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80년대를 돌이켜 보자니..

요즘 딴지 2라디오의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싫다”의 제작에 지속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는데 이게 글 쓰는 것과는 또 완전히 다른 세계라서 쉽지 않다. 방송이라는 것이 비록 생방송이 아니라 하더라도, 흐르는 물과 같아서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을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힘든 것 같다. 
(그것은 알기싫다를 녹음하는 딴지일보 벙커1 내 스튜디오. 여기서 나꼼수 등의 딴지1라디오 소속 팟캐스트들도 모두 제작되고, 딴지 2라디오의 모든 컨텐츠도 제작된다. 저 의자에 일단 앉으면 정신이 혼미해지기 마련이다. )
1회 때 장준하 선생에 관한 얘기를 했었고, 아무도 알 수 없는 돌아가신 분의 속내를 맥락에 의해 추정하다 보니 사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버린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뭐 입증도 반증도 힘든 일이니, 내 추정에 대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서 다음 주제를 뭘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80년대 이야기를 골라 들게 되었는데…
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총에 맞아 죽은 뒤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서, 87년 대선 양김의 분열까지를 2-3회에 걸쳐 나눠 얘기를 해 보려고 맘을 먹게 된 것이다. 그래서 3회에 그 첫번째, 12.12 구테타와 전두환, 하나회에 대한 얘기를 녹음을 했고, 그게 어제 방송에 걸렸다. 
내막을 알던 사람들에게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피상적으로 전두환이 12.12 사태를 통해 정권을 찬탈했다는 정도만 알던 사람들에게는 재미있을 수 있는 내용이 된 듯.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80년대는 그야말로 한 나라가 이렇게까지 망가지면서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돈도 잘 벌게 되는, 사회적 정의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천박하고 뒤틀린, 모순에 가득찬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를 살아낸 사람들의 심리 역시 극단적으로 뒤틀릴 수 밖에 없는 듯. 그 결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멀쩡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다 몇개씩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그다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게 되어 버린 것 같다. 
정치판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 박근혜를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 극단적으로 정치를 혐오하는 사람들, 야권을 지지하더라도 종교적인 숭배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 또 스스로 가장 지성적인 것 처럼 행동하면서 진보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모두가 다 합리와 상식에서는 거리가 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부조리들이, 결국 역사 속에서 우리의 머리속에 심어지게 된 트라우마들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80년대는 결국 트라우마의 대량 생산 시대였다는 얘기다. 
그 상처들을 다시 헤집게 되는 심정이 그다지 기쁘지는 않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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