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창녀(Hierogamy)

 



옛날 바빌로니아에서는 사회적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여성은 일생에 한번 신전에서 매음행위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신전에서의 매음행위는 비난받을 행위가 결코 아니었고 오히려 존경받을 행위였다.


이난나 여신이건 아르테미스 여신을 기리는 신전이건, 또는 아프로디테를 기리는 신전이건 머리에 베일을 쓴 여성들이 자기를 선택해 줄 남성을 기다리면서 신전 곳곳에 앉아 있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그 신전으로 몰려든다. 그리고는 마음에 맞는 여성을 뽑아 신전안에서 사랑의 행위를 한다. 그리고 그 남성은 자신에게 사랑을 베풀어 준 여인에게 동전을 집어준다.


아마도 여기까지만 보면, 현대의 암스테르담 홍등가나 미아리 텍사스, 또는 방콕의 맛사지팔러를 연상시켜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 중근동 지방들의 이 여성들은 현대적 의미의 창녀들이 아니다. 그들이 받는 수입은 자신들의 포켓 속에 들어가는 개인재산이 아니라 여신의 신전에 바쳐지는 공적 재산이었다. 이런 시절, 섹스가 풍요와 연결된 신성한 의미를 지녔을 때, 그것은 현대의 섹스산업이 아니다. 그러나 섹스의 신성한 의미가 사라졌을 때, 다시 말해 남성으로부터 받은 돈이 ‘인 마이 포켓’될 때, 비즈니스로서의 창녀의 역사는 시작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제나 저제나 이쁜 여성이 환영받는 것은 보편적인 것 같다.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헤로도투스는 자신의 책 한구절에서 얼굴이 잘 생긴 여성은 남성을 금방 만나 자신의 성창(聖娼)으로서의 임무를 후딱 해치웠지만 그것이 조금 모자라는 여성은 자신을 찾아줄 남성을 기다리며 3, 4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 땡볕 내려 쬐는 신전에서 남성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여자들의 모습을 어땠을지… 다음은 인용문이다.




바빌로니아에서는 말로 설명하기에 무척 거북한 일이 법으로 정해져 있었다. 모든 여자들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아프로디테 여신의 신전 앞뜰에 앉아 있다가 지나가는 낯선 남자와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법이였다. 부잣집 여인들은 하층 여인들과 어울려 있는 것을 싫어해서 밀폐된 마차를 타고 그 뒤에 많은 하녀들을 거느리고 신전 앞뜰까지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들은 걸어서 그곳에 와 머리 위에 밧줄로 만든 화관을 쓴 채로 아프로디테 신전의 정원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떠나고 도착하는 여인들로 붐볐다. 여자들은 서로 거리를 유지하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여자들 사이로 자유롭게 걸어다니면서 여자들을 고를 수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는 어떤 여자도 여행자가 그 여자를 골라 무릎에 동전을 던져 주고 그 여자를 신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성관계를 갖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모든 여행자들은 동전을 던지면서 “나는 밀리타(Mylitta: 앗시리아어로 아프로디테를 일컫는 이름) 여신의 이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 여행자가 돈을 얼마나 주는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돈은 신전에 바치는 것이므로 그 여행자의 제안을 거절한다는 것은 불경죄에 해당되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동전을 맨 처음 던진 남자를 따라가야 하며 어느 누구도 거절해서는 안되었다. 일단 여자가 일을 끝낸 후에는 여신에게 소망을 빌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여자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는 어떤 선물이나 어떤 일로도 그녀를 살 수 없었다. 물론 아름답고 잘 생긴 여인들은 재빨리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못생긴 여자들은 그 법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 여인들 중 몇몇은 3, 4년을 기다리기도 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 

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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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신성한 창녀(Hierogamy)

  1. 저런 법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찡그림 보다는 3~4년간 선택을 받지 못하고 마음 아파했어야할 여인을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프네요.. 그 심정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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