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종류 완벽 정리

 

이런 건 쓸데가 여기밖에 없데이.

사람들이 장어 그러면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좋은 건 알아가지고 헤벨레~ 하는데 그게 다 종류가 있는 기다.

정리해 주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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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가 종류가 허벌나게 많은 것 같아도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딱 네개 뿐이다. 외워라.

뱀장어, 갯장어, 먹장어, 붕장어.

여기에 굳이 더 하자면, 칠성장어하고 무태장어가 있는데 그건 평생 가야 보기 힘들듯. 무태장어는 서귀포에 폭포수 밑에서 가끔 나와서 사람들을 놀래키곤 하는 놈이고.

 

1. 뱀장어

뱀장어가 기본이다. 민물장어네, 바다장어네 하지만 사실 뱀장어는 민물바다 겸용 인생이다.  민물에서 자라서 잘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 깊은 심해에서 알을 낳고 죽는다. 그러면 그 알이 부화되어서 새끼로 자라나 다시 어미가 살던 강으로 돌아오는 거다. 이 때 강 하구에서 보면 5-10센티 정도 되는 하얀 새끼가 꼬물꼬물 돌아오는 것이 보이는 거다.

그래서 원래 강하구 쪽에서 뱀장어를 많이 잡게 되는데 장어로 유명한 풍천지방도 그 중 한 지역.

그러나 사람들이 워낙에 댐도 많이 만들고 수중보도 많이 만들고 해서 상당히 드물어졌다. 그래서 대부분 양식을 하게 되는데, 아직은 이 뱀장어를 알을 낳게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인공적으로 심해의 조건을 만들기가 힘들잖냐..) 강하구에서 올라오는 뱀장어 새끼들을 잡아서 그걸 가져다가 기르는 거다. 요즘엔 그나마 그 새끼들도 안 올라와서 새끼값이 비싸지는 바람에 양식뱀장어 값도 치솟고 있다. 당연한 것이 바다로 돌아가는 어미들이 줄어들었는데, 새끼라고 늘어날까..

이게 가장 기본이 되는 뱀장어고, 민물장어네 풍천장어네 하면서 키로에 오만원씩 주고 사 먹는게 이 놈들이다. 꼬리가 정력에 좋다는 둥 하는 건, 뱀장어가 바다로 돌아갈 때 거의 소화기관이 퇴화되고 섭식활동을 거의 안하고 갈 정도로 힘이 좋아서 나온 미신스러운 얘기고..

 

2. 갯장어

갯장어는 남해안 지방에서는 “하모”라 부르는 놈인데, 뱀장어보다 주둥이가 더 크고 사납게 생겼다. 이빨도 날카롭고. 얘들은 첨부터 끝까지 바다에서만 사는 놈이다.

바닷속 수심 이삼십미터 정도에서 살면서 주로 밤에 먹이활동을 하니까, 밤중에 낚시로 많이 잡는다. 나도 잡아 봤다. 나름대로 힘도 좋고 맛도 좋다.

부산 가면 이 하모를 뱀장어보다 더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사실 맛은 뱀장어가 더 좋고 하모는 좀 거칠고 더 기름진 느낌.

내가 알기로는 아직 이 하모를 양식하는 곳은 없다. 그러니 하모라면 다 자연산이라고 하겠지만 그게 별 차이가 없다. 아마 양식을 하려면 차라리 뱀장어 양식을 하겠다~ 이런 거라서 그렇게 된 시장의 이유일 뿐이다.

 

3. 붕장어 

이 붕장어가 바로 유명한 아나고 라는 놈이다. 붕장어는 뱀장어나 하모와 비교해서 일단 비늘이 없고, 이빨이 퇴화되어서 약해 보인다. 껍질 벗겨서 총총총 썰어 회로 먹기도 하고, 숯불에 궈 먹기도 하는데, 한때는 횟집 가면 옆접시로 그냥 수북히 한접시씩 줄 정도로 흔했지만 요즘엔 아나고 자체도 귀해져서 비싸다.

맛은 뭐, 그냥 뱀장어 먹을 돈이 없으니까 먹는 수준..

아나고를 빨갛게 양념해서 궈 먹는 것도 맛있지만 싱싱한 넘이라면 그냥 손질해서 소금만 뿌려 궈먹는 쪽이 훨씬 더 맛있다. 이른바 생아나고 소금구이. 이거 잘하는 집을 몇군데 아는데 가본적이 오래되어서 패스.

예전에 새만금으로 육지와 이어져 버린 신시도 라는 섬에 가서 이 아나고를 배갈라 반쯤 꾸덕꾸덕하게 말린 놈을 숯불에 궈 먹은 적이 있는데, 내가 먹어본 장어류 중에 최강의 맛이었던 기억이 난다.

 

4. 먹장어

이 녀석은 장어류하고 과가 다르다.

일단 비늘도 없을 뿐더러, 눈도 거의 퇴화해서 겉에서는 안 보인다. 입도 장어류같이 주둥이가 있고 이빨이 있고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 입 근처에 작은 촉수가 있고 마치 빨판같이 생긴 입으로 다른 물고기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서 이빨같은 돌기가 있는 혀로 피부를 뚫고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놈이다. 당연히 먹이감은 거의 죽거나 이미 죽은 물고기가 될 거고.

자세히 보면 무척 기괴하게 생긴 넘인데, 보통은 다 손질되어 나온 것만 보니까 사람들은 잘 모르고 좋다고 잘 먹는다.

이게 바로 꼼장어다. 꼼장어가 아니라 곰장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그 인간은 짜장면도 자장면이라고 주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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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만 머리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도 어디가서 장어 먹을 때 졸라 잘난척 하는게 가능하다. 장어집 가서 서빙하는 이모 앞에서 이렇게 막 잘난척 하면서 팁 조금만 챙겨주면 장어 먹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불에 탄 장어만큼 아까운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읽은척 매뉴얼과 들은척 매뉴얼을 넘어서 먹은척 매뉴얼이라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구찮아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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