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미디어

우리의 언론은 망가진지 이미 오래이다. 
이 말에 반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니.. 52%의 국민은 현재 우리의 언론이 전혀 망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
지상파 방송과 메이저 신문으로 나눠 생각해 봐도 제대로 된 언론이 기능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30위권으로 오르내리며 아시아 국가중 최고 수준을 달리던 우리 사회의 언론 자유 지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69위까지 수직낙하하며 최악의 상황으로 나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보기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2012년에는 그나마 42위로 복귀 했지만 언론의 자유가 개선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듯 하다.) 
단어의 순서만 바꿨을 뿐이지만 미묘한 뜻이 아주 잘 대비 되는 두 용어가 있다. 언론재벌과 재벌언론. 바로 그 언론재벌인 조선일보나 재벌언론인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종이신문들은 망가진지 이미 오래이다. 한겨레나 경향이 분투하고 있지만, 사회적 관점에서는 그들을 과연 메이저 언론으로 분류해야 할지조차 의심스러운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지상파 방송 역시나 큰 폭으로 보도의 품질이 악화 되어 버렸다. MBC는 사장 김재철의 전횡에 대항하는 노조의 파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었고, 방송의 품질은 조금 과장하자면 종편의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고, 전문성 넘치는 언론인들을 사장 김재철의 전횡에 견디지 못하고 속속 MBC를 떠나고 있는 중이다. KBS 역시 혼란한 노조들과 사측의 대립 속에 방송의 품질은 악화 일로에 서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박근혜 정부 5년을 맞는 우리가 언론의 문제를 그냥 보아 넘기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대략 두가지로 압축된다. 기존의 거대 언론들을 다시 제 기능을 하도록 개혁하는 것과 전혀 새로운 방식의 뉴미디어를 다시 바닥부터 만들어 내는 것. 
애석하지만 두가지 모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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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시간의 파업을 벌였던 MBC는 결국 수많은 전문 방송인들이 쫓겨나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 정권과 결탁한 사측은 결코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KBS 역시 정권이라도 바뀌었다면 모를까, 앞으로 더욱 더 악화된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개선할 현실적인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방송을 포기하고 신문을 개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종이신문은 이미 몰락의 단계로 접어 들었다. 조중동이 그렇게 종편에 진출하고자 목을 매던 이유가 뭘까. 종이신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그들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 신문사들을 개혁할 수 없다고 해서, 새롭게 또 하나의 신문을 만들어 내는 것도 선택지가 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 사회는 그런 식으로 한겨레라는 신문을 하나 새로 만들어낸 경험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뉴미디어 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 내겠다는 꿈은 가능한 것일까? 그 역시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간단하게 생각해 봐도 몇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하나는 자본이다.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할 정도의 독자, 혹은 시청자를 보유한 미디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기초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자본은 아무리 정상적인 언론을 기대하는 일반인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모금과 후원”으로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설사 어느 정도의 자본이 모였다 하더라도, 법적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만들어진 컨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경로가 없다. 지상파, 즉 전파 자원은 엄격하게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자원이다. 또한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의 경우, 정권에게 장악된 방송위원회와 방송법에 의해 역시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지상파 방송국은 일단 이루기 힘든 꿈이고, 케이블 방송 역시 구현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권의 이익에 반하는 내용이 지상파나 케이블을 이용해서 송출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문제가 있고, 또 어찌어찌 한 두번 송출한다 해도 그 내용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순간 그 경로는 차단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당연히 예견되는 그 상황을 무시하고 일을 준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 인터넷 기반의 IPTV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경우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지상파나 공중파가 정권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구현되고 있는 IPTV는 거대 통신사에 의해 좌우되는 분야이며 그 통신사들은 정권에게 전적으로 협조할 수 밖에 없는 기업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어떤 형태로 수익을 배분한다 하더라도, 정권의 의지에 반대하는 컨텐츠가 송출될 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정도로 기술적인 경로가 막혀 있다면 남는 길은 단 하나 인터넷 뿐인 것이다. 문제는 아직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들이 가정에서 TV를 시청하는 수준으로 안락한 미디어 소비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가 좀더 발전한 형태로 나타나게 될 “스마트 TV” 환경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며, 그 방향도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빠르게 구현된다 하더라도 이 역시 제조업체와 통신업체의 이익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설정될 것이고, 거기에서 대안 미디어를 구현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수하기를 요구하면서 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이 결론은 이미 뉴스타파 팀에 의해 구현되고 있는 중이다. 
컨텐츠를 전달해 주는 통로의 제약은 감수하고, 만들어질 컨텐츠의 품질로 승부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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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안 미디어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TV”는 현재 정확하게 이 고민에 봉착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아직은 국민TV가 어떤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다만, 협동조합의 형태로 발기인을 모아 초기 자본을 마련하고, 출범 후 조합원들이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회비 형식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할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TV가 자본의 조달 문제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형태의 미디어를 만들어 낼지, 그것을 지속적으로 제작,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상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점이다. 
