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노동을 어떻게 바꾸는가 – 이수봉 인터뷰

 

<딴지일보 2012년 7월 31일자 마빡기사를 좀더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편하도록 옮겨 봅니다.>

모든 가치는 노동에서 나온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노동에서 나온 가치인 것이다.

기본 소득이 뭐요(전편기사 링크)

전편에 예고했던 대로, 기본소득에 관한 얘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동운동계에서 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얘기하기 시작했던 민주노총 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계시는 이수봉님을 만났다. 한 때 연구원장으로 재작하기도 했던 이수봉씨는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기본소득을 우리 사회에 도입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연구원 신분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사실, 정치계에서는 이 기본소득에 대해 가장 먼저 얘기하기 시작한 전 사회당 대통령 후보 금민씨도 있고, 학계에서는 최초로 기본소득에 대한 연구논문을 작성하고 꾸준히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 시립대의 곽노완교수, 한신대의 강남훈 교수 등이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노동계의 이수봉 연구원을 가장 먼저 만났는가?

그냥 그러고 싶어서.

본지의 행동에 이유를 묻지 마시라. 어차피 정치계의 금민위원장도, 학계의 곽노완교수도 모두 만난다. 그 분들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그 분들이 어떤 성과를 올려왔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본지의 웅대한 뜻도 자연히 다들 아시게 되리라 믿을 뿐이다. 조급하게 굴지들 마시라.

노동은 인간사회가 유지되는 근본 동력이다. 노동을 빼놓고선 어떤 사회변혁도 불가능하다. 뭐 꼭 그런 이유에서 노동계의 인물을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동 얘기부터 시작하게 된 것은 어쩌면 천운에 걸맞는 배치일 수도 있다. 역시 민족정론지는 하늘이 보우하시는 듯 하다.

 

그래서 오늘은 노동계의 이수봉 연구원이다.


이수봉 연구원은 젊어서부터 노동운동에 헌신한 전형적인 노동운동가이다. 얘기는 그가 겪어온 노동운동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한다.

노동운동가 이수봉

물 : 오늘은 민주노총의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계시는 이수봉님을 모시고 기본소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딴지일보입니다.

이: 안녕하세요.

물: 일단 먼저 간략하게 본인 소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저는 82년도, 전두환 시절 때 감옥에 갔었어요. 스무 살, 대학교 2학년 때, 민주화 시위로 감옥에 가서 일 년 정도 살았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을 규정하는 것이 많았죠. 물고문, 통닭구이 고문 이런 거 받으면서, 그때 감옥에 내던져지면서 죽음이라고 하는… 고문하는 형사가 ‘딱 십 년 후에 죽도록 해 줄게’하면서 고문을 하는데, 공포스럽잖아요. 이십여 명이 둘러싸서 린치를 가하고, 완전히 초죽음 시켜놓은 상태에서 고문을 하고.

어린 나이에 당하면서 후회하기 시작하는 거죠. 내가 왜 민주화 투쟁을 했을까… 내가 죽으면 무슨 소용이냐. 내가 죽으면 지구라는 별 자체가 우주에서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걸 실존적으로 강하게 경험한 거죠. 원체험 비슷한 건데.

저런 경험은 사람을 바꿔 놓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 죽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둘러싼 고문기술자들의 입에서 “딱 십 년 후에 죽도록 해 줄게” 라는 말을 듣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라. 내 나이 스무살에 말이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는 없는 법이지만, 죽음을 예고하는 공포는 실제 죽음보다 더 무섭다. 얘기의 시작 치고는 섬뜩한 표현이다.

원체험이라는 표현이 생소하실 독자분이 계실까 설명을 붙이자면, 어떤 한 사람의 뇌리에 강렬하게 기억이 되어 그 이후의 삶의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최강의 체험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된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의 생활은 죽음 앞에서도 의미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후회하지 않을까, 그것을 찾는 과정에 있었어요. 그래서 가슴 속에 담고 감옥에서 살다 나와서 현장 들어갔다가, 제가 학교에서 두 번 제적을 당했어요, 고대를 나왔는데 두 번 제적을 당하고, 97년도에 졸업을 했어요. 그 사이에 계속 현장에 있으면서 다 하는 거 있잖아요. 용접이라든가 프레스라든가 주물, 안 해본 거는 거의 없이 했죠.

물: 주로 어느 지역의 현장에서 활동을 하셨나요?

이: 부천, 인천 지역. 제 또래, 운동했던 또래들은, 예컨대 김영춘이나 이런 친구들이 다 내 자취방에서 밥 먹으면서 했던 애들인데. 어쨌든 87년도 현장에서 겪고 세입자 철거민 운동을 하고. 철거민 운동을 하는데 지역에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총선 직전에 나왔던 본지의 김영춘과의 인터뷰 기사(기사 링크)를 참고하시라. 당시에는 다들 이렇게 싸웠다.

잠도 잘 수 없고, 다 노가다 하시는 분들인데 술 먹고, 부부싸움 하고, 애들 가출하면 횃불 들고 찾으러 산에 뛰어 다니고. 하여튼 그렇게 하다가 한 2000명 되는 노조를 조직을 하자고 해서, 당시 병원노련이라는 게 있었는데 병원노련 인천지부에서부터, 90년도에 들어갔고. 그리고 또 인천에서 여러 가지 정파 조직이 많았잖아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그런 식의 운동, 그것과 저는 생리적으로 잘 안 맞더라고요. 왜냐면 저는 운동을 나름대로 철학적 관점에서 시작했는데…

물: 지금 통합진보당 인천연합을 말씀하시는 거죠?

이: 예. 그런 쪽인데, 생리적으로 안 맞더라고요.

지속적으로 고뇌하고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사람들이 NL계열의 조직들과는 잘 안 맞는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그래서 갈등이 있다가 다시 안 되겠다 해서, 마침 그때 현대그룹이 만들어져서 현총련 정책실장으로 일을 하다가. 금속노조 통합되면서 심상정씨가 사무처장하고 제가 1처장, 2처장, 이렇게 하면서 금속노조에 96년, 97년 있었고. 민주노총 만들어지면서 민주노총에서 고용안정센터 소장을 먼저 했었어요. 그것을 하면서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회의’를 만들어가지고 (1999년) 집행위원장을 하면서 한 5년 정도 일을 했었죠. 그래서 그때 고용 설계가 다 됐거든요. 그때 설계할 때 같이 참여해가지고 기초생활보장, 의료보험연대회의, 잠깐 하면서 결합해서 해주고. 그렇게 하다가 민노총에서 대변인 하고, 정책연구원 원장 좀 하다가, 2008년도에 정책연구원 할 때 기본소득 연구를 하고.

현대그룹이 저 때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아니라 현대그룹 내부의 노조가 결성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현총련에서 일을 하고, 그러다가 금속노조로 통합되어 거기서 또 중요한 일을 하고, 그 시절에 심상정 의원과 함께 일을 하기도 하고, 노동운동계의 산 증인이라고 봐도 별로 부끄럽지 않을 경력이다. 그런 그의 최종 도착점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주제였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연구만 해서 안 되니까, 현실에 접목을 시켜야겠다 하다가, 김영훈 위원장이라고 젊은 위원장 왔으니까 사고 한 번 치자고 해서, 나도 이걸 실제로 일로 전환을 시켜보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2년 반 정도 하는데 여러 가지 우리 내부적으로 한계들이 좀 있더라고요. 얼마 전에 좀 지치기도 해서 다시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왔죠.

물: 그러면 한 삼십 년 가까이 이쪽 계통에 계속 계셨는데, 아까 말씀하셨듯이 본인의 죽음까지도 눈앞에서 볼 정도로 한계에 갔던 경험이 있으면, 보통 사람이면 위축돼서 다른 길로 가지 않습니까? 그걸 어떻게 극복하신 거예요?

이: 아직 젊었으니까. 이십대 때 그런 원체험을 경험하면서, 방황이 있었죠. 한 사 년 정도는 방황을 했죠. 뭔가 새로운 것, 의미 있는 것을 잡아야 하니까, 의미가 있는 게 뭘까 새롭게 붙잡으려고 했던 거죠. 다 제거하고 남는 건 뭐냐 하면, 죽음 앞에서 중요한 거는 생명이구나. 생명이 중요하구나. 그때 김지하씨가 이해는 됐었어요.

물: 생명.

이: 적어도 생명을 억압하고 핍박하는 거는 안 되겠다. 생명을 북돋우는 일을 해야겠다, 하는 게 가장 기본이 됐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서 보니까 할 수 있는 거는 노동운동 밖에 없더라고요. 구조적으로 도가니 같은 사회잖아요. 전두환 되고 노태우 되고 그랬는데. 구조적으로 사람 생명을 억압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나마 생명이 사는 거는 노동운동 밖에 없구나,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죠.

김지하는 이 생명에 관해 자기 나름의 주장을 펼친 적이 있다. 이 부분, 변절 논란과 연관되어 그리 유쾌한 화제는 아니지만, 자신의 죽음을 코앞에서 경험한 사람들은 결국 이 생명이라는 주제로 돌아올 수 밖에 없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주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수봉 연구원은 그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시 노동으로 돌린다. 노동을 탄압하는 정권은 생명을 탄압하는 것이며, 노동운동은 생명을 지키는 운동이라는 자연스러운 논리의 귀결이 된다. 그렇다면 그 논리의 연장선상에 기본소득이라는 제도가 놓일 수 있는 것일까?

물: 굉장히 오랫동안 한 길을 오셨는데, 그 경험 속에서 기본소득이 포괄적이고 폭넓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신건가요?

