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 이 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어쩌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정에 가까운 글입니다만, 독자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해서 한번 공개해 보겠습니다. 
============================================================
물론 이해는 간다. 맨날 뉴스에는 의회에서 의원들이 멱살잡고 뒹구는 모습이나 나오고, 맨날 어디가서 접대 받다가 식중독 걸렸다는 얘기(아, 이건 새누리당 얘기니까 뉴스에 안나왔구나..)나 나오고, 도대체 저놈들은 그 엄청나다는 세비 받아 쳐먹고 뭐 쓸모있는 일은 하나도 안하는 벌레같은 국개의원들이니까 말이다. 
확실히 우리 국회는 심각하게 병이 들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하지를 못하고 있다. 맞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황임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근본으로 돌아가, 도대체 국회라는 곳은 뭘 하는 곳이며 의원이라는 작자들은 거들먹거리는 거 말고 뭘 해야 하는 직업인들인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 아닌가. 
단순하다. 의회는 법을 만들고, 만들어낸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를 잘하나 못하나 감시하는 것이 임무인 존재이다. 법을 만드는 건 뭔가? 사회적으로 의견이 충돌할 때, 그 충돌된 의견들을 조율해서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즉, 이슈에 대한 조절과 타협이 주된 임무인 것이다. 
회사라면 이런 거 필요없다. 조절과 타협은 외부의 거래처 회사하고만 하는 거지 내부에서는 경영진의 결정과 직원들의 수행만이 있을 뿐이다. 이게 효율적이니까. 하지만 사회는 다르다. 아무도 그 구성원들의 권리를 일방적인 지시로 억압할 수 없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이라 하더라도 일단 들어보고 조절과 타협을 통해 맞춰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민주주의이다. 
안철수 후보는 CEO 출신답게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엉망진창의 상태로 비효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국회를 과감이 줄여 버리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거 실수인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캠프 내부의 논의를 통한 확고한 결론이라는 거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 방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득권의 반발은 예상했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태어나서 최초로 기득권 대접을 받았다. 
졸라 고맙다. 씨발.. 
——— 여기까지가 옳고 그름에 관한 이야기 ————-
선거전략의 차원에서는 어떨까? 
정치혐오증에 깊숙히 잠겨있는 유권자들에게 안철수의 이번 한방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유효타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펀치는 문재인이나 민주당 진영의 지지자들에게는 반감을 불러 일으키는 한방이다. 
이렇게 되면, 안후보의 포지션이 약간 박근혜 쪽으로 이동하는 셈이 된다. 그럴 경우,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박근혜 지지자 층 중에서 고정표 이외의 흔들리는 표들이 안철수로 옮겨올 가능성이 생긴다. 흔히 말하는 확장성을 오른쪽에서 구하고 있는 거다. 왼쪽은 문재인에게 빼앗기게 될거고.. 
안철수 캠프가 이런 역할을 의도했건 안했건, 만약 성공한다면 안철수는 박근혜의 표를 문재인 캠프로 넘겨주는 트랜스포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박근혜는 줄어들고, 안철수는 제자리, 문재인은 올라가게 된다. 
물론 박근혜의 지지층이 워낙 고정성이 강해서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외곽에는 흔들리는 표들이 있기 마련이고 선거라는것은 결국 그 부동표들을 놓고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안후보의 우회전 행보는 어떤 미묘한 효과를 낼지도 모른 다는 것이다. 
현재 박>안>문 으로 되어 있는 삼자구도를 거의 박=안=문 으로 만들어내는 효과가 나오게 된다면, 그 결과가 향후 단일화 정국에서 어떤 효과를 가져오게 될까? 
원칙적으로 안후보의 이번 정치개혁방안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명확하게 잘못된 주장이다. 
하지만, 일반여론은 마치 허경영을 보고 속시원해 하는 심정 비슷하게 국회 의석 축소, 보조금 삭감, 중앙당 폐지 같은 얘길 듣고 좋아한다. 
이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혼란한 상황에 대한 나의 잠정적인 결론은 이렇다. 
안철수에게 권력을 주어서는 안될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선 판국에서 안철수의 전략적 활용가치는 상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murutukus 팔로우하기
Tweet to @murutukus

=======================================
본격 오글거리는 제목의 책광고






13 thoughts on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1. 국회 협오증은 이명박과 상통하는 지점입니다.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하는 통치행위는 지극히 위험한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안철수후보의 시각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게 보인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국회나 정당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보입니다.

