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을 전자화한다고?

주민등록번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여받는 일련번호니까..


하지만 왜 사람에게 일련번호를 붙여서 관리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은 다들 별로 해 보지 않은 것 같다.


과연 정상적인 국가가 그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주권자들인 국민들에게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그 번호를 통해 국민들을 관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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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68년 1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조선 민족 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 부대원 31명이 무장을 하고 남한에 침투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된 바에야 청와대로 간다~” 라는 농담을 진짜로 수행했다.


그리고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사살된다.


살아남은 생존자 한명의 이름은 김신조.


이 사건이 그 유명한 김신조 무장 게릴라 청와대 습격사건이다. 이 사건은 전쟁이 끝난지 15년이 넘은 남한사회에 아직도 언제든지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면서 가뜩이나 엄혹한 군사독재체제에 시달리던 남한사회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기 시작한다.


먼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물론 내 기억은 아니다. 우리 삼촌 기억..)은 1968년 4월 1일에 대한민국 예비군이 창설되었다는 점이다.


잘 훈련된 특수부대요원의 침투를 침 찍찍 뱉으면서 총 질질 끌고 다니는 예비군이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 때 예비군이 창설된다.


(물론 예비군의 역사는 좀더 깊다. 49년도에 창설된 “호국군”이라는 조직도 있었고, 실제로 향토예비군 법은 61년도에 제정되었었다. 물론 돈이 없어서 실제 가동되지는 못하고 있다가 68년에 “실제로” 창설되었다는 얘기다. )


그리고 나서, 남한 사회에 침투할 지도 모르는 북한의 공작원을 쉽게 적발하고 막아내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시행된 것이 바로 전국민에게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 제도 라는 얘기이다.


1968년 11월 21일에 대망의 주민등록번호 발급이 시작되었고, 최초의 주민번호 부여자는 바로 다름아닌 대통령 박정희였다. (왜 일본군 장교 출신에게 최초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는지는 알다가도 잘 모르겠다. )


당시 박정희의 주민번호는 110101-100001 이었다. 그래.. 니가 짱먹었으니 짱 번호 받아야지.. 근데 어라? 이상하네?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주민번호가 12자리로 부여되어 있다는 것과 생년월일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실 현재 운용되는 13자리 주민번호는 75년도에 와서야 정해진 규칙이다. 그나마도 겨우 25년뒤에 다가올 대망의 2000년을 예상하지도 못해서 또 한번 진통을 겪고서야 오늘날의 주민번호 발급 규칙이 완성되게 된다.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면 주민번호 부여방법이 정확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앞의 여섯자리는 생년월일. 두자리의 연도와 두자리의 월, 두자리의 일 이다. 연도가 두자리로 기록되는 바람에, 세기가 바뀔 때 마다 혼선이 빚어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결국, 2000년도를 위하여 그 다음 자리를 부여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앞자리 여섯자리가 생년월일이고, 뒷자리 일곱자리는 좀더 복잡해진다. 그 처음은 성별이다. 남자는 1번, 여자는 2번. 그러나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게 더 복잡해진다. 


2000년 부터 2099년 까지 태어난 남성은 뒷자리 첫번째가 3번, 여성은 4번이 부여된다. 20세기 남성과 21세기 남성은 주민번호 성별코드도 다르단 말이냐.. 젠장, 늙어가는 것도 설워라커늘..  


5,6,7,8번은 외국인을 위하여 배정된다. 즉, 외국인 등록번호는 뒷자리가 5,6,7,8 로 시작된다. 


그 다음의 네자리는 출생신고가 접수된 지역번호이다. 읍면동의 사무소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행정전문가는 뒷자리 번호만 봐도 이 사람의 성별과 출신 지역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여섯번째 자리는 해당 동사무소에 접수된 출생신고의 일련번호이다. 해당 동사무소에서 어떤 특정한 날에 졸지에 10명 이상이 태어난다면?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일은 없었나 보다. 


그리고 마지막 자릿수는 일종의 패리티 코드인데, 앞자리 여섯개와 뒷자리 여섯개를 뒤섞어서 일정한 공식에 넣어 정하게 된다. 이 마지막 숫자로 인해, 대충 랜덤하게 적은 번호는 별다른 확인 없이도 공식에 따라 가짜 주민번호라는 사실을 적발해 낼 수 있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이 주민등록번호는 아기가 태어나 출생신고를 할 때 부여되고, 그 사람은 일평생 이 주민번호를 가지고 식별되고 관리되는 시스템이 이 나라에서는 운영중이라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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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존에도 이 주민등록제도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있어 왔다. 본 우원 또한 이 제도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씨바, 사람이 소냐? 개 돼지냐? 


