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들과 좀 달라서

내 몸의 세포들은 노화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항상 재생되며 삼사십대의 상태를 영원히 유지한다. 물론 나 역시 고통을 느끼고 다치며 병에도 걸리고 아마
심각하게 손상이 된다면 죽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지간한 경우에는 치유가 되며, 흉터또한 남지 않는다.

나는 일만사천살이다.

요즘 사람들이 크로마뇽인이라고 이름을 붙인 무리가 살고 있을 때 태어나서 지금도 살고 있다.

그 긴 시간동안을 살아오면서 내가 뭘 해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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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주 인상적으로 본 The man from earth 라는 영화에 대한 얘기입니다.

영화라는 장르는 분명히 연극과는 다릅니다. 사람들은 흔히 영화에서 스펙타클한 볼거리를 기대하곤 하죠. 하지만 영화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시나리오입니다. 스토리라는 거죠.

우리나라에도 환상특급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어서 잘 알려진 Twilight zone의 작가였던 제롬 빅스비가 쓴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정말로 탄복할 만 합니다.

주인공 존 올드맨이 멀쩡하게 다니던 교직을 그만두고 이사를 가려 하고 있고, 그의 친구들이 그의 집에 몰려와 환송을 해 주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 존 올드맨의 작은 집안에 모여 앉아서 나누는 대화로 시작되고 끝이 나는 이 영화는 눈요기 거리의
차원에서는 가장 SF답지 않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어떤 SF 보다도 더 SF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절대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혹시 있을 법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대해 치밀하고 철학적인 자세로 질문을
던져가며 그 있을 법한 상황이 우리의 인생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탐구해 나가는 영화, 그게 바로 진정한 SF 라는 얘기이며,
그런 관점에서 이 영화가 가장 극적인 SF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 영화는 과학을 다루고 역사를 다루며 예술을 다루고 종교를 다룹니다. 그리고 사랑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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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에 당신은 어디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 당신은 정확하게 일년전 오늘 어디에 있었는가를 기억할 수 있는가? 라고 응대를 하는
주인공은 이 거대한 세상에서 한 개인이 바라볼 수 있는 역사의 흐름은 어쩔 수 없이 한 개인의 시각안에 갇힐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은 극중에서 대사로 나오듯이 Fascinating 합니다.

저런 사람을 만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물어봐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겨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의 입에서는 역사속에서 개인이 발견할 수 있는 엄청난 실체적 진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게 되는거죠.

과연 그게 실체적 진실일까 하는 질문은 뒤로 미루더라도, 한번쯤 잔잔히 앉아서 이러한 상상의 나래 속에서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질문을 서로 나누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은 결코 손해나는 장사는 아닐 겁니다.

극 중에서 이 주인공은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역사속의 유명인사였습니다.

누굴까요?

물뚝심송@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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