이사진에 포함된 서영석씨는 페이스 북에서 “현행법상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이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문제는 바로 그 현행법상 가능한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일 것이다. 
마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설정도 없이 일단 자본금부터 모아 법인 설립부터 서두르기 시작하는, 한 때 테헤란로에 넘쳐나던 수상하고 어수룩한 벤쳐기업들과 유사한 행보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셋탑박스 형태의 방송 컨텐츠 송출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 방식은 상업적 관점에서, 또 컨텐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 관점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방식이라는 판단이 든다. 케이블 방송용 셋탑이나 IPTV용 셋탑이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고 공급되는지 이해한다면, 협동조합의 형태를 띤 국민TV에서 이런 방식의 공급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최근 발표된 국민TV의 이사진의 명단은 더욱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이사진에 포함된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훌륭하지 않은 분들은 하나도 없는 멋진 명단이지만, 방송 사업이라는 극도로 전문적인 사업을 이끌기 충분할 정도의 “전문성”은 확보되지는 못한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국민TV가 실제로 언론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컨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할 계획이라면, 그것은 매우 전문적인 사업분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단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고용되어야 하고, 수많은 방송 전문가들이 그 안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지급될 생계비를 생각한다면 확실한 사업모델 없이 함부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은 사회적인 죄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몇천억의 자본금이 투입된 종편들이 하청업체에게 약속한 제작비도 제 때 지급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들과 비교도 안되는 작은 자본으로 시작할 국민TV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민TV는 이러한 확신을 제대로 주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발기인을 모집했고, 창립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제 시작하려고 걸음마를 떼고 있는 국민TV의 행보에 초를 칠 생각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바에 동감하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 지기를 바라고 있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언론 기능이 마비된 사회는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고 살아남고 싶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을 담아서 사업을 벌일 때, 구체적이고 검증된 계획없이 함부로 추진을 할 경우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가 나오게 될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누군가의 가슴을 아프게 할 수도 있는 글을 쓰고 있는 것 뿐이다. 
돈도 거의 들지 않는 팟캐스트 같은 것을 한 개 만들었다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월급 주기로 하고 전문인력을 고용했다가, 판이 엎어지면서 제때 지급도 못하게 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은 그리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이런 것은 부도덕 할 뿐더러, 현행법 위반이며 형사범죄가 되기도 한다. 사업가들도 원래 나쁜 놈이라서 임금을 체불하는 사람은 드물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심각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 계획을 경험있는 전문가들에게 충분히 검증을 받았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이 너무 빠르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그다지 안전하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정말로 많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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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의 언론 기능은 붕괴해 가고 있다.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대안 미디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진취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메이저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그것들을 대치할 만한 사회적 기능이 가능한 집단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메이저 언론들은 우습게 보여도, 그 안에 수십년 동안 차근 차근 쌓여온 노하우가 있으며, 거액의 정부지원이 들어가고 있으며, 수많은 전문가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존재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노력의 높이를 한 순간에 뛰어 넘을 수 있는 수퍼 집단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관점에서는 뭔가를 새로 만드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기존의 것들을 고쳐 쓰는 것이 더 쉽다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현실에서 이루어 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눈물겹게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더욱 더, 그 노력들이 헛되이 소모되고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아무쪼록, “국민TV 언론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실험에 동참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의 소망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게 되길 빌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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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오글거리는 제목의 책광고






2 thoughts on “대안 미디어

    1. 국내시장에서 스마트 티비가 언제 활성화 될지도 모르고, 또 어떤 형태로 활성화 될지도 아직 미지수입니다. 예측하자면, 그저 인터넷상의 유튜브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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