소를 길러본 사람은 알겠지만 송아지가 태어나면 수의사의 감독하에 일련번호를 부여 받는다. 그리고 그번호는 바코드로 찍혀 귀에다가 귀걸이처럼 달게 되어 있다. 그리고 죽을 때 까지 그 일련번호는 일관되게 관리된다. 물론 가축 질병이나, 밀도살등을 막기 위한 기술적인 조치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 어떤 철학이나 대상에 대한 존엄성 고려도 없이, 그저 소들을 관리 대상으로 보는 기술적 편의성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가 키우는 가축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징발(전쟁나면 징발되긴 한다. 슬프다.)해서 쓸 수 있는 대상도 아니고, 손쉽게 통제해야 할 대상도 아니다. 바로 우리가 곧 국가이며 국가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 우리의 약속에 따라 만들어지고,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우리를 위한 조직이라는 점이란 말이다. 이런 중요한 사실은 제발 좀 잊어먹지 말고 항상 외우고 있어야 된다. 


만약 일련번호가 없으면 국가가 우리를 위해 서비스하기가 힘들어서 좀 효율적으로, 세금좀 절약하려고 주민등록 제도를 만든거라는 변명이라면 이해가 간다. 근데 그 목적이라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주민번호를 발급할 게 아니라, 미국처럼 사회보장번호 한개 만들어서 그걸로 세금내고 복지혜택 보고 그러면 될 터이다 .


거기에 왜 생년월일, 성별, 태어난 지역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유 식별번호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심지어 거기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범죄인들만 찍는다는 지문까지 떡~ 하니 찍혀 있다. 우리 국가는 나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모양이다. 제길..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자. 


북한이 너무나 무서워서, 북한이 간첩을 침투시키면 좀 쉽게 잡아내려고 만든 주민등록번호가, 막상 만들어 놓고 보니 국민들 통제하고 관리하는데 무척 편하고 유용해서 계속 쓰고 있는거라고 말이다. 관리하는 측에서야 편하기도 하겠지~ 당하는 쪽은 기분 드럽단 말이다. 


사실 아직도 북한이 남침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60년대에 비하면 그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위험이 감소한 만큼 우리의 존엄성이 수시로 침해되는 상황은 다시 개선하자고 얘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그것 말고도 인터넷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대형 포털들이 엄청나게 모아 놓은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 데이터 베이스가 해킹으로 수시로 털리고 있는 마당에 지켜져야 할 프라이버시가 너무 손쉽게 노출이 되고 있는 이 주민등록 제도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보는게 타당한 일 아닐까? 


뭐 본 우원도 극단적으로 지금 당장 주민등록법 자체를 폐지해 버리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로 인해 가져올 혼란이 싫고 귀찮기도 하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제도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지적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 제도가 가져다 주는 효율성과 행정적 비용절감의 잇점도 존재한다는 얘기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런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번이라도 탁 털어놓고 제대로 된 토론과 논쟁을 거쳐 장단점을 검토하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 최적의 방안을 찾는 흉내라도 내 보자는 것 뿐이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첫걸음 이잖아.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게 비극이자 아이러니이다. 


예전에는 주민등록증을 인쇄된 양식의 종이에 손으로 내용을 쓰고, 말랑말랑한 비닐로 코팅해서  쓴 적이 있다. 그게 한참 수선을 떨더니 카드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그 카드형태의 민쯩 자체를 또 무슨 IC카드화 하겠다고 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국회 행안위에서 통과가 되어 버렸다. 이거 누가 공짜로 해주나? 국가 예산이 5천억 이상 투입되는 거대한 사업이다. 당연히 삼성 SDS가 관여하고 있다. 





딱 보니까, 척~ 하고 알겠지? 이거 뭐하려고 만드는지 말이다. 이거 또 꼼수인거 같은 냄새가 팍팍 나지 않냐 이말이다. 씨바, 여기가 무슨 꼼수의 왕국이냐? 


어떻게 된게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매양 거꾸로만 가냐 말이다. 


거기다가 더 분통 터지는 일은.. 이거 이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통과되는데에 민주당도 찬성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소속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는 백원우 의원이다. 


몰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알고도 그랬을까? 몰라서 그랬다면 무지의 소치고, 알고도 그랬다면 너무나도 극단적인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제발 좀, 생각좀 하고 일을 했으면 좋겠다. 국회라는 곳이 그런 곳 아닌가 말이다. 당신들이 통과시키는 법안, 개정안 하나하나가 아무리 작아 보여도, 우리 국민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좌우될 만한 중요한 결정들이란 말이다. 


단 하나의 결정을 내리더라도, 제발 좀 주위를 둘러보고, 하다못해 인터넷 검색이라도 좀 해보고, 관련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싸워온 시민단체들의 의견좀 검토해 보고, 아니 다른거 다 치우고 한번 트위터에 간단하게라도 물어보기라도 하고 처리를 하는게 그렇게 힘들단 말인가?


이런거 통과되면 배불릴 놈들이 누구고, 원통해 할 사람들이 누군지 좀 알아보고 하자고.. 


제발!!!! 쫌!!!!















3 thoughts on “주민등록증을 전자화한다고?

  1. 대중 의견 물어보고 하면, 반대할게 뻔하니까요. 구린 법안일수록 구렁이 담 넘듯이 넘어갑니다. 주민번호 너무 싫어요. 반대하는 단체가 있으면 없는 월급에 후원 탈탈털어 할랍미다. -미모의 물뚝님을 찬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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