..

요즘에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호적을 정정하려면 그 절차가 꽤나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그걸 모두 헤쳐 나가서 호적을 정정하는데 성공을 하셨습니다… 만!!

아뿔싸, 연도를 바꾸는데 너무 골몰한 나머지, 7월로 잘못 기재된 태어난 달을 바꾸는 것은 놓쳐 버리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68년 7월 17일이 제 법적인 생일이 되었습니다. 덜렁대면서 실수 많이 하는 제 버릇이 어디서 온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도 “뭐, 어차피 나이를 줄이는 거라면 한 5개월쯤 더 줄이는 것도 좋지 않은가? 껄껄껄~”이라는 호탕한 웃음으로 일은 모두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1,2월에 태어나 한 살 빨리 학교에 들어간 아이도 아니고 무려 7월에 태어났는데 한 살 빨리 학교를 들어간 기이한 케이스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대학 시절, 과안에서 생일이 가장 늦은, 그러니까 가장 어린 학생이 되어 버렸죠. 그걸 이용해서 과대표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후보들 중에 제가 제일 어리니까 여러분들께서 일을 시키기에는 제가 제일 편하실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선거구호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저는 법적 생일이 7월 17일 제헌절이긴 하지만, 실제 생일은 2월이라는 얘기를 길게 늘어놔 봤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제헌절 같이 중요한 국경일이 공휴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헌법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는지..

어제 그제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동안 사라졌던 통증이 경기도로 돌아오니 조금씩 살아나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도 그로 인해 두어 번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은 확실히 좋은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거 말고는 뭐 컨디션은 괜찮습니다. 이제 딱 열흘 남았는데, 이대로 컨디션을 잘 유지하길 바랄 뿐입니다.
하루하루 다가오는 수술 날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매우 복잡한 심경이네요.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될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들도 좋은 밤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2017. 7. 17.







1 thought on “낫투데이 – 20170717

  1.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그것은 알기싫다’부터 줄곧 박성호님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산지가 4년을 훌쩍 넘은거 같습니다. 일방통행이긴 하지만, 많은 개그와 통찰, 재미와 감동을 많이 받아던지라, 언젠가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캐나다에 있는 우재가 제 후배니, 한다리 건너면 벌써 우리는 아는 사이 입니다. 하하하. 제가 원래 좀 냉정한 편이라, 사람들에게 별로 애정이 없는데, 이상하게 박성호님의 건강은 왜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군요. 가끔 문뜩문뜩 그럽니다. 이상하죠? 하여튼, 제가 사는 곳은 클리블랜드입니다. 캐나다랑 가까우니, 이리로 오시면 같이 우재나 한번 보러갈 수 있겠네요. 중간에 나이아가라폭포에서, “나이야, 가라!!” 한번 외치고 말이죠. 워낙 제가 박성호님의 좋은 글과 말을 공짜로 받아 먹었기에, 놀려 오시면 숙식, 제공하겠습니다. 꼭 완쾌 되셔서, 제가 투어한번 해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