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애써 무시하는 자만

이 글은 공개게시판에 올라온 어떤 글에 대한 반론이다. 아니 그 글에 담겨있는 자만에 대한 비난이다. 그 글은 다음과 같다.

http://albab.kr/bbs/board.php?bo_table=public&wr_id=11504

국제금융위기, 호들갑 그리고 Runaway Glaciation

by 니미럴리스트
 


지구기후변화와 관련하여 Runaway Glaciation이라는 이론이 있다. 어떤 이유로 지구의 기온이 내려가면 극지방의 빙원이 확대된다. 빙원은 숲이나 바다보다 햇빛을 더 잘 반사시키므로 지구는 점점 더 추워지고 빙원은 점차로 확대된다. 그 결과 지구는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Snow Ball이 되고 만다는 이론이다. 똑같은 논리를 펴는 Runaway Green House 이론도 존재한다. 한번 더워지기 시작하면 점점 더 더워진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진실은 그 반대라는 것을.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대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지질학적 증거는 널려 있다. (어떤 학자의 주장에 의하면 실제로 Runaway Glaciation이 일어나 지구가 Snow Ball이 된 적이 딱 한번 있었다고 한다.) Runaway Glaciation처럼 세상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빙원의 태양광 반사이외에도 지구의 기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틀린 것이다.

 

주택가격하락에 따른 파생상품의 파산으로 대공황과 같은 경제위기가 온다고 온통 호들갑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금융경색 -> 대출동결 -> 자본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한 실물부문에의 투자 부진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경제가 움직이지는 않는다. 공포에 질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어떤 재정정책도 무효로 만들어버리는 유동성 함정을 벗어나는 방법도 있다.

 

합리적 사고란 이럴때 필요하다.


** 저항군의 정신에 따라 대문은 사절합니다

빙하기라는 것은 무엇일까? 전 지구가 얼음에 뒤덮이게 되는 걸까? 지질학자들이 추정하는 가장 대규모의 빙하기는 후기원생대, 즉 약 6억년 전 쯤에 있었다. 그 시절에 적도 근처까지 빙하가 진출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갑자기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두배쯤 멀어진 것도 아니고, 태양의 온도가 반쯤 낮아진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지구가 그렇게 추워진 걸까?

정확한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분명히 있었고, 우리는 그 현상이 벌어졌다는 지질학적 증거가 있으며,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는가를 놓고 추정해 보는 가설이 있을 뿐이다.

그 중의 하나가 Runaway Glaciation 인 것 뿐이다. 하나로 뭉쳐있던 거대한 대륙이 갈라지면서 대륙 사이의 작은 바다로 인해 증발량 증가 – 강수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암석의 풍화를 촉진하고 드러난 암석들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비율이 감소하면서 온실효과가 축소되어 지구가 냉각되기 시작해서 그 결과 극지방의 빙하가 증가하고, 태양광의 반사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냉각이 가속되고 드디어 적도부근까지 빙하가 진출할 정도로 냉각이 되었다는 시나리오이다.

이 얘기는 진실과 거리가 멀거나 심지어 반대가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질학 역사속에서 발견된 과거의 현상을 해석하기 위한 얘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 현상이 한번 벌어졌다면 또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기후는 그렇게 안정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안정적이라는 의미를 지구상의 생명이 멸종될 수준의 변화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매우 안정적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 위기라는 것은 벌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위기를 어떻게 정의하는게 따라서 말이다. 화폐가 무력화되고 사유재산제도가 사라질 정도의 위기는 아마도 인류가 멸종하기 전에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경제는 무척이나 안정적이다. 하지만,경제 위기는 벌어진다. 그 사회에 속한 구성원중 다수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고통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는 경제위기가 맞다. 이런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한다면, 경제는 무척이나 불안정한게 맞고, 우리 사회에는 이미 경제위기가 시작된 게 맞다.

분명히 이번 위기 상황에 앞서서 신자유주의는 미국을 주름잡고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경제의 주류 사조였다. 그 결과 이런 위기가 오고, 다수의 구성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 당연하게도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사조에 대한 재검토와 폐기까지 거론되는 것이 맞다.

이런 고통스러운 논의는 결코 호들갑이라고 폄훼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폄훼되어야 할 쪽은 아직도 아무 위기도 없고, 그냥 니들이 불안해서 떠드는 것이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대안은 있다는 식으로 위기를 호도하려는 세력들이고 그들의 행동일 뿐이다.

당연히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대안은 있다.

전 지구가 얼음에 뒤덮이더라도 적도 근처에서 유조선에 가득찬 기름을 연료로 보일러 틀어놓고 연일 파티로 날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 경제에 아무리 커다란 위기가 닥치더라도 열대 휴양지에서 골프나 치면서 여생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는 법이고, 그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대안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당장에 굶어죽을 사람들에게, 당장 먹고살 돈이 떨어졌다고 호들갑 떠는 사람에게, 그런 사람들이 걱정되어 위기를 얘기하고 대책을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호들갑 떨지 말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라고 외치는 것은 자만이고 건방일 뿐이다.

물뚝심송@찌질넷







1 thought on “위기를 애써 무시하는 자만

  1. 자만이라기 보단 발악에 가까운데요.
    가설도 아닌 전망도 아닌 현재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반응에 대해서도 호들갑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 정신이 나간거라고 봐야죠.
    인지부조화랄까.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못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에 쳐했다고 봐야겠죠. 불쌍한 사람!
    합리적인 믿음이란 이럴때 필요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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