이: 제가 운동할 때는 NL, PD 이런 것도 없었잖아요. 그 전이었는데, 사실 우리는 보통 맑시즘에서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물: 그렇죠. (있긴 있었다. 그러나 지엽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시절이었다.)

이: 그렇게 현장생활 하면서 소위 주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이게 말은 처음에는 괜찮은데, 실제로 하는 걸 보면 그게 아니고, 무슨 교재도 그렇고..

물: 그 시점이 80년대 중후반 정도 되는 거죠?

이: 그렇죠. 그래서 이런 운동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계속 하는데. 87년도에 대투쟁 한 번 있었잖아요?

물: 그렇죠.

이: 대투쟁을 할 때, 노동 문화, 운동권 문화라는 것이 형성이 되었는데, 이게 그 당시에는 생명력이 있었죠. 87년 당시에는.

물: 많이 모였잖아요.

이: 많이 모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전투적인 노동 운동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었고. 이게 서서히 십 여 년 지나면서, 말하자면 관성화되고 오히려 운동의 새로운 기운을 질식시키는 걸 쭉 봐 왔죠. 그래서 사실은 제가 2008년도 연구원에 취임하면서 쓴 게 있는데, ‘대중의 반란을 우리는 직면하고 있다.’ 그때가 촛불시위 때였는데 촛불이 터지면서, 그때 사실 멘붕이 왔던 거잖아요.

물: 2008년도?

이: 네. 2008년도 촛불 터지고, 관성적인 운동, 계몽적인 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나름대로 잘난 척을 하고 진보진영이 아젠다를 제시하고 했지만, 사실 선거에서 표로 심판을 받았던 거잖습니까?

물: 그렇죠.

2008년도의 촛불. 매우 상징적이면서 중요한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이 있다. 이수봉 연구원은 그 촛불에 대해 “진보진영의 멘붕”이라고 평가하면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그렇다. 수십년간 계속된 진보진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8년도의 촛불은 진보진영과 전혀 관계없이 타오르게 된다. 이 상황, 아주 단순하게 묘사해서 진보진영의 그간의 노력들이 몽땅 엉터리였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이: 그 원인이 뭘까 시간을 가지고 보니까, 대중들이 볼 때 보수도 밉지만 개혁진보진영도 마찬가지로 억압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구나. 그래서 대중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다.

물: 2008년도 기점으로 그렇게 느끼신 거네요?

이: 네. 그게 그 당시에 가장 큰 화두였고, 저는 그전부터 그걸 느끼고 있었죠.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 표로 심판이 됐고. (그러다가) 촛불이 터져 나오면서 운동진영이 못 한 에너지를 보여준 거잖아요.

물: 그렇죠. 20년 동안 해 온 사람들이 못 한 일을 일반인들이 해버린 거죠.

이: 완전히 일반인들이 다 깨고 앞서나가서. 거기서 저는 한 편으로는 진보개혁진영의 어떤 관성과 진부함, 진부함이라는 게 한 측면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촛불의 에너지, 그런데 촛불은 촛불이잖아요. 바람이 불면 꺼져버리고 에너지는 다 소진이 되어버리잖아요. 그거를 보면서 이 촛불을 어떻게 넘어 서나, 그러한 고민에서 기본소득이 나온 거죠.

물 : 그렇군요.

진부함 뿐이랴. 2008년 당시, 지금도 뭐 그렇게 다르지 않지만, 진보진영은 일반인들에게 거의 무시당하고 있다. 심지어 무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자신들만의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놀이마저 아주 역겨워져서 수습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에너지가 있다. 진보적 정책들에 대한 갈망도 있고, 기대수준이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2008년 맑스코뮤날레인가 사회포럼인가에서 ‘촛불과 노동운동’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적이 있어요. 발제문 말미에 기본소득 같은 게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발제를 끝내고 내려오는데 청중석에 강남훈 교수가 있었어요. 강남훈 교수하고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빨리 뭔가를 해야 한다, 촛불의 에너지를 집약시키면서 뭔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강남훈 교수하고 곽노완 교수하고 셋이서 의기투합을 한 거죠. 의기투합해서 삼 개월 만에 정리해서 첫 번 째로 나온 게 ‘무조건적인 기본소득’. 보셨어요?

물: 그건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이: 그게 처음 나온 거죠.

물: 갖고 계십니까? 찾기도 힘들던데.

이: 비매품이고 한정판라서. 집에는 아마 있을 거예요. 기회 되면 드릴게요.

물: 예.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기본소득이 언급된 최초의 책자가 될 수 있겠네요.

이: 그렇죠. 책자로는 처음 나온 거죠. 그걸 내고 그 당시에 일정한 반향이 있었죠. 언론에서도.

물: 한겨레 특집기사에 나왔었어요.

이 소책자의 정식 이름은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을 위하여!” 라는 것이다. 한정판이고 비매품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으나, PDF 버전의 파일로 존재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은 검색을 통해 구하시거나 정히 구하기 힘드시면 메일이나 트윗으로 연락 주시면 되겠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강남훈, 곽노완 교수가 정립한 초기 기본소득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 네. 일단 처음 나왔던 배경은 그런 거죠. 저는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것을 설명할 때, 가장 첫 번째 출발점은 노동에 대한 대가인데,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대가는 안 주어지잖아요. 사실은 보이지 않는 노동이 훨씬 더…

물: 무형의 노동, 드러나지 않는 노동, 육아나 가사 이런 것?

이: 예. 네그리의 표현으로는 비물질 노동 얘기하잖아요. 비물질 노동, 그림자노동, 감정 노동, 가사 노동, 열정 노동, 이런 것들이 있는데. 사실 자본은 딱 8시간 노동, 이렇게 시간으로 환산하는 것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잖아요.

물: 그렇죠.

이: 그러다 보니까 이런 노동으로부터 추출하는 몫은 자본에 귀속이 되고, 자본은 돈이 많아지니까 그걸 가지고 기득권을 유지할 가능성을 강화하고. 그래서 노동의 개념을 제대로 포착 못하고, 노동이 제대로 된 대가를 못 찾게 됨으로써 오히려 양극화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는, 이런 조건에서,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나온 것이지요.

물: 보이지 않는 노동, 그림자 노동이라고 하면, 일반 독자들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더 쉽게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2008년도에 와서 기본소득이 전체적인 노동의 대가 차원에서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고, 그때부터 집중을 하신 거군요.

이: 그렇죠.

노동운동가 이수봉의 역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대화는 자연스럽게 기본소득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수봉 연구원이 생각하는 기본소득이란 어떤 것인가를 물어볼 차례이다.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라고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새로운 거는 아닌데, 처음 나온 개념은 아니고, 김대중씨 같은 경우도 대선 나왔을 때 부자들한테 세금 거둬서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주겠다고 했잖아요. 그 얘기인 거죠.

물: 그것은 일반적인 복지죠.

 

이: 그때하고 약간 차이는 이거를 구조적으로 하겠다는 거죠. 지금은 체계적으로 가시적인 노동에 대해서만 대가가 주어지고 있는 시스템에서, 노동을 확대하면서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서도 대가를 주겠다는 게, 핵심적으로 방식에 차이가 있는 거죠.

이수봉의 기본소득의 시작은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댓가를 국가가 지불한다” 라는 거다. 실제로 이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논의의 역사 또한 깊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중병에 걸린 환자가 병원에 누워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발하는 사회적 매출의 효과를 들어 환자들에게 급료를 지급하자는 주장까지 있었다고 한다. 황당한 얘기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 사회에 내가 존재함으로써 유발되는 가치는 분명히 있다. 이 가치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본질적으로 가지게 되는 권리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그렇게 이상하지만은 않은 주장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보는데, 지구 전체가 어떤 기계처럼 톱니가 돌아가는 걸로 우리가 개념을 설정하고 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자체도 제러미 리프킨처럼 설명을 하면 ‘전체적인 엔트로피가 확대되면서 화석연료의 고갈 때문에 더 이상 가동되기 어려울 것이다,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지점에서 볼 때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것은 톱니바퀴에 모래를 던지는 역할과 같은 거죠. 전체적으로 흐름에 대해서 제동을 거는 장치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죠.

순간 깜짝 놀랐다. 잘 돌아가는 기계의 톱니바퀴에 모래를 던지는 것은 테러다.

물: 일반적으로 모래를 던져서 기계를 멈추면 나쁜 거 아닌가요? 더 잘 돌아가야 하지 않나요?

이: 그런 것이 프레임이 시프트 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죠. 차차 이야기 하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때 가장 첫 번째로 부딪히는 의문이죠. 멈춰서 어떻게 할 거냐?

물: 멈춰버리면 다 굶어죽는 거 아닌가?

이: 그렇죠. 그 문제에 대해서 대안도 이해를 해야 하고,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해를 해야 하는 상황이죠. 석유라는 것, 화석연료는 더 이상 뽑아 쓸 수 없는 거잖아요. 제한이 있는 거잖아요. 거의 막바지에 왔고. 우리 산업사회는 그런 것에 기반해서 형성이 됐는데, 이제 끝장이 왔죠. 경제위기라고 하는 것도 그 본질은 한편으로 보면 화석 연료의 고갈 속에서 이차 산업혁명이 끝나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속에서 벌어지는 경제위기인 측면이 있거든요.

물: 하나의 징조라는 거군요.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는 하나의 징조.

이: 그렇죠. 기후문제를 포함해서 그런 문제들에 대응하는 새로운 프레임, 패러다임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도 전체적으로 제대로된 프레임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는 거고. 그래서 새로운 프레임 중에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게 기본소득이죠.

