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에 드러난 경기동부의 실상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 의원이 130여명이 모인 모종의 회합에서 한 발언이 녹음되었고, 그 녹음된 내용이 한국일보의 특종으로 입수가 되어 발표가 되었다. 발표되기 전부터 이 녹취록의 내용이 국정원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며, 그 내용이 매우 황당하고 괴이하여 사람들이 놀라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이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신문과 방송의 발표 내용도 못 믿겠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진짜 모르겠다는 독자 분들을 위해 본지가 특유의 뽕빨 정신으로 무장하고 또 다시 나섰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모든 혼란은 8-90년대를 관통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겼던 운동권 문화중의 일부가 지속적인 자발적 고립에 의해 급격히 변화된 일반 사회의 문화와 괴리되어 가면서 형성된 매우 기이한 그들만의 문화가 역사적 잔재로 남아 있다가 모종의 의도를 가진 국정원에 의해 사회에 알려지게 되면서 또 한번 정치적인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왜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경기동부 이석기 의원의 포스터
경기동부 이석기 의원의 포스터

 

기원

그들은 운동권 중에서 NL계열로 분류되며 한 때 (혹은 지금도)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집단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 통진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 세력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이다. 이 경기동부의 문제적 문화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본보의 보도 “우리안의 괴물 – 경기동부”에서 자세하게 정리된 바 있다.

이 글에 의해 촉발된 연구가 있었다. 한국학 중앙연구소의 임미리 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왜그들이 그런 문화적 고립과 외부세계와의 단절 속에서 살아올 수 밖에 없는가, 그들의 심리적 기전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해 60년대 청계천 복개 과정에서 강제 이주당한 빈민들에 의해 발생한 “광주 대단지 사건”이라는 근원을 찾아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근원에서 출발하여 독특한 집단심리 쳬계를 형성하게 된 과정을 “서발턴”이라는 개념을 적용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설명은 임미리 박사의 논문 “”경기동부의 기원과 형성, 그리고 고립” 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고 해당 논문은 이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니 일독 해 보시길 권한다.

http://www.kdemo.or.kr/site/information/vision/8290

쉽게 설명하자면, 8-90년대 엄혹했던 시기에 독재정권과 투쟁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이 방향을 잃어 주체사상이라는 북한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급조된 사이비 철학으로 경도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독재정권에 의해 모든 국제적인 정보가 차단된 사회에서 정보에 목말라 하던 이 사회의 변혁을 꿈꾸는 세력들에게는 그 기이한 사조가 새롭고 신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결과 80년대말 90년대초의 운동권 그룹에 주체사상은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경기동부는 비참하게 아무것도 없는 산비탈에 버려지다시피 강제 이주 당한 사람들의 참혹한 기억 속에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 운동으로 발현되기 시작하여, 대학생 운동권들과 결합하게 되고, 그 전통은 이어져서 가혹한 탄압을 받아가며 싸우는 강고한 집단 연대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경기동부라는 매우 독특한 사고체계를 지닌 집단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집단은 점차 그 폭을 넓혀 가면서 노동 운동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노동자 정당 민노당에 침투하여 당권을 획득하는 데에 성공했고, 다양한 진보그룹들의 노력과 사회의 변화를 원하는 일반 유권자들의 지지를 통해 국회에 진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최근 몇 차례의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정통 야당인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결성하기에 이르렀고, 그 노력은 꽤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 집단의 정체성을 모르고 있었고, 그들이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노동자 인권의 보호나, 사회 개혁에 대해서 동의를 하고 있었으며,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과 이에 대한 대안 세력으로 그들을 간주했던 것이다.

그러나 작년 총선 과정에서 경기동부라는 집단이 사회적으로 노출되고, 그에 이어 발생한 이번 녹취록 공개 사건으로 인해 이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몰랐던 그들의 정체성을 새삼 확인하고 배신감에 가까운 심정으로 분노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결과 당시 야권연대를 지지한 진보그룹의 인사들에게는 이 경기동부라는 집단의 정체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들이 포함된 야권연대를 지지하라고 유권자들에 권했냐는 비난까지 일고 있는 중이다.

 

강연 녹취록

국정원은 이석기를 중심으로 하는 그 그룹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이 모여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염탐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내부고발자, 저쪽의 표현에 의하면 프락치를 심는 데에 성공했다. 아마도 거액의 보수를 지급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그 사람을 통해 이석기를 중심으로 130여명이 모인 회의 내용을 녹음하는데에 성공했고 그 내용 중 심각한 사안이 있음을 들어 그들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나서게 된 것이다.

과연 그 녹취록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한국일보는 이 녹취록을 단독으로 입수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과 내일 양일에 걸쳐 전문을 게재하고 있는 중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이 모임이 있었던 시점은 바로 지난 5월 북한이 “정전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남북간의 위기상황이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그런 행동은 개성공단이나 기타 남한을 포함한 외부세력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내고자 하는 의도로 벌인 일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해석일 것이다. 아무도 파국을 원치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상황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오해를 한다.

