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스파르타쿠스

시간 날때 시간 죽이기로 최고 중의 하나가 마눌님하고 둘이 앉아서 술한잔 따라 놓고 미국 드라마 보는 건데, 요즘에 미드들이 점점 더 자극적이 되어 가는 바람에 마눌님은 일본만화 쪽으로 취미가 가 버렸고, 난 그대로 그걸 즐기곤 하거든.

매주 화요일에 방송하는 빅뱅이론 같은 경우는 뭐 하염없이 웃고 즐기는 거라서, 안 놓치고 보는데 최근에 또 한개가 더 생겼어.

<이 아자씨가 암 걸렸다는 주인공>

로마 역사에 대해서 원래 좀 관심이 있어가지고 조아라 하는 편인데, 전에 HBO에서 두시즌짜리로 ROME 이라는 드라마를 했었지. 그 때 참 재미있게 보기도 했었고 그랬는데, 이번엔 STARZ라고 HBO 따라하는 것 같은 케이블에서 스파르타쿠스를 만들었다는 거야. 스파르타쿠스라면, 커크 더글라스가 가죽옷 입고 나와서 검투사 놀이하던 영화로 기억에 남아 있을거야.

지금 12편짜리 시즌1에서 10회를 했으니, 거의 막바지겠지. 근데 시즌 2가 기대되는데, 주인공이 암에 걸려서 연기된다더군.. 제길..

<이 아자씨는 검투사를 훈련시키는 교관>

근데 몇편인가 보는데 이게 자막이 하도 개판이라서 완전 헛소리를 하고 있더라구. 그래서 열받아서 갑자기 난생 처음으로 자막이라는 걸 만들어보기까지 했지. 그 후로 서너편 자막 만들어서 디씨 기미갤에 올리기도 했고, 웹하드 사이트에서 10화 다운 받으면 아마 내가 만든 자막이 껴 있을거야. 히히..

그런 얘기 하려는 건 아니고..

이 스파르타쿠스 말야. BC 70년대니까 로마 공화정 말기야. 조금만 더 지나면 시이저가 황제가 되는 시대였겠지. 그 시절에 그리스 북부 트라키아라는 지역 사람인데, 징병되었다가 탈영하고, 그 결과 노예로 팔려서 검투사 노릇 하다가 검투사들을 규합해서 로마 공화정에 반기를 들고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사람이라는 거지.

근데 이 과정이 참 재미있어. 위키에 보면 이 스파르타쿠스에 관한 기록이 아피아누스 버전이 있고, 플루타르코스 버전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거든. 일단 검투사를 규합해서 반란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는 베수비오스 산으로 숨어 들어가 산적떼가 되고, 그 소식을 들은 각 지역의 노예들이 산으로 모여들어서 거대한 병력을 보유하게 되는거야.

그렇게 로마 공화정하고 대치하다가, 결국 분열이 되는데 반란을 일으킬 때 협조하던 크릭서스가 갈리아 출신 노예들을 데리고 갈리아로 가겠다고 갈라선거야. 이 부분이 포인트야.

그렇게 갈라선 뒤 크릭서스는 한방에 괴멸되고, 잡혀 죽어. 그리고 스파르타쿠스는 이탈리아 북부로 튀다가 다시 남하하면서 시실리 섬으로 도망가려다가 실패하고 고립되어 죽게되지. 최후에 6,000명 정도가 잡히는데 스파르타쿠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불확실해. 하여간 남아있다가 잡힌 6,000명은 몽땅 아피아라는 길가에 십자가 쭉 세우고 다 매달리게 되지. 수십키로에 달했다는 거야. 대단한 광경이었을거야. 냄새는 더 했을 거고..

이 난을 진압한 공로로 크라수스는 원로원의 신임을 얻게 되고, 히스파니아를 정벌하고 돌아온 폼페이우스(후에 시저랑 대립하게 되는)도 잔당 소탕에 공을 세웠다더군.

그런데, 스파르타쿠스하고 크릭서스(원로원이 파견한 크라수스하고 헷갈리지 말것)가 왜 갈라졌냐면..

스파르타쿠스는 어떻게 해서든 로마를 무너뜨려야 자신들이 자유로와 진다고 생각을 했나봐. 근데 크릭서스는 몇번의 승리 끝에 자신감이 붙자 바로 자기 고향인 갈리아(지금의 프랑스)로 갈리아 출신 노예들을 이끌고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을 한거지. 그렇게 갈라지고 각개격파 당해서 로마로 진격하기는 커녕 싸움다운 싸움도 제대로 못해보고 다 죽임을 당한거야.