물: 가능한 대안 중에 하나로.

이: 그렇죠.

물: 톱니에 모래를 뿌린다는 것은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환기 차원의 행동이 되는 건가요?

이: 일차적으로 그런 측면이 있죠.

물: 아니면 붕괴를 지연시키는 의미인가요?

이: 지구라는 거대한 기계가 파멸로 가고 있는데, 일단 그걸 멈추게 하는 거죠.

물: 잠깐 접어라?

이: 예. 시간을 좀 벌고, 그렇게 번 시간속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물: 주위를 둘러 보자?

이: 예.

하지만 톱니에 모래를 뿌린다는 비유는 지나치게 파괴적이고 부정적이다. 정치적인 입장이라면 쓰지 않았을만한 비유지만, 투쟁이 일상화된 노동운동가에게는 어쩌면 적절한 비유일 수도 있겠다. 그 느낌에 무척 당황해서 자꾸 물어본 것 뿐이다. 얘기의 핵심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이 거대한 기계를 잠시 멈추어 놓고 다시 한번 근본적인 재점검을 해 보자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현 복지체제의 문제점들

물: 기본소득제도라고 하면 아무 조건 없이 전국민에게 일정금액 준다는 거잖아요?

이: 그렇죠.

물: 일반적으로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이, 그 돈을 주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이게 가장 흔한 질문이죠.

이: 아주 현실적인 질문이고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요. 그래서 회피하거나 간단하게 치부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죠. 세상은 순진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니까.

물: 문제는 비율이죠. 이용해먹는 사람이 많으냐 순진하게 노력할 사람들이 많으냐?

이: 그렇죠. 그래서 문제는 기본소득을 왜 정했느냐 하는 근원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당장 현실적인 정책으로서 무조건적으로 줄 수 있는 처방전을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산삼 같이 좋은 약도 체질에 따라서 안 맞는 사람이 있다고 하잖아요? 기본적으로 좋은 약이라는 게 분명하지만, 또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 본질적인 명약이긴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처방을 달리 해서 처방전을 내려야 한다는 거죠.

예컨대 원래 우리가 설계했던 것은 90%의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로 설계를 했는데, 단계적으로 부분적으로 지급을 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겠죠. 청년층, 노인층부터 먼저 한다든지. 재원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패키지와 연계를 해서 처방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 구현하는 실제 절차는 세밀하게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 그렇죠. 설계를 해야죠.

실제로 강남훈 교수와 곽노완 교수는 이 기본소득에 대한 사실적인 모델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즉무 기본소득”이라는 책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의 설계는 기본소득이라는 제도가 기본소득 혼자서 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제반 정책과 적절하게 보조를 맞춰 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는 지적이라고 읽어야 한다.

물: 기초노령연금 같은 게 이 맥락과 사실 통하는 거 아닌가요?

이: 그런 거죠. 기초생활보장법하고 기초노령연금 이런 것들이 이 정신과 사실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할 때 저도 위원으로 참가해서, 당시 김용익 선생이라든지 법사위 연구자들하고 같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는 혁명을 하겠다는 심정과 비슷한 마음으로 기초생활보장법 설계를 했거든요.

물: 그때는 굉장히 이슈가 되었으니까요.

이: 그 당시 급진적인 정책이었죠. 그게 가능했던 거는 IMF로 상당히 경제가 어려워서 필요한 시기였고, 그래서 그때 당시에는 선진적인 제도였는데, 문제는 우리 사회가 너무 빨리 변했다는 거죠. 그때는 좀 질긴 그물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빨리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차상위계층, 피라미드 옆뿐만 아니라 밑에도 많이 늘어나가지고, 굉장히 성긴 그물이 돼버렸죠. 기초생활보장법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죠.

물: 잘 못 막아 주는 거죠.

이: 그래서 기초생활보장법 제도를 11년 전에 시행하고 나서, 5년인가에 중간평가를 했을 때, 기초생활보장법이 감당할 수 없는 수급자가 오히려 배가 넘는다는 내부의 의견이 있었어요.

물: 못 받는 사람이?

이: 네. 못 받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차상위계층 말고, 피라미드 구조에서 위가 아니라 옆에 있는 계층이 훨씬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발표는 못 했지만. 그런데 당시 김대중 정부 때, 노무현 정부 때는 이걸 감추고, 예산에 맞춰가지고 기초생활보장법에 사람들을 꿰어 맞췄죠.

물: 그렇죠. 제도에 맞춰서.

이: 그러니까 수급자 자체를 열등한 사람으로 취급한다든지, 딱 봐가지고 행색이 남루하고 이렇게 해야 돈을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사람을 아주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물: 선별과정이 비인간적이라는 얘기군요.

이 얘기는 언제나 등장하는 선별복지의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할 때부터 참여한 이수봉 연구원의 지적은 매우 현실감이 있었다. 당시에 IMF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일반 서민들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혁명적인 심정으로 만들어낸 기초생활보호법 자체가 집행과정에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은 얼마나 착잡할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문제점을 정리하자면 이런 거다. 기초생활보장법 같은 선별복지제도의 핵심은 선별의 기준이다. 어디에 선을 긋느냐 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명분상으로는 언제나 최하층에 속한 사람들의 기초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선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들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준비된 예산에 맞춰서 집행 단계에서 조절이 되게 된다는 것이다. 대상자를 선별하고 예산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예산에 맞춰 대상자의 숫자를 조절하는 앞뒤가 바뀐 상황 말이다.

기준이 아주 객관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 기준에 적합한지 심사를 받는 과정은 비인간적일 수 밖에 없는데, 그나마 그 기준마저 행정편의적으로 왔다갔다 할 경우에는 기존의 수혜 대상자들도 탈락하게 되기도 하고, 상황은 더 악화되었음에도 혜택을 못받게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선별 과정에 부정이 개입하기도 하도 눈치빠르고 발빠른 사람들이 부당하게 가로채는 상황도 나오게 된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적인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 선별과정 자체를 포기하고 자신이 받아야 할 혜택을 포기하게 되며, 이로 인해 수급 계층의 상위계층이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옆 계층에서도 누락자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성긴 그물이 되는 원리이다. 그물코가 커서 고기들이 다 빠져나가는..

이렇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 보고 자체를 숨겼다는 것이다. 중요한 지적이다.

이: 예. 그때 한참 문제가 됐었죠. 그리고 차상위계층을 위한 고용보험법도 만들어졌잖아요?

물: 예.

이: 고용보험법 설계에도 참여를 했었는데, 그때도 잘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 역시도 일종의 들러리 비슷하게 돼버렸죠. 쉽게 말해서 피부암 환자한테 빨간약 바르는 수준의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고용보험 심사위원이거든요. 제가 갈 때 마다 무수히 많은 부정수급자들이 와요. 들여다보면 국가가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게 만드는 거예요.

신문에는 부정수급이라 뜨지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릅니다. 예컨대 건설노동자 같은 경우에는 실업급여 신청 전 1개월 동안 10일 미만 노동을 해야 수급자격이 생기는데 하루만 더 일을 해도 부정수급이 됩니다. 만약 실업급여로 오백만 원을 받았다고 하면 부정수급으로 적발될 경우 배로 천만 원을 반환해야 되는데 일용직 노동자가 천만 원을 어떻게 토해냅니까?

법을 바꾸기는 했는데, 정상참작 해서, 그런데 여전히 그렇죠. 이것도 실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고. 우리나라의 복지체계가 김대중 정부 때 급할 때 설계를 했지만 실행하는 과정에서 관료주의와 복지에 대한 낮은 정책 마인드 때문에 성긴 그물이 돼버렸고, 지금 사회안전망으로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역시 선별복지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어차피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서 부정수급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수준으로 발생을 한다. 그런데 그 부정수급을 막기위한 처벌을 강화하면 또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결국 수급 대상자들이 먼저 심사과정이나 신청절차를 기피하면서 수급을 포기해 버리는 상황이 오게 된다. 또한 그 심사 및 관리에는 엄청난 비용을 유발하게 된다. 차라리 그 예산을 실질적인 혜택으로 전용할 수 있다면..

물: 그런데 실제로 예산은 굉장히 많이 들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 예산이?

물: 예.

이: 예산이… 우리나라가 복지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 아니죠.

물: 물론 OECD 국가 평균에 비하면 훨씬 낮지만.

이: 네. 많이 낮고. 또 우리 정부의 복지예산에서 따져보면, 실제로 혜택을 받는 부분은 우리 GNP 수준에 비해서 많지가 않아요. 그 결과가 자살률 세계 1위 이런 거잖아요.

물: 행복지수 꼴찌라든가.

이: 그렇죠. 우리는 잘 못 느낄 수도 있지만, 딱 아파트 옥상에서 자살하겠다고 선 사람 입장에서 보면 정말 문제가 많은 사회죠. 굉장히 비정한 사회입니다.

물: 사람 살기 힘든 사회가 된 거죠.

 

이: 자살률 세계 1위라고 하는 게, 자살률만이 아닐 거예요. 범죄로써 드러나기도 하고. 진보와 개혁 진영이 그 사람들 심정에 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고,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이고 온건한 이런 걸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까 답답한 거죠. 그러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 똑같은 놈들이야’ 하고 자기 살 길 찾는 거죠. 그게 국민들의 삶이라는 거죠.

물: 지금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죠.

굉장히 모순된 부분이다. 진보진영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얘기를 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언제나 합리와 보편을 얘기해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실제로 생활고로 인해 자살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에게 어떤 얘기를 해 주어야 할까?