  2.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것을 빼어 어디로 준다까지는 못하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지율을 낮추어 문재인의 영향력을 키워주려 했던건 아닐까?라고(단일화의 수순으로 본인이 빠지기위한 전략 정도) ㅋㅋ 하지만 안철수는 본인의 워딩이 100% 그것 자체를 의미한다라는 본인과 주변인(박경철)의 주장이 생각나서 금방 생각을 접었드랬죠^^ 물뚝님의 글은 제게 좋은 참조가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쭈~ㄱ.

    1. 그게 아니죠. 박근혜의 왼쪽에 있는 표가 안철수의 오른쪽으로 오고.. 안철수의 왼쪽에 있던 표가 문재인에게 가는 겁니다. 그 이동하는 표의 수량이 유사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그런 이동이 벌어진다면 효과는 비슷하게 납니다.

  3. 안철수를 이해하는 건 안철수가 아니라 문재인인 듯싶습니다. 물론 전 심상정 대통령이 좀더 보고 싶습니다만. ^^
    3자 구도가 어찌 될지 앞으로의 포인트네요. 과연 단일화와 관련해서 그리고 근혜짱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4. 정치혐오증 가해자 : 새누리 중심, 소수 민주당 의 기득권 세력.
    정치혐오증 피해자 : 다수 부동층 대중 + 소수정당
    정치혐오증으로 나타나는 현상 : 기성정치 혐오 –> 정치불신 –> 소수정당 불신 –> 안철수현상
    안철수의 한계 : 정치 혐오 –> 정치불신 –> 소수당 불신으로 순환되는 프레임(즉 자신을 존재하게 한 원인) 그 자체가 그의 한계임.
    이건 내생각 반론 환영..

  5. 현실정치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이상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출마선언할때 ‘네거티브를 일체 하지 않는 정책선거를 하기로
    셋이 만나서 약속하자’ 라고 얘기했었는데,
    그건 사실 정치선진국인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도 실현 불가능한 일인듯(오바마 롬니 보면..)

    국회의원수 줄이겠다는 것도 그 의결을 국회의원들이 해줘야 하는데
    비례대표확대 정도도 아니고 의원수 축소를 과연 무소속 대통령이 무슨 수로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해내겠다는 것인지 그 현실적 방법론은 언급하지 않았죠.

    한발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사실 이 모든게 선거전략 차원의 찔러보기일 뿐인 것인가? 라는 가능성도 떠올리게 됩니다.
    네거티브 중지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검증안된 안철수 후보 본인일테고
    국회의원수 축소는 나중에 되든 안되든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이용한 인기몰이용?

    문재인과 자꾸 거리를 두려하고 친이계 의원 영입하고 계속되는 우클릭 행보,
    ‘국민의 뜻’만 거론하는 모호한 화법… 여러모로 우려되는 지점이 많은데
    그냥 우려로만 끝났으면 좋겠네요.

  6. 저는 갈수록 안철수가 박근혜보다 더 위험한 사람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굳어집니다.
    결코 문재인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세 사람 중에서는 문재인이 그래도 가장 ‘멀쩡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7. “하지만, 일반여론은 마치 허경영을 보고 속시원해 하는 심정 비슷하게 국회 의석 축소, 보조금 삭감, 중앙당 폐지 같은 얘길 듣고 좋아한다.” 국회 의석 축소, 보조금 삭감, 중앙당 폐지하면 안되는 이유를 좀 알고 싶습니다.. 왜 국회의원이 많아야 되는지, 왜 보조금 필요한지..등..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중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몇명있습니다. 지방도시에 살아서 가끔 집에도 찾아오고 보면 “아는 아저씨” 정도의 친근한 사람들이었죠.. 국회의원이 된 후 이들이 보인 행태란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들더군요.. 이보다 더 짜증나는건 이들 따라다니는 보좌관들.. 지들이 무슨 장관이라도 된듯이 여기 저기 전화화 누구누구 보좌관이라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짜증나죠.. 이들이 아주 열심히 국민을 봉사하면 국회의원이 100명이든 1000명이든 아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국회의원들은 솔직히 지들만 살려고 사는 인간들 같아요.. 한번 얻은 권력을 죽을때까지 지키려는.. 미국같은경우 민원이 있어서 의원사무실에 이멜이나 전화로 연락을 하면 어떻게든 답변을 해줍니다.. 가능하면 도와주는 편이죠.. 우리나라에서 의원사무실로 이멜로 민원요청해보세요.. 어떻하나.. 일도 안하는 놈들이 국회의원당 6명씩 됩니다.. 그것도 4급 5급도 있구요.. 4급되려면 9급공무원부터 올라갈려면 20년또는 그이상 걸리는거 아시죠.. 암튼 우리나라 국회의원 좀 많이 줄이고 일 열심히하고 밥값하는 똘똘한 의원들만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