이거.. 굉장히 흔한 메카니즘이야. 사실 지금 정치불패에서 논란이 되는 거의 대부분의 정치문제들도 이런 메카니즘을 따르고 있어.

거대한 사회의 부조리를 느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연합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각자 바라는 결과의 수준이 다르다는 거지. 어떤 사람은 가카만 한방 멕일 수 있다면, 성추행 한 놈이건, 돈 먹은 놈이건, 철새건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어떤 사람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은 놈이라고 생각해서, 연합은 개뿔, 좀 오래 고생하더라도 제대로 된 놈들끼리 놀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래서 5+4는 거의 실현불가능한 꿈이 될 수도 있지. 사실 그거 돼봐야 뭐 얼마나 좋아지겠어.

갈리아로 도망가는 넘이나, 해적하고 협상해서 시칠리아 섬으로 도망가는 넘이나, 다 할말은 있기 마련이고 뜻이 안 맞으면 같이 싸울 수도 없는 거 맞고 같이 싸워봐야 뭐 별다른 것도 없어.

하지만 이천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들여다 보면, 한가지 아쉬움은 남겠지. 잠깐 참고 그냥 같이 모여서 한판 해 봤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느낌 말야. 그렇게 로마에 쳐들어가서 콜로세움에 모여 한판 하다 보면 거기서 또 쌈나고 개판 되고 결국 누군가가 휘어잡고 황제 노릇 하는 건 또 그대로가 되겠지만, 그래도 노예들의 반란은 애시당초 되도 않는 소리가 아니라, 한번 뜨면 진짜 무서워진다는 역사적 결론이라도 내릴 수 있는 거 아닐까?

하여간 그런 스토리가 있었고, 그 스토리가 21세기에 와서 티비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내가 보고 있다는 거야.

한마디 더 붙이자면, 기미갤에서는 스파르타쿠스를 섹파르타쿠스라고 부르기도 해. 에로틱한 장면이 꽤 수위가 높음을 비꼬는 건데, 사실 드라마 내용이 별거 없어. 벗고 나오다가 칼들고 싸우고, 다시 벗고 뭐 하다가, 때려 죽이고, 다시 벗고 놀다가 찔러 죽이고.. 무한 반복.. 티비 드라마 치고는 꽤 수위가 높아. 이런 얘기 쓰면 꼭 다운받아서 보겠다는 사람 생기기 마련이지.

그리고, 시즌 1에서 스파르타쿠스는 유명 검투사의 자리는 차지했지만, 노예로써의 자각을 점점 더 하게 되는 과정일 뿐이야. 시즌 2 들어가서야 겨우 반란의 전조가 보일 것 같은데.. 이건 뭐 주연 배우가 암에 걸려 버렸으니 물건너 갈 수도 있을 듯..

<이런 장면은 옷을 많이 입은 장면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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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올린게 2010년 3월 30일…

이 스파르타쿠스는 급기야 시즌 1도 끝나고, 프리퀄 6편까지 다 지났다.

시즌 1 끝에서 스파르타쿠스가 바티아투스 가문에 모인 귀족들을 몽땅 죽여 버리고, 노예들을 이끌고 검투사를 나서는 장면으로 마무리 되었으니 시즌 2는 이제 반란군의 전쟁 모드로 가야 할텐데…

정작 주인공이 암에 걸려서 완전히 죽어 버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촬영에 임할 상태도 아니고.. 온갖 소문만 들려오더니, 주인공 빠지고 사실상 주인공보다 더 인기 있던 바티아투스가 스파르타쿠스를 만나기 전 시절의 얘기를 가지고 프리퀄 6편을 새로 찍었다.

물론 그것도 재미있게 봤고.. 자막도 다 만들었고..

뭐 하여간 한참을 재미있게 본 미드고, 글 중간에 스파르타쿠스와 크릭서스의 대결을 빗대서 작년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에 관한 썰도 살짝 풀었었고.. 해서 그대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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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통계를 보다보니..

스파르타쿠스 키워드로 꾸준히 검색유입이 있다. 왔다가 헛수고 하고 가실 분들을 생각하니 안구에 습기가 촉촉히…







1 thought on “미드 스파르타쿠스

  1. 야권이 연대를 해야 할 것이냐, 말아야 할 것이냐.

    흐흠.

    거두절미하고 현 야권이 각개전투로 차기 대선에 승산이 있나부터 봐야지.

    그게 가능했으면 연대 같은 소리 내부텀도 아니 했겠네.

    하 하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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