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죽지 않은 우리안의 괴물 – 경기동부

이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글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최고의 조회수를 지니고 있는 글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안의 괴물 – 경기동부 

이 글은 2012년 총선 직전의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쓴 글이었으며, 그 비판 대상이 되는 통합진보당의 행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석한 글이었다.

블로그 뿐 아니라 딴지일보의 마빡에 게재되어 엄청난 조회수를 올렸고, 수도 없이 많은 게시판으로 퍼날러졌던 글이기도 하다. 이 글로 인해 NL, 주사파 등의 오래된 운동권 용어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주사파 운동권 시절의 추억을 담은 글들이 곳곳에 올라오기도 했고, 책으로 출간되기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은 참으로 다양하게 나타났었다. 개인적인 연이 있던 운동권 선후배들에게서도 많은 피드백이 들어왔었다.

일부는 지금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악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생각해 봤냐는 비난이었고, 또 일부는 이제라도 이런 일을 사회적으로 알려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힘든 결심을 했다고 격려해 주는 반응이기도 했다.

또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는 “몸조심”하라는 걱정어린 반응이 들어오기도 했다. 사실 걱정은 좀 되었지만 아직까지 무사한 것을 보면 몸조심하라는 걱정은 약간 오버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그렇게까지 막나가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거나, 그 글의 핵심은 우리 사회의 학생 운동권 계열 안에서 80년대부터 시작된 주사파의 흐름이 운동판을 어떻게 변질시켜 왔으며 그 후유증이 어디까지 가게 될 것인가 하는 인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정황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중과 함께 하기 위한 운동의 방법론을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시대착오적인 생각들과 구태의연한 조직 문화를 하루 속히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사람들의 머리속에 틀어박혀 있는 그 사고방식이 어느 한 순간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쉽게 버려지거나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판단도 있기는 하다.

또 한편으로는, 저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그런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는가에 대한 고찰은 찾아 보기 힘들고, 오로지 그들을 종북으로 몰아부쳐 정치적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 사회의 주류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 슬프기도 하다.

원래의 내 글이 게재된 이후 불어닥친 거의 모든 언론의 종북 열풍, 빨갱이 사냥의 광기를 보고 있자니, 이런 마당에 주사파의 후예들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이루어지길 기대했던 것이 얼마나 이상적인 생각이었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참.. 세상 사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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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에 시간은 흘러갔고, 최근에 나는 우연한 자리에서 한국학 중앙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계시는 임미리씨를 만나게 된다. 그 분은 바로 이 경기동부에 대한 논문을 쓰고 계셨고,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갔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 경기동부에 관한 논쟁을 촉발시킨 당사자를 만나보고 싶었다면서 나를 아주 민망하게 만들어 주셨다.

완성된 논문이 메일로 날아왔고, 나는 이 논문을 보다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졌으며, 급기야 원저자에게 공개적으로 이 논문을 거론해도 좋다는 허락까지 받게 되었다.

해서, 이 논문을 여러분께 공개하는 바이다.

<‘경기동부연합’의 기원과 형성, 그리고 고립> (논문 링크는 못 드립니다. 각자 알아서 찾아 보시길..)

논문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임미리씨는 경기동부연합의 정신적 근원을 지금의 성남시, 당시의 경기도 광주에서 발생했던 1971년 광주 대단지 사건에서 찾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것이 바로 광주 대단지 사건이다. 서울의 도시 빈민들을 강제로 제대로 개발되지도 않은 경기도 광주의 황량한 산기슭에 가져다 버렸고, 이에 강제로 내몰린 도시 빈민들이 “산모가 태아를 삶아 먹을 정도”의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봉기하게 된 것이 바로 광주 대단지 사건이다.

이는 80년 5월의 광주와 맞물릴만한 역사적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0년의 광주와는 달리 역사속에서 묻혀 버리고 만다. 지금의 성남시 의회는 아직도 이 사건을 숨기고 싶어한다.

이러한 집단 기억은 사람의 의식속에 자리잡고 그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만한 동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결국 그 집단 의식이 흘러 흘러 자라나게 되면서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고립된 집단 문화로 형성되었다는 것이 저자 임미리씨의 주장이 된다.

물론 이 논문이 이상적이고 완벽한 역사에 대한 서술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기에는 충분하다. 도대체 왜 저들이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이고 있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길게 설명하지 말자.

그냥 다운 받아서 각잡고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한다.

경기동부하고 전혀 관계없이 성남시의 어두운 역사, 광주 대단지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만 얻게 된다 하더라도 충분히 읽은 값어치를 할만한 논문이다. 그리 길지도 않으니 여유있게들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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