그에게 우리 정부의 전체 예산과 OECD 평균 복지 예산의 수준, 내년도 세입과 세출에 근거한 복지예산의 확대 규모등을 얘기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지금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OECD 국가중 우리 대한민국이 압도적으로 자살률 1위를 달성한지 오래이며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 숫자까지 합치면 지금 당장 바로 이 순간에도 우리 국토의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더 이상 힘들어서 살지 못하겠다고 말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그런 상태이다. 우리는 무슨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일까? 스스로를 소위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일까?

이: 지금의 대선 주자들도 그런 심정을 잘 포착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제가 볼 때 많이 부족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물: 알겠습니다. 기본소득 제도라는 게 잘 나가고 있는데 더 잘 나가겠다고 나온 제도가 아니라,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튀어나온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얘기하기도 어렵다

이: 저만큼 실질적인 일을 했던 사람이 별로 없을 거예요. 노동계 이쪽에서도, 정부하고도 일하고. 제가 실업극복국민운동 본부에서 위원으로 5년을 일했는데, 연 100억 정도 집행을 했거든요. 같이 회의하면서 정부의 실업센터하고 구호기금을 나눠주고 하면서.

물: 완전히 실업에 대한 대책만으로 해서?

이: 네. 실업, 복지 이쪽으로 했는데. 그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했죠. 그런데 지금 가만 생각해보면 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연장시키는 것, 그리고 그때그때 터져 나올 김을 빼 주는 것에 불과한거에요.

물: 미봉책 정도.

이: 냉정하게 그런 거예요. 굉장히 공학적으로 정부에서도 그렇게 하고. 돈줄 좀 풀었다가, 이 돈이 불만세력에 가서 무마시키고, 구조적으로 진보진영으로 간다 싶으면 자르고. 이런 거는 자기들끼리 내부에서 다 해가지고. 사회의 혁명을 막는 기제로 이런 사회안전망이 가동이 되어 왔거든요. 기득권 체제 유지에 봉사하는 건데.

물: 그렇죠.

이: 문제는 개혁진보진영이 여기에 매달려서 이거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 보니까, 점점 놓치는 거죠.

물: 휘둘리고 있는 거네요.

이: 놓치고, 휘둘리고, 또 한 편으로는 그 자체도 점점 작아지게 만드는. 서구사회의 복지라고 하는 게, 사실은 볼셰비키 혁명을 막으려고 제도화한 거잖아요?

물: 그런 측면이 있죠.

이: 복지제도가 커지려면 요구가 강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진보진영의 아젠다가 협소해져 있으니까, 기왕에 있던 것마저 줄어들게 되는 거죠.

물: 양순해지니까 줄어든다는 거군요. 좀 사나와져야 하나요? (웃음)

이: 그렇죠. 그나마 복지제도를 키우려면 더 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죠. 제가 좀 답답했던 거죠. 2008년도에 ‘야, 내가 이거를 무시하는 게 아니고, 이거를 좀 키우려면 이게 더 커져야 해.’ 이 소리가 더 커져야 사람들이 겁을 먹고, 실제 수혜자들도 더 당당하게 요구를 하고. 그러는 건데 그 말을 못해요. ‘내가 무슨 범죄자냐?’

물: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이: 내 몫을 다오.

물: 줄 거 빨리 달라.

이: 그렇죠. 그렇게 할 수 있는 건데, 그게 아니니까 사람들을 자꾸 비굴하게 만들고 위축시키고, 노예화를 시키는 거다. 거기에 우리가 봉사하고 있는 거다. 길들여진 거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거죠.

물: 그 고리를 어떻게 끊습니까?

세상에 돈처럼 사람을 비굴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관청에 가서 돈 한번 받아본 사람들은 그게 구호자금이건 일을 한 댓가이건 그 알량한 돈을 가지고 얼마나 사람을 구차하게 만드는지를 모두 겪어 봤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각 개인들 뿐 아니라 진보진영, 노동운동진영 전체를 길들여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은 언제나 너무 먼 얘기로 취급되고 공허하게 울려퍼진다. 오히려 바로 눈앞에 보이는 각종 지원금 제도들에 대한 집착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전달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들 돈도 아닌 세금에서 나온 예산을 가지고 진보진영을 길들이는 것은 너무나 쉽다.

근본적이고 먼 얘기가 중요한가, 당장 실현 가능한 작은 혜택이 중요한가. 당연히 둘다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순간 둘다 놓치게 된다.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세력과 실리가 된다. 실리를 중시하는 기풍이 아무리 유행을 하더라도 세력을 고려치 않는 바둑은 절대 강한 바둑이 될 수가 없다.

 

이: 그 고리가… 제가 제일 답답했던 것은 우리 내부에서 진보운동하는 사람들조차 ‘이거 너무 세다, 당장 이런 개혁적인 것도 안 되는데 이게 되겠냐?’ 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물: 기본소득제도에 대해서 진영 내부에서도 너무 이르다?

이: 너무 이르고, 세고, 그리고 이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의 기존 복지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예컨대 고용보험이라도 현실화시키자는 주장인데, 그것도 맞는 이야기인데, 하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여기에 기초에서 재구성해서 주장하지 않으면 복지담론이 절대로 커질 수 없다.

물: 저만큼 앞에 가 있는 지점이 있어야 다른 것도 전반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

이: 그렇죠.

물: 이게 없으면 여기서 더 못 나간다?

이: 그렇죠. 딱 거기 걸려있었던 거죠.

물: 내부에서도 잘 안 먹히는 건가요?

이: 잘 안 먹히죠. 제 관심은 왜 잘 안 먹히나? 2008년도에 “즉무 기본소득”을 내고 오히려 바깥에서, 정파적인 도그마가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쉽게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는 게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운동권 내부가 요지부동인 거예요. 적대적이고.

물: 굉장히 특이한 부분이네요. 상식적으로 내부에서는 더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외부를 설득하기 힘들 거라고 봐야 하는데, 반대로 외부에서는 신기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이: 그렇죠. 제가 이 책에서 주장을 했던 거죠. 이거는 운동하는 사람들의 인식론의 문제다. 운동이 생활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이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념의 문제다. 그 이념의 문제가 어떤 게 있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가, 이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라고 물었을 때 답은 정파의 문제. 첫 번째는 콘텐츠의 부족, 세계관의 한계랄까, 이런 것들이 굳어져서 개인적으로는 받아 들여도 조직적으로는 넘어서지 못하는 거죠.

정파 조직 내에 있는 건데, 그들이 기반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게 계몽주의적인 관점으로 대중을 지도하고 이끌어가는 겁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촛불도 이해가 안 되고, 대중의 역동성과 집단지성이 이해가 잘 안 가죠.

물: 그런 말씀을 몇 번 접하게 됐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개인 개인은 이해를 한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어쩌면 가장 핵심적일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할 때, 일반인들은 무척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 하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단지 그 실현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이 조달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할 뿐이다. 하지만 막상 진보그룹 내부의 논의를 보면 상당한 반론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반론의 이유도 다양하며 무척이나 현란하고 복잡하다.

하지만 결론은 대략 그거 안되는 일이니까 노력하지도 말자는 식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비관적인 반론의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파적 논리가 숨어 있음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진보가 달래 무시 당하는 게 아니다. 비통한 일이지만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또다시 발견되고 있다.

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결국은 기본적으로 사물을 대할 때의 접근방식이나 자세의 문제, 태도의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진리를 추구하는 행위와 연결이 되는데, 진리의 추구는 끊임 없는 회의 속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물: 그렇죠.

이: 주어진 틀의 간극을 볼 줄 알아야 깨달음이 있고, 그런 새로운 인식 속에서 실천이 나오는 건데, 그런 것 없이.

물: 도그마에 사로잡혀서 회의하는 방법을 잃어 버린 거죠. 관습적으로 나가고.

이: 그렇죠. 역으로 회의가 없는 운동을 하면서 도그마 속에 빠지기도 하고..

물: 특히 어느 정파가 그렇습니까? (웃음)

이: (한숨) 예를 들어서 통진당의 이석기 씨나 보면, 사실 성찰이 별로 없어 보이잖아요. 운동권의 멘붕 상태. 이번 선거에서 멘붕이란 말이 유행인데, 저는 멘붕은 굉장히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내가 잘못됐구나, 내 프레임 자체가 뭔가 안 맞구나 깨달으면서 멘붕이 오는 거잖아요? 이런 상태에서 멘붕이 없다고 하는 것은 내가 옳다고 하는 아집만 남아 있다는 거죠. ‘너희 말은 다 CIA의 공작이다.’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정말 진지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이거는 뭐…

물: 내부에서도 회의하지 않고 성찰하지 않는 사람들, 그런 조직들이 계파를 형성해서 오래 고착되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 역시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 그런 측면이 있죠.

물: 이런 걸 전혀 모르는 외부인들이 오히려 설득하기 쉽다? 그런 상황이네요?

이: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그런 거죠.

 

 

이것은 사실 심각한 문제이며 매우 본질적인 모순이 내포된 문제이다. 진보라는 말 자체가 기존의 관습적 틀을 깨고 자유로운 생각에 기반하여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진보가 도그마에 빠져 회의하지 못하고 기존의 관습대로만 해 나가고자 하는 집단이 되어 버렸다면 이미 그것은 진보가 아닌 것이다. 마치 공 찰줄 모르는 축구선수 같은 소리가 되는 거잖아.

