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말장난들 – 나경원 1억 피부과 논란

난 이런 거 진짜 맘에 안드는데 이게 또 정치판에서는 너무나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서 한마디 걸쳐본다.

나경원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나꼼수 측의 폭로로 촉발된 일이 하나 있다. 이른바 나경원 1억 피부과 출입설.

이 논란을 둘러싸고 서로 거짓말을 했다고 우기고 있는 판인데, 이런 논란이 벌어지면 제대로 명쾌하게 해명이 안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어떤 상황일까?

최초 나꼼수에서 제기한 의혹은 이렇다.

“나경원의원이 어떤 피부과에 출입을 하는데, 그 피부과는 연회원만 받고, 연회비가 1억이나 하는 고급 피부과란다.”

이게 전부다.

이것만으로도 유권자들은 충분히 분노를 하기 마련이다. 특히 남자들 보다는 여성들이 훨씬 더 분노를 하는 광경들을 많이 봤다. 몇십만원짜리 피부미용 한번 받아보기 힘든 여성들 입장에서야 우리를 대표해서 정치를 한다는 여성정치인이 그런 호화스러운 귀족 피부과에 다닌다는 사실 자체가 못마땅한거겠지. 매우 감성적인 문제다.

가치로 판단해 보면, 사실 나경원이 그런 고급 피부과에 다니거나 말거나 정치만 잘하면 될일이지만, 선거를 앞두고서는 이런 감성적인 면이 훨씬 더 크게 부각되기 마련이다. 대중은 감성적이니까.

그래서 결국 이 폭로가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 안 줬는지 모르겠지만, 나경원은 선거에서 졌다.

그리고 사실공방이 또 이어진다. 나경원 측에서 고소고발을 하게 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게 되고, 경찰의 발표는 엉뚱하게 나온다. 나경원은 그 피부과에 다니면서 550만원을 냈다는 거다. 병원 장부를 뒤져보니까 그렇게 나왔단다.

뭐 십중팔구는 병원에서 가라장부를 기재해서 경찰에게 보여줬을 거고, 아마도 몇천만원 정도는 냈다는 것이 일반 상식에 의한 판단이겠지만 경찰이 그렇게 발표하면 또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 근데 문제는….

나경원이 다닌 피부과가 일반인들이 연회비 일억을 내야만 갈 수 있는 피부과다.. 라는 문장을 반박하는데, 왜 나경원이 550만원을 냈다는 얘기가 나오는건가? 이게 앞문장에 대한 논리적 반론이 된다고 보이나?

나경원이 일억 피부과에 간건 사실이고, 그 피부과가 연회비 일억을 받는 것도 사실인 마당에 나경원은 550만원 냈다.. 라는 건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일억짜리 피부과를 정치인이 550만원 내고 갔어? 연예인 디씨도 저렇게는 안해줄테네? 이거 뇌물이나 직권남용 아니야? 이렇게 되는거지.

근데 이런 얘기는 안 보이고, 나경원 측에서는 자랑스럽게 “사실이 밝혀졌다” 라고 주장을 한다.

그러면서 뭐라고 하냐면, “제가 1억 원을 내고 회원권을 구입했거나 1억 원 상당의 어떠한 서비스를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히 허위라는 것이 밝혀졌”다는 거다.

아니 누가 나경원보고 1억원 내거나 1억원어치 피부관리 받았다고 주장한 사람 있어?

그냥 한번 가려고 해도 연회원 가입을 해야 되는 피부과고, 그 연회비가 일억이었다니까. 왜 아무도 주장하지 않은 허수아비 주장을 만들어 놓고 그게 허위라고 주장을 해? 고등학교 수학 1학년 과정에 나오는 P,Q,R 놓고 진리집합 만들고 하는 논리학 수업도 안 받은걸까?

결과적으로 시사인기자들이 병원장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그대로 녹음한 내용도 발표를 했다.

– 나경원은 1억원짜리 피부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건 사실이다.

– 나경원측이 550만원 냈다고 하는 것 역시, 근거(약간 의심스럽긴 하지만)에 의해 보장받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 사실은 양립 가능한 거라고. 서로 상반되는 주장이 아닌거라고. 이게 이해가 안되나?

이런 말장난 따위나 하고 있으면서 서로를 욕하고 머리끄뎅(트윗 머리끄뎅님에게 갑자기 죄송)이 잡고 싸우고 있으니 사람들이 정치를 싫어하게 되지.

반박을 하려면 아예 그 피부과에 안갔다고 주장을 하거나, 그 피부과가 일억짜리가 아니라고 주장을 해야지 나는 550만원 밖에 안냈다~ 이게 무슨 반박이야.. 권력 있어서 일억짜리 피부과에 오백주고 가서 좋기도 하겠다. 씨바.

난 진짜 체질적으로 이런 말장난이 싫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정치판을 이런 말장난으로 오염시키는 것 자체가 싫다.

* 물뚝1 : 아무리 나경원측이 먼저 흑색선전을 시작했다고 해도, 일억짜리 피부과 갔다고 폭로한 시사인이나 나꼼수도 별로 잘한건 없다고 봐. 그런거 지적은 그냥 술자리 농담거리지 공적인 비판이 되긴 힘들잖아. 가오 빠지는 일이라고.

* 물뚝2 : 하지만, 저쪽은 맨날 진짜 드럽기 짝이 없는 수작질 부리면서 흑색선전에 근거없는 비방에 막 날리는데 우리만 깨끗한 척 하면서 얻어 터지는 것도 바보짓이야. 우리도 진흙탕 싸움 하면 잘한다는 거, 니들만 그런거 할줄 아는거 아니라는 걸 보여준 건 잘한 짓이야.

* 물뚝3 : 결과적으로 씨바 선거에 이겼으니까 되었어. 옳은 넘이 이기는게 아니라 이긴 넘이 옳은게 세상 이치라고.

* 물뚝4 : 뭐시라? 그러면 선거에 이겼으니까 가카도 옳은 거겠네? 이게 말이야 망아지야?

* 물뚝0 : 내 머리속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소릴 마구 떠들어 대고 있는 물뚝심송이 한타스는 살고 있다. = 물뚝 다중인격설.

뭐 나만 그런건 아니다. 돌아다니는 사진을 줏어서 보니까, 나경원씨도 다중인격… 아니 다중외모더만. 이게 같은 사람의 얼굴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

@murutukus 팔로우하기
Tweet to @murutukus







8 thoughts on “교묘한 말장난들 – 나경원 1억 피부과 논란

  1. 애초에 나꼼수에서 그렇게 얘기한걸 사람들이 나경원이 1억주고 다녔다고 이해한게 문제 아닌가? 뭐 나경원 딱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돈 많은 사람이고 여자 정치인이 외모 관리좀 하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문제인지 모르겠다

  2. 요즘 신당3동 사는데 얼마전 나전의원 봤는데 왼쪽얼굴이라는건 확실한 사실.. 인도새입니다~
    저 보고 인사하길래 회피 기동…

    1. 너무 우울해보여서 살짝 연민이 들뻔 했네요. 다행히 지나가던 할아버지 한분이 아 의원님 아니세요 하며 격하게 소리지르고 인사를 하는거보니 .. 아 내가 연민 안가져도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 여친 있는데 민노당원이라 나의원하고 프리허그했다고 말하면 짤릴 듯…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