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민망한 일입니다.

제가 딴지일보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아니 그 이전에 2003년부터 인터넷상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이런 식의 인터넷 글쓰기가 진화해서 정식으로 책을 발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봤었습니다.

정치 평론이라는 게 시의성이 주가 되는 내용이라, 아무리 기사를 많이 써도 그걸 모아서 책으로 내기는 힘들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요.

또, 책이라는 건 그 쪽 계통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학문적 경험을 쌓은 학자들이나 쓰는 거라는 약간은 고리타분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세상이 어찌 되려는지 저같은 사람에게도 책을 쓰자는 제의가 막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많은 독자분들도 권유를 막 해주시고, 결국 덜컥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기획 의도는 이랬습니다.

최근 들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정치 초보자들을 위한, 정치판 관전 매뉴얼을 써 보자는 거였죠. 그러니 제가 블로그에 쓰는 글이나 딴지일보에 올라가는 기사들 보다도 훨씬 더 쉽게 써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딴지일보는 모든 기사에 대한 편집기준이 “쉽고 재미있게” 입니다. 재미가 없는 것은 죄악이라는 얘기도 흔히 나오고요. 문제는, 그 “쉽고 재미있게” 라는 것이 얼마나 도달하기 힘든 어려운 경지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저 또한 잘 몰랐다는 겁니다.

저 스스로도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재미가 없습니다. 길고 지루한 얘기들이고, 원론적인 얘기들일 뿐입니다.

그런 제가 초보자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정치 매뉴얼을 쓸 수가 있을까 하는 걱정, 책을 쓰는 내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다 쓰고 나서 몇번을 고쳐 쓰면서도 “이건 쉽지 않아, 이건 재미있지 않아, ” 하는 걱정이 내내 저를 겁먹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한가지만 주구장창 떠들고 있는 책을 쓰고 말았습니다.

정치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과 슬픔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라는 것입니다.

이 <정치가 밥 먹여준다> 라는 저의 졸작을 모두 다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이 한마디만 기억해 주시면 저는 만족합니다.

정치는 슬프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2012년 3월 22일 물뚝심송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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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딴지일보에 걸어준 배너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대한민국 정치 입문서로 이 이상 근면하기 어렵다. 라는 카피는 사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님께서 이 책의 원고를 다 읽어 본 뒤 써 주신 “추천사”입니다.

정가 14,000원 이지만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시면 할인혜택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꼼수다>를 만들고 재정난에 허덕이는 딴지를 생각하신다면 딴지 매점을 이용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딴지 매점 링크는 이렇습니다.

http://ddanzishop.com/shop/goods/goods_view.php?goodsno=550&category=008

여러분께서 이 부끄러운 책을 한권씩 사 주시면…

저는 인세를 받아 밥을 사 먹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정치가 밥 먹여준다> 일지도 모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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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에 이 책에 관한 리뷰가 기사로 올라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본 책보다 훨씬 더 좋은 리뷰라고 생각됩니다. 한번씩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http://www.ddanzi.com/blog/archives/75642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연재물 <테무진, to the 칸>을 연재하고 계시는 딴지일보 부편집국장 필독님입니다.

 







16 thoughts on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1. 오 책을 쓰셨군요. 축하드려요.
    실은 저 서프시절 황박건때문에 님께 깨졌던 추억때문에
    몰래몰래 님글 훔쳐읽곤 했었는데 (뭔가 스믈스믈한 느낌인데)
    책을 쓰셨다니 반갑고 궁금합니다.
    꼭 딴지매점에서 구매하도록 하겠습니다. congrats! – 강가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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