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과 하람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정도가 내가 알고 있던 거였다.

두차례 도합 30일을 이라크에 머물면서 제일 많이 먹은 것은 양고기 샤슬릭이나 케밥이었고

샐러드와 난이라고 불리는 빵, 그리고 꿀과 요구르트도 많이 먹었다.

 

얼마전에 쿠르디스탄 자치정부(KRG)의 고급 공무원 15명이 2주간의 일정으로 판교에 있는 KOICA에서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연수를 받고 며칠 전 돌아간 일이 있었다.

지난 주에 이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상관인 장관으로부터 내 전화번호를 받았다면서 내게 연락을 취해 왔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헤어질 때 부탁이 있다면서 서울을 떠나기 전에 남산 서울타워를 꼭 방문해 보고 싶으니 안내를 부탁한다고 했다. 나는 우선 버스를 한대 대절하여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서울 야경을 구경시킨 후 전망대 바로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한 후 판교의 숙소까지 버스로 보내기로 했다.

 

전망대에서 보는 서울야경에 한동안 감탄을 연발한 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아래층의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는 데, 여기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레스토랑에는 소고기갈비요리, 왕새우요리, 그리고 두부부침요리의 3가지의 주메뉴 중에서 선택해야 했는데 이들 모두가 선뜻 메뉴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결국은 모든 메뉴는 내가 임의로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레스토랑에는 주메뉴와 함께 작은 샐러드 부페가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쿠르디스탄 사람들은 테이블에 있는 주메뉴는 손을 못 대고 모두 샐러드 부페로 이동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나와 함께 간 우리 직원들이 배가 터지지 않을 만큼 포식하게 되었다.

애써 레스토랑을 안내하고 마음을 써 준 나에게 미안했던지, 대통령 법률보좌관이라는 예쁜 친구가 내게 그 이유를 설명해 줬다. 그녀가 설명해 준 건 이런거였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모든 땅위의 고기는 이슬람식으로 도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식 도축이란

1.     메카를 향해 짐승의 머리를 눕히고

2.     기도를 한 다음

3.     고통을 없애기 위해 단칼에 목을 치고

4.     모든 피를 다 뺀다.

이렇게 해서 나온 고기는 할랄(Halal)이라고 해서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런 도축과정을 거치지 않은 고기는 하람(Haram)이라고 하여 코란에서 금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좋아하는 양고기 조차도 할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축되면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왕새우는 왜 먹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먹어 본 적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쿠르디스탄은 바다가 없으니 바다 해물요리 구경하기는 어려웠으리라. 맛있으니 먹어보라는 말에 그들은 조심스럽게 새우대가리를 떼내고 껍질을 까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 많은 왕새우들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할랄 (Ha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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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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