그런데 문제는 그게 현실에서의 문제점으로 드러나 버렸다는 것이다. 이석기로 대표되는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의 행동을 보면 이게 진보진영 내부에 광범위하게 퍼져버린 고질병이라는 점이 만천하에 밝혀진거다. 2008년 촛불을 보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거듭되는 선거에서의 패배에도 반성할 줄 모르고, 스스로 관습을 깰 줄을 모르고, 스스로의 사고관과 세계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회의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더 이상 진보가 아닐 것이며, 사회적인 이권집단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 우리 사회의 진보진영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물: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겠네요. 외부에서 설득이 쉬운 사람들 말고, 조금 더 넓은 바운더리에서 설득하는 방법하고, 진영내부를 설득하는 방법도 따져봐야겠네요.

이: 두 가지 다 해야겠죠. 다 해야 하는데… 솔직히 요즘의 소회는 진보의 재구성을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별로 희망이 없어 보인다. 연목구어(緣木求魚)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진보의 재구성이라고 하면, 진보진영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고 하면, 그 안에서 인식이 바뀌는 건 참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물: 너무 오랫동안 굳어 왔기 때문에?

이: 네. 재구성 해봐야 여기서 뭔가 새로운 게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창조적인 흐름이 나올 것 같지 않다. 똑같은 사람들이 모여 가지고. 거기에 시간을 정력을 소모하기보다는 새로운 주체를 찾는 게 빠르겠다.

물: 차라리 외부에서 수혈을 받는 게 빠르겠다?

이: 요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웃음)

물: 저도 상당히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이삼십년 고착돼서 흘러오는 동안에 연령대가 많이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이: 그렇죠.

물: 젊은 사람들이 공급이 안 되고 있잖아요?

이: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그 한계가 짓누르고 있는 거죠. 밑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십여 년 동안 짓누르고 있으니까 밑에서 다 뛰쳐 나가는 거잖아요? 그게 촛불이고 딴지일보였거든요.

뜬금없는 딴지일보 예찬이 나온다. 물론 본지는 이러한 예찬을 엄청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런 오만방자하면서도 방약무도한 자세는 딴지스의 기본 중에서도 상 기본이다. 얼마든지 들으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금방 끝나고 만다.

저는 딴지 나왔을 때, 한편으로는 내가 하고 싶었던 걸 팍팍 터뜨리는 게 부러웠어요. 우리는 생각을 하는데 딴지일보는 행동으로 가버리는 게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진보진영에서는 이해도 못하고 있는데 이미 다 그렇게 가버린 거고 대중들은 더 멀리 가버렸죠. 2002년도 월드컵 할 때 붉은악마, 그 에너지가 나올 수 있었던 건 군부독재 시절에 억눌렸던 것들이 계기를 통해서 터져 나왔던 건데.

물: 80년대 군부독재 시대에 억눌렸던 것들이.

이: 그때 운동권 내에서도 경계하는 부분이 있었다고요. 파시즘이나.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대중의 해방이라고 보는 게 맞고. 사실 우리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얘기하지만 성적해방 이런 것도, 대중들은 이미 카바레 이런 데 가서 일부일처제 다 깨진 것 아니냐, 솔직히?

물: 부킹도 하고 원나잇 스탠드도 하고.

이: 그런데 우리만 현실을 무슨 조선시대 같이 하는데, 이런 걸 가지고 어떻게 대중을 끌고 가겠다고 나설 수 있겠나? 사실은 답답했던 거죠. 이게 외부에서 자꾸 깨져가고 있는 건데.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얘기를 하지만 이게 고착화돼 있어서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은 내부는 내부에서 해야겠지만, 여기서 맡겨서 될 문제가 아니고, 새로운 주체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이라는 것도 이걸 할 주체를 새로 꾸려서 가면, 따라올 사람 따라오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원장까지 역임했던 이수봉 연구원의 사고체계가 뜻밖에 딴지와 상통한다는 것을 발견하고서 잠시 감개무량에 좀 빠져있었다. 미안해서 묻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남녀불꽃노동당의 당원이 아니었을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그건 그렇고..

기본소득의 논의를 위해 기존 진보진영 내부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주체를 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얼핏 궁지에 몰린 진보진영의 현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차라리 나름 신선한 발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80년대 이후 진보 운동사가 이미 삼십년을 넘어섰다. 이제 진보진영 내부도 불판을 갈 때가 와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역사의 힘은 우리가 불판을 갈지 않겠다고 바득바득 우겨도 강제적으로 불판을 갈아치우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가 다가오고 있다.

 

무엇을 해 왔는가?

물: 기본소득을 좀 더 사회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해오셨는지 순차적으로 정리를 해주시겠어요.

이: 제일 중요한 거는 이론화되고 체계화되고 설명이 가능해야 하죠. 철학적인 부분도 있지만 정책적으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두 개의 프로젝트를 해온 거죠. 연구, 토론하면서, 조직으로는 기본소득네트워크 만들어서 지금 육백명 정도 되었는데 운영위원 구성해서 조직하는 작업.

이 기본소득 네트워크에는 현재 전 사회당 대통령 후보였던 금민이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카페도 있다. 현재 연구활동 쪽으로 치우친 활동영역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고자 준비중이라고 하니 관심있으신 독자분들은 방문해 보시라.

<기본소득 네트워크 까페(링크)>

그리고 이게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세계 네트워크 결성하는 것, 전세계 기본소득네트워크하고 연계하는 작업을 해서, 일단은 이념적 체계를 만드는 작업부터, 준비단계니까 그런 사업들 쭉 해왔죠. 저는 개인적으로는 실무행정을 총괄하면서 해보려고 했던 점이 노동(정책)과 접목을 시켜서 하자는 게 가장 컸었고.

기본소득과 관련해서 BIEN 이라는 단체가 있다. Basic Income Earth Network.

물: 그 부분을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기본소득은 조건 없이 소득을 준다는 거고 노동은 임금 문제로 가게 되는 거잖아요. 이게 어떤 형태로 맺어질 수 있는지?

이: 노동운동에서 하는 건 임금협상이잖아요. 기업에서 여덟 시간 일했는데 백 원이면 백이십 원 달라 요구하잖아요. 이걸 기본으로 해서 요구가 정리가 되고, 대충 거기에 입각해서 요구해서 사회적으로 제의가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되냐면, 노조가 있는 기업 내의 이해관계는 반영이 되지만, 사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까지 다 따져가지고 천만 노동자 중에 5%에서 10% 정도를 대변하는 것뿐이고 나머지는 대변하지 못하잖아요?

물: 그들이 외면하고 있는 거죠.

이: 그런데다가 노동자 수를 거론하기 이전에, 오천만이 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 사회에서 기여하고 있는 거거든요. 신생아 하나의 경제효과가 12억이에요.

물: 신생아 1인 당?

이: 예. 신생아 1인이. 개인이 다 존재함으로써 가치가 있는 시대인데, 우리가 요구하는 게 기업 내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수준 밖에 안 되는 거고, 비정규직 문제나 실업자 문제나 같이 할 수 있는 요구가 없잖아요. 그래서 고용보험 더 늘려라 이야기 하는데, 그것도 중요하죠,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해야 하는데, 힘이 안 붙는 한계가 있죠.

물: 제자리걸음 하게 되고.

이: 우리가 예전에는 노동운동하면서 아우라가 있었거든요.

물: 사회 전체를 이끌 수 있는 아우라.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다 사라져버린.)

이: 네. 아우라가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현실적인 요구, 실현가능한 요구에 집착하다 보니까 요구가 협소화되고, 협소한 요구를 가지고는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들이 이해관계가 일치가 안 되고 그래요. 정규직 노동자들은 답답한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것까지인데, 비정규직이나 실업자 문제와 연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 거죠. 솔직히 지금 연봉 육칠천 받는 민주노총 정규직 조합원들한테 너희 직장 팽개치고 며칠씩 아스팔트에 앉아서 노동을 하라고 하면 못하거든요.

물: 불가능한 일이죠.

이: 불가능한 일을 요구를 하면 연대가 깨질 수밖에 없고, 서로 미워하게 되는 결과 밖에 안 된다. 그래서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동운동을 정규직과 비정규직과 실업자 문제로 확산해야 하는데,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뭐냐? 그것은 우리사회 공동의 문제를 개혁적 입장에 입각해서 제기하고, 각을 분명히 세워서 재조직하는 거다. 그래야 같이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

그것이 제가 노동판에 있으면서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활동했었는데, 저는 기본소득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기술은 발달하고 실업사회, 잉여사회가 되잖아요. 이 프레임을 바꾸려면, 지금은 주 4일 근무만 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태니까 노동시간 단축 획기적으로 하자. 이것과 기본소득을 연결시키면 우리 사회 전체를 총체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물: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셨어요. 아주 일반적인 사람들 입장에서 노동문제 얘기만 나오면 바로 따라 나오는 게 귀족노조 이야긴데.

이: 그렇죠.

물: 정규직 노조가 전체 사회에서 괴리되고 고립되는 이유 중의 핵심이 사회를 관통할 수 있는 아젠다가 없다는 거죠. 기본소득을 아젠다로 채택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민주노총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단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귀족노조. 대기업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주축이 되다 보니까 자신들의 현실적인 이익을 보장하려는 활동을 위주로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들에게 원망어린 눈길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 원망은 원망으로 그치질 않는다. 사회 속에서 노조가 차지할 수 있는 영향력의 감소로 직결된다. 자기 밥그릇만을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누가 지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는가. 물론 원론적으로 정규직이나마 노동조건을 향상시키는 것은 사회적인 관점에서 분명히 이득이 되긴 한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노조는 언제나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 약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언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의제들이 사라진 노동운동 판에서 더 이상 어떤 발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기본소득은 일부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로 고립되어 버린 현재의 판을 다시 사회 전반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의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소득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노동시간 단축이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기본소득과 노동시간 단축. 이걸 딱 연결시켜서 우리사회 전반적인 소득불균형 문제라든지 양극화 문제라든지 성장지상주의의 폐해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이거는 이해관계가 다 일치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물: 복잡하죠.

