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

번데기. 보통은 그냥 뻔데기라고 부른다. 그 앞에서 주름을 잡으면 안되는 신성한 존재이기도 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뽕잎을 먹고 사는 누에의 애벌레가 고치를 만들게 되면, 그 고치를 풀어내어 비단실을 뽑게 되고 그 고치안에 잠들어 있던 애벌레를 모아 식용으로 쓰는게 번데기이다. 
자글자글한 주름이 잡혀 있기도 해서, 매우 작은 남성의 성기를 일컫는 속어로 쓰이기도 하니, 참 얄궂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이름을 가진 먹거리가 된다. 그런데 웬걸, 이 번데기는 매우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하나의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각종 성분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일까.. 고단백이고 뭐 여기에 좋다 저기에 좋다 하는 얘기가 줄줄 따라다닌다. 
그래서 번데기 맛있게 먹는 법을 한 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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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마트에 가면 통조림에 들어있는 번데기를 구매할 수 있다. 양념이 다 되어 있어서 그대로 접시에 쏟아 놓고 집어 먹어도 되는 수준이고, 고춧가루만 살살 뿌려 끓여도 바로 먹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 번데기의 품질은 그리 쉽게 신뢰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하더라도, 방부제에 각종 저렴한 양념에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재래시장에 가면 번데기를 왕창 쌓아놓고 됫박으로 파는 것들이 있다. 뭔가 불결하게 취급되었을 것 같고,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런 곳이 오히려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더욱 신선한 것을 파는 법이다. 
그 번데기를 한 1키로 정도 사다가 보관해두고 조금씩 꺼내어 조리를 해서 먹는 편이 훨씬 더 좋다. 물론 번데기는 매우 고단백 식품이므로 굉장히 빨리 상한다. 따라서, 사오자 마자 냉동실에 넣어 급냉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동된 번데기를 한공기 정도 꺼내어 조리를 시작해 보자.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 번데기를 투입한다. 30초에서 1분 정도 데친 후 물은 쏟아 버리고 번데기는 찬물에 헹궈 낸다. 혹시나 유통과정에서 묻었을지 모르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잡냄새도 빼주고, 약간의 살균효과도 주는 과정이다. 이걸 안하면 잡냄새가 날 가능성이 약간 있다. 
그렇게 준비한 번데기를 뚝배기 형태의 냄비에 넣고 조리를 준비한다. 
번데기탕의 기본은 달콤하면서 매콤한 맛이다. 따라서, 양념도 그렇게 준비한다. 고춧가루를 약간 넣어주고,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투입하면 좋다. 모든 음식에 기본 양념으로 들어가는 대파도 넣어주고, 양파나 당근을 잘게 썬 것은 옵션이다. 넣고 싶으면 넣고 간단히 먹고 싶으면 뺀다. 
마늘 다진 것도 살짝 넣어주면 좋다. 자글자글 끓는다 싶으면 그 때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소금 대신 간장을 써도 되지만, 경험상으로는 소금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맛소금은 어지간하면 쓰지 말고 그냥 구운 소금이나 아니면 좋은 천일염을 쓰자. 
약간의 단맛을 위해 요리용 물엿이나 조청을 넣어주거나 그냥 설탕을 약간 넣어주면 된다. 물엿이나 조청을 넣을 경우 번데기에 윤기가 흐르게 되며 더욱 보기 좋아진다. 
끝으로 통깨를 살짝 뿌려 치장을 하고 접시에 담아내면 완성. 
몇 숟갈 퍼먹고 난 뒤의 사진이니 감안하고 보시길 바란다. 
어린 시절, 리어카에 번데기 삶아서 싣고 다니며 원시적인 다트판 같은 것을 만들어서 십원내고 한번 던지게 해주는 장사들은 화통한 목청으로 이렇게 외치고 다녔었다. 
뻔~~~~~~ (디기디기디기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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