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 진짜 군인 정병주

그것은 알기싫다는 어쩔 수 없는 방송 컨텐츠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오디오 컨텐츠의 경우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려고 팟 캐스트를 세시간 네시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에서 못 다한 얘기들, 청취자분들이 궁금하다고 물어오는 얘기를 글로라도 AS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글을 적어 보자면.. 
전두환 일당의 구테타를 반대하던 사람의 명단에 특전사령관 정병주라는 군인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이 사람은 진짜 군인인 것 같다. 그러나 국가에 충성하고 군의 명령에 복종하고자 했던 정병주 특전사령관은 12.12 반란을 통해 인생 자체가 망가져 버리게 된다. 
정병주는 당시 특전사령관으로 재직하면서 전두환 일당의 구테타를 막으려고 노력을 한다. 전두환 일당은 끝까지 저항하는 정병주 사령관을 체포하려고 3공수여단 병사들을 투입해서 무력으로 정병주 사령관을 무력화 시킨다. 
이 과정에서 정병주 사령관의 비서실장 김오랑은 말 그대로 사살된다. 3공수 자체가 특전사 소속인데, 특전사 사령관을 체포하겠다고 3공수 병사들이 나서서, 자신들의 사령관을 모시는 비서실장을 사살하는 상황이다. 이 무슨 개같은 상황인가. 
정병주 사령관 본인이 훌륭한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박정희가 5.16 군사 구테타를 일으켰을 때에도 군인은 정치하면 안된다고, 박정희 패거리가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협조를 거부해 경회루 기둥에 묶이는 수모를 당하고, 영창까지 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병주 본인 역시 당시 팔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그리고 전두환 일당, 그러니까 신군부는 정병주가 김재규와 연관이 있고, 김재규로부터 돈도 받았고, 뭐 이런 식으로 몰아간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거의 모든 군 지휘관에서 관습적으로 돈을 뿌리던 상황이었다. 
이런 식으로 수모를 당하고 군에서 쫓겨난 정병주 사령관의 말로는 어땠을까? 아버지도 죽고 아들도 죽고 결국 암으로 죽어 버린 장태완 사령관보다 나았을까? 결코 나을 것이 없다. 아니 정병주 사령관 이전에 김오랑 소령은 어땠을까? 
김오랑 소령에게는 시각장애가 있는 부인이 있었다. 그 부인 백씨는 남편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완전 실명 상태에 빠져 의문사를 당하게 된다. 심지어 그 부부는 한자리에 묻히지도 못했다. 
정병주 사령관이라고 뭐 다를 것도 없다. 평소 걷기를 좋아하던 사람 답게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사라져 버린지 139일이 되던 89년 3월에 송추계곡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고 말았다. 
전두환에게 저항했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그냥 죽는다. 우리는 그들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게 된다. 
전두환이 사형 선고를 받은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합의 차원에서 그를 사면하게 된다. 과연 김대통령에게는 그를 사면해 줄 수 있는 권한이 있는게 맞았을까? 
이렇게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는데, 그 모든 것을 참고 잊어 버리고 전두환이 29만원 가지고 호의호식 하면서 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봐 주는게 과연 옳았을까? 
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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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오글거리는 제목의 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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