이: 그런데 바로 그 부분이 노동정치가 필요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이다. 그래서 조합원에게 이런 교육을 잘 시켜서 주위에 있는 비정규직, 실업자, 영세상인들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게 하는 거죠. 이런 걸 목표로 같이 할 테니까 같이 싸웁시다, 말하자면 연대를 확보하고, 이걸 가지고 예를 들어 총파업을 시작하면, 조직돼 있는 오십만이 아니라 천만이 같이 할 수 있잖아요.

물: 세를 늘리는 거죠.

이: 세를 늘리기도 하고 힘도 더 생기는 거고. 그러면서 세상을 바꾸는 거잖아요.

물: 그렇죠.

이 사람, 다시 한번 전국적인 노동운동을 꿈꾸고 있다. 얼마든지 그의 꿈에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꿈을 꾸는 것 자체를 무척 어렵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래도 꿈은 꾸는 게 제맛.

이: 그런데 이런 노동정치가 다 실종이 돼버렸어요. 그 동안.

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죠.

이: 네. 없어져버렸고. 전부 협소한 이해관계에 얽혀있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통일, 국가보안법, 이런 거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더 급한 일이 있는 거잖아요, 정말 해야 될 일이 개발되지 않고 의제가 안 되었던 거죠. 이게 정파와 결합돼 있는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물: 정파와 결합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말이시죠?

이: 말하자면, 특정 정파는 다른 건 필요 없고 통일 문제만 강조하기도 하거든요. 노동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관점이 없이 통일문제가 더 상위에 놓여 버리는 거에요. 그러니까 생각이 별로 없어져 버리는 거죠. 의제로 개발되지도 않고 만들어지지도 않는 거예요. 그래도 어쨌든 지금은 좀 만들어져서 어제도 노동시간 단축 기자회견 하고 왔는데, 노동정치 내용에 그런 부분을 집어넣어서 의제를 만들고 계속 활성화 시키는 일을 지금까지 해온 겁니다.

물: 내부적으로는 그런 일이 많이 있었군요. (웃음) 고생을 많이 하셨겠어요.

 

 

이: (한숨) 불끈불끈하고 막 지르고 싶은데, 함부로 지를 수가 없고….

물: 한 번 지르면 이만큼씩 떨어져 나갈 텐데요.

이: 네. 그리고 저는 또 사람이 모질지 못해서 세게는 못하고, 가능한 조건에서 하자. 그런데 하다하다 지치니까 쉬었다 해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삼십년을 이런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외롭기도 했을 것이다.

물: 일단 기본적으로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죠. 어느 순간 될 일은 아니고.

이: 맞아요. 그렇죠. 나는 한편으로 또 얄미운 게 사실은 이런 이야기를 우리 사회의 진보적인 지식인들, 이런 사람들이 의제를 팍팍 쳐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경제학 교수나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반동적이에요.

물: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이: 소위 케인즈주의 해법이라든지. 이런 수준에 갇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자기들이 노동에 대한 비판은 많이 한단 말이죠. 아니, 민주노총에 속한 사람들은 대중일 뿐인데.. 그런 건 당신들이 제시하는 게 맞지.

물: 당신들 머리에서 나와야 한다.

이: 그게 맑스가 했던 거고 레닌이 했던 거 아니냐? 그래서 그나마 한 단계 발전했던 부분이 있던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당신들이 안 하냐?

물: 아무 것도 안 하고 욕만 하고 있느냐?

이: 그렇게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요 근래 진보적인 교수들은 그런 부분들이 활성화 되어 있어서 그나마 앞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 아까 얘기하신 곽노완 교수나 강남훈 교수님 같은 분들이 많이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이: 네. 네트워크 같이 하고, 진보교수협의회 여기서 계속 하고 있어요.

물: 성과가 나오고 있나요?

이: 예. 조금씩 쌓여가고 있고 상당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저는 된다고 봅니다.

물: 진보적인 학자들이 하시는 문제는 제가 따로 섭외를 해서 학술적인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하겠습니다. 노동계 내부로 다시 돌아와서, 기본소득을 가지고 국제적인 연대라든가 이런 활동이 있나요?

이: 예. 세계 기본소득네트워크. 거기서 회원 국가들이 있고, 거기 우리가 11번째인가로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죠. (앞서 언급한 BIEN이다. 우리도 거기 회원국이다.)

물: 연례회의 같은 게 있나요?

이: 예. 연례회의가 있고 작년에 브라질에서 했나, 올해 독일에서 하고.

물: 해외사례를 보면, 지금 브라질은 어떤 상황인가요?

이: 브라질은 법이 통과됐죠. 그런데 시행 시기를 못 잡고 있어요. 재원문제 때문에.

물: 부분적으로 단계적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이: 단계적으로 하고 있죠. 파밀리에 프로그램이라고 해가지고, 우리나라의 기초생활보장 비슷한 건데 브라질은 워낙 상황이 그러니까 일단 이것부터 하더군요. 브라질의 수플리시 상원의원 우리나라 왔을 때 (2010년) 저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양반들 정말 열정적이죠. 반드시 자기 살아있을 때 할거라고 합니다. 원래는 올해 시행하려고 했는데 예산 문제나 이런 것들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고 해요.

물: 원래 2012년 계획이었죠.

이: 예. 우리나라도 거기랑 비슷할 거예요. 마찬가지로 다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해서 조건이 안 될 때 부작용이 있을까봐, 조건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물: 정통적인 기본소득이라고 보기는 그렇지만 , 알래스카 같은 경우는 검토해보셨나요?

 

이: 네. 알래스카나 나미비아 같은 경우 보고서를 보면 조금씩 다르죠. 알래스카 같은 경우에는 석유가 있기 때문에 재원문제가 해결이 되고, 재원문제 해결이 되고 나서 나눠주니까 그 성과는 굉장히 고무적이죠. 범죄나 실업문제가 해결이 되고, 돈을 받는다고 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을 더 하게 되는 결과가 나왔죠. 어떻게 보면 그런 간단한 장치가 마련되면 현재의 사회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예죠.

물: 실증적인 사례군요.

이: 비그포르스가 얘기했던 잠정적 유토피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제도 설계를 잘 해서 정책적인 의지를 가지고 진행을 하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증명이 된거죠. 알래스카 나미비아도 마찬가지고, 스웨덴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죠. 사실 스웨덴 같은 경우도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됐던 거니까.

아바의 댄싱 퀸, 그런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음악인에 대한 지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하면 지원해주잖아요. 우선 기본적인 생활이 해결되면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댄싱 퀸 같은 노래가 나온 거죠. 그런데 그게 자동차 회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주잖아요.

(한 때 아바의 수출액이 볼보의 수출액을 능가했다고 스웨덴 정부가 자랑한 적이 있다. )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홍대 인디밴드나 음악인들에게 얼마씩이라도 공연을 해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면 굉장히 활성화가 될 거고,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창조적인 분위기가 새로운 한류, 또 다른 도약이 되겠죠. 충분히 그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기본소득의 효과

물: 이 내용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말도 안 되는 제도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곰곰히 생각을 하게 되죠. 국가가 돈을 준다, 그러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재원마련 부분은 정책을 구현하는 입장에서 나와야 하는 얘기고, 낙관적인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예를 들어서 한 이삼십만 원 정도가 매월 전 국민에게 지급이 된다면 어떤 효과가 나올 수 있는지, 연구를 많이 하셨으니까 좋은 것 순서대로 몇 가지 설명을 해주시죠.

이: 제가 포착했던 첫 번째 문제의식은 이거였어요. 영등포 시장에서 유인물을 뿌리다가 영세 상인들과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정말 살기가 힘든 거예요. 임대료는 높은데 수입은 점점 없어지고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같이 암담해지고, 이건 뭐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을 저지르지 않으면 방법이 없겠구나.

물: 출구가 없다?

이: 네. 출구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점점 그렇게 되잖아요. 일자리는 점점 더 없어지는 거고 수입은 줄어드는데 어쨌든 살게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첫 번째로 생계의 벼랑에 있는 사람들이 자살이라든가 극한의 선택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로 효과가 있죠.

그렇게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안전망이 국가에서 유지가 된다는 믿음이 국민에게 생기면 거기서 일정한 여유들이 생기는 거잖아요. 여유가 생기면 창조적인 에너지가 집약이 될 수 있을거고, 기본적인 게 거기서 시작하는 거죠.

물: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희망과 재기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이: 그렇죠.

숫자로 얘기하기 힘들고 양으로 측정하기 힘들지만 이것이 어쩌면 가장 시급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상태로라면, 아니 여기에 유럽발 금융위기가 중국을 거쳐 다시 한번 우리 사회를 강타한다면, 이제 버틸 여력이 없다. 부동산 거품 붕괴는 당연한 수순일 것이고, 서민들은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물: 경제적인 영향은 어떻게? 이 이야기를 듣는 상당수는 인플레 걱정을 합니다. 정부가 돈을 뿌리면 물가가 오르는 거 아니냐?

이: 그게 2008년도에 가장 많이 제기가 됐던 문제인데, 강남훈 교수하고 인터뷰를 해보시면 자세하게 얘기할텐데. 경제효과를 분석한 게 있어요. 기본소득이 주어졌을 때 그 요소를 넣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게 있는데, 인플레 효과는 없다. 기본적인 생활에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인플레 효과는 없다. 예컨대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현실적으로 모든 복지를 총괄해보면 1인 당 10만에서 15만원 수준이에요.

물: 10에서 15만원 수준?

이: 예. 그게 현재 재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부분. 우리가 처음에 1인 당 월 50~60만 원 정도 설계했는데 그게 300조 정도가 거둬져야 가능하거든요. 지금 당장 그렇게 많이 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죠. 단계적으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면 100조 정도 생각해서 나눠준다고 하면, 처음에는 20~30만원 수준밖에 안 될 거예요. 그 요소가 기본적인 생활에 들어가기 때문에 인플레 효과는 없고, 오히려 경제성장 유발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쪽으로 나옵니다.

기본소득 시행에 대한 연구는 우리뿐 아니라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시도되고 있다. 현재 그 중에서 가장 수준 높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독일이다. 심지어 우파 기민당에서조차 기본소득의 시행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여론조사결과는 70% 이상이 찬성을 하고 있고 말이다. 다만 그 재원을 어디서 가져올 것인가 하는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수많은 연구와 시뮬레이션의 결과로는 “인플레는 없다” 라는 것이 정설이다. 일단 화폐를 찍어서 뿌리는 것이 아니고 세수에서 나온 재정으로 공급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이 기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초기에 생필품 수요가 갑자기 늘어서 가격 인상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생필품은 생산 및 공급이 손쉬운 상품이라 금방 공급이 늘게 되고 그 결과 초기에 있었던 생필품 가격 인상의 기조 마저도 단시간내에 안정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한다.

물: 인플레는 없고 경제성장을 유발한다?

이: 네. 오히려.

물: 심리적인 문제, 노동을 안 한다거나 그런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테스트를 해본 게 있나요?

이: 네. 예컨대 알래스카나 나미비아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취업이 늘어났다. 취업을 하려고 하는 근로의지가 더 늘어났어요. 다만, 한국에서는 구체적으로 그렇게 되었을 때 근로유인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저는 있을 수 있다고 봐요.

물: 근로유인효과가 떨어진다고요?

이: 예. 나는 일 안 하고 놀겠다, 이런 사람들이 생길 수 있어요.

물: 당연히 생기겠죠.

이: 그러나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냐? 그리고 그 사람들이 계속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냐?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는 다른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소득 하나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유인장치를 세트로 해서 가야된다, 이거죠.

물: 예를 들면 어떤 유인장치가 가능할까요?

이: 예를 들어 첫 번째는 한 달에 40~50만원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 그것 때문에 일을 안 할 거라는 생각은 기우라는 거예요.

물: 액수가 너무 작기 때문에.

이: 네. 기본적으로 더 일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강제노동이라든지 불건전한 노동이라든지 부정적인 일은 안 하려고 들겠죠. 그리고 무리하게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은 안 가려고 하겠죠. 그건 오히려 나쁜 일이 아니죠.

물: 오히려 좋은 일이다.

이: 그런 한계 산업을 하겠다면 임금을 더 줘야겠죠.

물: 임금이 상승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겠네요.

이: 전체적으로 시프트하게 될 것이다. 경제에서 고진로 전략, 하이테크적인 쪽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있죠.

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의 품질이 향상될 것이다? 중요한 얘기네요.

이: 그렇죠. 그런 부분도 연구가 되어 있어요.

이 부분, 기본소득이 시행된다면 노동계는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기본이다. 다들 우려하듯이 일을 안해도 생존이 가능한 수입이 생긴다면, 사람들의 인식 또한 크게 변한다. 그게 과연 좋은 쪽으로의 변화인가 나쁜 쪽으로의 변화인가는 두고두고 얘기할 필요가 있는 복잡한 사회심리학이다.

그러나 노동계의 관점에서는 분명히 노동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하게 되고, 근본적은 노동 구조 자체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더럽고 힘든 일의 임금은 비약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 문제도 중요한 주제로 부각될 수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차후로 미루기로 하자.

물: 알겠습니다. 만약 실현이 된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까요?

이: 우선 재원마련이 급선무일 테고, 재원마련은 세제개혁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고, 그 과정이 평화적으로만 되기는 어려울 거라고 봐요. 기득권의 저항이라든지 세금 폭탄이라는 비난이든지 그걸 돌파하자면, 주체들의 힘과 뒷받침할 의지와 이론적인 정당성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런 것을 만들어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문제는 이런 측면에서 있을 겁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 문제가 어떤 상황에 처할 것인가? 지금 상황을 보면 경제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EU의 경제위기라든지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심각할 겁니다. 한국은 세계화에 가장 많이 편입이 되어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건설회사 넘어가고, 아파트값 떨어지고, 가계부채가 1100조, 우리가 버티기 힘든 경제공황이 빨리 찾아오게 되면, 좀 더 급속한 대안, 급진적인 대안이 요구될 수밖에 없잖아요?

물: 그렇죠.

이: 그런 상황과 이 담론이 어떻게 결합이 되는가, 시대적인 상황하고도 맞물릴 것 같아요.

복지는 항상 위기와 함께 온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들을 하고 있는 기초생활 보호 정책도 IMF에 대한 처방의 성격으로 도입된 것이다. 경제 위기가 온다면 오히려 이 기본소득 제도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물: 어떻게 보면 그런 위기 상황에 대비해서 대안을 만들어놔야 하는 거네요.

이: 그렇죠. 그럴 때 이런 대안이 없으면 왜곡된 파퓰리즘이나 파쇼적인 방향으로 가겠죠.

물: 역사적으로 퇴보하게 되는거죠.

이: 그렇죠.

물: 지금 민주당에서 이런 정책을 채택하고 추진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 사실 제가 몇 차례 기초생활보장법 십년평가 하면서 그때 추진했던 의원들하고 청와대에서 했던 사람들하고 같이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기초생활보장법이 다 파탄이 났으니까, 그 대안으로 기본소득제도가 어떠냐? 열 명이 모였는데 그 중에 다섯, 복지전문 교수들이 이번 기회에 자기도 이걸로 전향을 해봐야겠다. 예컨대 서강대 문진영 교수나 이런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요. 스탠스 자체는 굉장히 좌파적인 시각이라고 보는데, 자기도 해보니까 이걸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물: 좌우파 관계 없이?

이: 좌우파 문제가 아니죠. 현실적인 대안으로. 그런데 겁을 내죠.

물: 이게 되겠나?

 

이: 자신이 없는 거죠. 충분히 이해되는 이야긴데 실제로 하기에는 좀 두렵다 이런겁니다. 그런 게 재작년에 그런 흐름이 있었고.

그리고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에 제가 정책설명을 했죠. 그런데 아직은 조심스러워하고 또 두려워하는 게 있죠. 과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그 이유는 아까 얘기했듯이 인식론의 문제가 해결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정책수단으로써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거거든요. 웬만한 문제는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원론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여러 가지 결합을 시켜서 하면 지금보단 훨씬 더 잘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해도 미적거리는 건 결국은 인식론의 문제와 맞닥뜨려 있어요. 노동이란 개념을 확장시키는 것,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서 어떻게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이런 뉴튼적 프레임이 깨지지 않으면 확신이 나오지 않죠.

이해는 하는데 겁을 낸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두려워 한다. 모든 새로운 제도나 진보적인 과제들은 이런 동일한 저항에 직면한다.

새로운 것이 안 무서운 사람은 없다. 좋게 고치려고 했는데 더 망가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무슨 일을 해도 생기는 법이다. 그러나 사람은 예측이 가능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존재임과 동시에 모험도 가능한 동물이다. 자신의 판단에 합리적인 자신감이 있다면 두려움은 벗어 던져야 할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쫄지 좀 말란 말이다.

물: 인터뷰 시작전에 하셨던 얘기로, 인식론에 대한 문제를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비추어서 다시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이: 제가 쓴 글에 대해서 누가 비판을 한 것 중에, 제가 불교를 가지고 기본소득개념을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말을 두고 그 양반은 이런 말을 쓴 걸 보고는 ‘참 독단적, 독선적이다. 자기가 제일 존귀하다는 뜻’이라는 식으로 해석을 하더라고요.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온 세상 천지에 내가 제일 존귀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부처가 태어났겠어요? 상식적으로. 예를 들어 풀 한 포기, 미생물 하나도 그게 바로 자기다,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 세상도 소중하다고 하는 일종의 깨달음이잖아요.

기본소득의 개념도 거기에 이어져 있는 겁니다. 나만큼이나 다른 이들도 모두 중요하니까, 그들 모두를 동등하게 대접해 줘야 한다 라는 거죠.

물 : 그거였군요.

이: 또 운동권의 콤플렉스 중에 하나가 ‘너희 주장이 온건하지 않다, 너무 과격하다, 그리고 과학적이지 않다’ 이런 비판이 자주 있어 왔죠. 그러면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공부를 할 때 계량경제학을 하게 되고 또 모든 글에 모든 글에 수치 넣고 그래프 그려야 하고.

물: 그거 사실 길들여지는 건데.

이: 그렇죠. 솔직히 진보진영들도 길들여져 있다고 봐야죠. 그런 콤플렉스 속에서 주장에 대한 자기검열이 굉장히 강한 거고, 거기 갇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주장이 제기될 때…

물: 먼저 위축이 되어버리는군요?

이: 이거 너무 세다. 그런데 그게 자살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는 그런 여유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물: 저는 그게 제일 중요한 입장이라고 보는데요.

이: 네. 진짜 중요한 거는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는 건데. 사회의 가장 최하층에 있는 사람들의 가장 절박한 요구에 기초해서 구상을 한 건데, 중간의 살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이게 너무 세다고 하는 거는 사태의 절박성을 이해 못하는 거죠.

물: 일가족이 연탄불 피워놓고 자살하고 그런 상황을 없앨 수 있다면 100조가 들어도 해야 하는 일이죠.

이: 그렇죠.

물: 이런 정도의 주장이 나올 수 있는데, 극단적인 주장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회피하는 거겠죠. 이게 길들여지는 거고..

이: 그렇죠.

결국, 용기 문제다. 수십년간 여기저기서 얻어 맞고 채이고 하는 과정에서 몸에 배어버린 자기검열, 습관적인 자기 합리화. 그닥 정확하지도 않은 숫자들이 나열되어 있어야 안심이 되고, 유명한 학자의 권위가 서린 인용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그런 자세들 말이다.

지금 당장 옆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살려야 하는데, 조만간 우리 모두가 그 사람처럼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릴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절박한 시점에 서 있는데, 그저 내가 먼저 말했다가 욕이나 먹으면 어쩌나 하는 소아병적인 두려움에 빠져 있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의 태도가 아니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살려 놓고 보는 게 맞는 거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여기에 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몇 년에 걸쳐 연구해온 모델도 있고 자료도 있다. 우리가 이 주장을 지금 당장 떨치고 일어서서 하지 못할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슬슬 인터뷰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마무리

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해 오시면서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을 정리해서 말씀해주시고, 딴지일보 독자에게 한 말씀.

이: 제가 이 책에서도 얘기를 했던 건데.

인터뷰에 참석하면서 가지고 온 책을 보여준다. 그리고 고맙게도, 사인까지 해서 한권 주신다. 땡 잡았다.

 

물: 책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뒤집어라>는 거죠?

이: 예. 티끌 하나에 우주가 다 들어 있다. 이 말이 사실은 천상천하유아독존하고 같은 이야기거든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사실은 우리 생명하고 밀접한 연관이 되어 있고, 이런 깨달음 때문에 종교가 유지가 되는 건데.

노동을 통해서 뭔가 생산을 해 낸다는 것, 노동운동을 그 프레임 속에서 쭉 해왔지만,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노동을 하기까지 또 다른 보이지 않는 노동, 가사노동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빙산의 밑 부분을 형성하고 있어요. 그래서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은 정당한 대가를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중요한 점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기술의 개발로, 옛날에 100명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10명이 할 수 있는 사회가 됐는데, 자본주의 생산성의 발전으로서 좋은 일인 측면도 있죠. 하지만 일부만 성과를 누리게 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나머지 90명은 잉여인간이 돼버리는 거고. 그런데 잉여인간이 된 것은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죠. 설계 자체를, 예컨대 노동시간 자체를 대폭 줄여가지고 주 3일 근무하게 하면 똑같이 일을 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고, 휴식시간에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세계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건데.

 

이 기본소득과 노동시간 단축의 문제가 연결되는 논리는 이렇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그리스 제외하고 최장의 노동시간을 갖는 이유는 바로 수입이 적기 때문이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입이 부족하니까 잔업에 야근에 특근을 불사하고 최장시간 노동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굶어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이래서는 노동시간을 단축할 도리가 없다. 가카께옵서 고소득 노동자라고 칭송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그들이 연봉 수천만원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이 살벌한 야근과 특근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월 삼십만원의 소득이 기본소득으로 주어진다면, 4인 가족의 경우 120만원의 부가적인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달에 야근에 특근까지 해서 이백만원을 벌던 노동자라면, 수입의 절반 이상이 생기는 셈이다. 그 경우 이 사람은 자신의 노동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달에 오백을 벌던 노동자라면 시간을 20% 이상 줄일 수 있게 된다.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노동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시간이 단축된 만큼 일자리의 숫자가 늘어난다. 진정한 일자리의 나눔이 실현된다.

세계적인 경제상황의 여파로 절대적인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주어짐으로써, 수많은 비정규직과 실업자들이 정규직으로 편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단순히 용돈 좀 더 주는 개념의 정책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동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될 수도 있는 제도인 것이다. 그 가능성은 아직도 계속 발견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인 노동시간 단축하고 기본소득제도,

다른 길은 모두 다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과감하게 답은 이거라고 이야기해야합니다. 그렇게 우리 사회를 전체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물론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그건 비본질적인 문제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 부끄러워 하지도 말고. 좀 더 과감하게 이야기를 할 때다 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물: 위축되지 말고.

이: 쫄지 말고.

물: (웃음) 쫄지마. 씨바..

이: 쫄지 말고 이제는 과감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딴지일보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딴지일보가 관심을, 왜 이제야 찾아왔는지? (웃음) 이제야 접속이 된 것 같다. 굉장히 코드가 맞는 개념인데. 인터뷰를 계기로 이 담론을 더 확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원래 대붕은 천천히 나는 법이다. 딴지가 이제야 움직인 이유는 이제 드디어 때가 왔기 때문일 뿐이다. 뭐 본지는 대략 그렇게 움직인다.

이 : 그리고 다른 이야기인데 필요하면 다른 프로젝트도 같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토론도 좋고 다양한 토론 연구과제도 좋고.

물: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안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는 막을 내렸다.

과연 우리 사회가 이 기본 소득이라는 획기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인식의 변환이 이루어졌을까?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노동운동가이자 민주노총의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이기도 한 이수봉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본 소득에 대한 노동계의 관점을 들어봤다. 물론 짧은 시간내에 기본소득이라는 거대한 아젠다를 모두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인터뷰에 응해주신 덕분에 최소한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라는 점에 대해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자리가 되었던 것 같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최초로 이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을 공약으로 걸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었던 전 사회당 대선후보이자 현 기본소득 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신 금민님과의 인터뷰가 준비되고 있다. (비록 지지율은 처참했지만)

기대하시라~ 졸라!!

 

녹취 : 이동현(@Leetreeart)

사진 : 죽지않는돌고래(@kimchangkyu)

이너뷰어 : 물뚝심송(@murutukus)

 







3 thoughts on “기본소득은 노동을 어떻게 바꾸는가 – 이수봉 인터뷰

  1. 기본소득제

    안녕하십니까? 팝빵을 통해서 기본소득제에대한 의견들을 잘들었습니다
    너무 고마우신분들이구요 아주 획기적인 내용들이었습니다.

    일단 시작말머리에 쓰고싶은말은 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살고있는 이민35년차 동포입니다 트럭트레일러 운전하며 일주에 한번집에오는관계로항상 한국소식을한번에 몰아서 듣고,보고,합니다만 솔직히
    한국의 인구사정에대해서는 자세히알지도못합니다 그저 전체국민이 5천만정도,
    숫자계산은 안되는머리를가졌구요 그래서 숫자놀이는 싫어하는사람입니다
    이글은 내 개인생각이므로 아주 웃기는 쌩까는소리일수도있습니다.

    기본소득제란 일단은 아주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국민들에게 (예,한사람당 50만원)일시에 준다면 300조원이라는 엄청난
    제원을 어떻게 감당할건지 상상이안가는숫자인것갔습니다.

    앞으로 먼훗날 그후을 내다보는관점에서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지금당장 모든국민들에게 주면좋겠지만 돈의액수가 너무황당하므로 이렇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앞으로 새로태어나는 신생아부터
    한달에 (예,한달에 50만원)씩을 평생토록 지급하는겁니다.
    일년에 태어나는 아기의 숫자가 얼마나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작게시작하는겁니다.
    이렇게되면 일단 시작하기는 상당히쉬워질거라보고요 그리고 제원을 마련할수있는
    여러가지 증세에대한 방법도 나올수있는 시간적여유를갖게될것같고 각계각층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오겠지요 .
    캐나다에서는 신생아부터 베이비보너스라는 명목으로 매월작은액수의돈을 18세까지 지급
    하고있습니다만 사는데 도움이되는 돈은안되고요 18세이상 그이후는 안주니까 그냥
    부모 담배나 술값으로 시시껄껄하게 사라지고마는상황이지요.

    그럼 신생아부터 돈을 평생토록 지급하게되다면
    부모가 애기 낳기를 별로두려워하지 않을것같고요 그 애기는 낳는순간 그집에복덩이가되겠지요
    애기 하나에 50만원 (나라살림이 좋와지면 더많이)평생지급하게된다면 다출산의 시작이될것이고요,미혼모도 점점없어지고 버려지는아이도 없어지겠지요 교육에대한걱정도 사라질것이고,
    그애가커서 자기소신대로 주어진 재능을 발휘할수있고,노후생계비도걱정없고 행복한노동을하는나라한국이될것이라생각되는데,뚱단지같은소리를 지금하고있는건가요?

    말을짧게 하겠습니다
    이렇게되면 점점 복지의나라 살기좋은나라가 뒤에 이루어질것같은데 망상인가요?
    이일을 동시에 모든국민에게 실시할수는없는일이고요 시작이 반이라는말 이런경우를두고말하나요?
    이모든일들이 잘되려면 민주쟁취하고 국민이힘을가져야되겠지요 두서없는말 이만 여기까지입니다.

    캐나다 런던에서 윤종옥.
    Dec 17,2013

    1. 의견 감사합니다. 신생아부터 기본소득을 실시하자는 의견도 많이 논의가 되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것 말고도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게 워낙 거창한 제안이라서 정치권에서는 두려워 하고 있는 중이죠.

      그래도 언젠가는 될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좀 앞당겼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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