“현재는 현 정세는 현 시대는 미 제국주의에 의한 지배질서가, 미 제국주의에 의한 낡은 지배질서가 몰락 붕괴하고 우리 민중의 새로운 자력 진출에 의한 새로운 질서가 교체되는 치열한 격동기의 대시대 격변기다. “

말로 하는 강연이었으므로 문장 구조가 엉망이라는 점은 이해해 준다 하더라도, 현 시대에 관한 저들의 해석에 동의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미 제국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수십년 전에나 쓰이던 용어이며, 아무리 좌파적 관점에서 봐준다 하더라도 요즘 시대는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이 극도로 발전한 시대이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이 체제가 붕괴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 그런 시대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호하게 미 제국주의가 붕괴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내 기억으로는 80년대 말부터 이 주장은 계속되어 왔고 미 제국주의는 아직도 붕괴하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90년대 초반 어느 날, 진지하게 자신의 귀에 속삭이던 선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라고 표현을 했다.

“내일 혁명이 일어난데. “

그러나 혁명의 날은 오지 않았고 그 선배와 후배는 지금도 자본주의의 현실 하에서 잘 살고 있다.

이들은 또 이렇게 말을 한다.

“조선 반도가 의미하는 것은 미국의 세계질서의 근본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미 중심의 패권주의인 제국을 무너뜨리는 세계 혁명의 중심 무대가 될 거라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소련은 망했고, 중국은 자본주의를 도입해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된지 오래이다. 동북아, 극동은 강대국의 틈에 끼어 고생하는 우리 민족의 생활 근거지이자 세계 최후의 분단국가가 남아있는 불안정한 지역이긴 하지만, 이 한반도(조선반도라고 불러도 안 될 것은 없지만)가 세계 혁명의 중심무대가 될 거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민주당은 기회주의적인 정당이야. 그 기회주의 노선은 정치지형에 따라 긍정적이기 때문에 쳐주고 지지해주고 그걸**만 한게 연대연합의 정신인 거야. 우리가 대거 양보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믿어주고 연대라는 고리를 실현해서 지난 총선승리를 만들었다. “

민주당이 기회주의적인 정당인 것은 별로 부정하고 싶지 않은 주장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 총선을 “승리”로 간주하는 발상은 도대체 이 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게 만드는 주장이 된다. 통합진보당은 총선을 앞두고 합당을 단행했으나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부정경선 시비로 폭행사고에 당원 분신까지 발생한 처절한 과정이었고, 그 결과 통진당의 이름으로 당선된 의원들은 반으로 갈라져 셀프제명이라는 웃지 못할 일까지 만들고, 오만 가지 좋지 않은 선례는 다 남긴 실패한 총선이었다. 최소한 진보그룹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랬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 역시 예상보다 훨씬 더 적은 의석수를 확보했으니 실패한 총선이라고 볼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 총선이 승리였다고 주장한다. 애초에 13석을 확보했던 중, 6석 남은 현재의 모습이 그들이 원하는 바 목표였다면 승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런 해석은 저들이 역사적으로 항상 해오던 “승리적 해석”이다. 학생시절, 엉망진창으로 실패한 집회를 하고 와서도 저들은 언제나 저렇게 승리적 해석을 해 왔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뭔가를 잘 했다고 자화자찬 하는 것에 매우 익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와중에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나 실패를 통한 경험 축적 같은 것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그 해 2012년 12월 12일에 광명성 3호가 우주과학의 새로운 단계로 그야말로 쏘아올린 그게 역사적 사변이라면, 그 다음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이번에 2013년 2월 12일로 표현되는 핵실험, 3차 핵실험. 이게 3차 핵실험이 대단한 엄청난 거에요. “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리는 것, 요즘은 선진국들이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비용의 문제로 간주하면서 대리로 위성을 올려주는 비즈니스가 등장할 정도이며, 우주 왕복선이 왔다 갔다 하다가 비용문제로 폐기되고, 유인 우주정거장이 활동하는 시대에 임무도 애매한 작은 전파 발신기 하나 궤도에 올린, 아니 정확하게 올라갔는지도 애매한 그런 광명성 3호가 우주과학의 새로운 단계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들에게 북한은 무엇을 해도 대단한 것일까?

“3차 핵실험이라는 것은 플루토늄, 우라늄, ** 우리가 쉽게 표현하면 수소폭탄까지 성공했다고 본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유가 수소폭탄이라면 소규모 할 수 있어요 작게 발사체에. 이러기 쉽지 않다. “

진짜 이러기 쉽지 않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 시설이 다 폐기되었다. 그래서 결국 북한에 광산이 있는 천연 우라늄을 가스 원심분리기로 농축해서 사용하는 재래식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우라늄 핵무기 폭발실험에 성공한 것 자체는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 봐서 결코 작은 성과는 아니다. 더욱이 모든 서방세계가 다 말리고 있는 와중에 이룬 성과니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수소폭탄이라고? 일차로 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핵융합 반응이 벌어질 수 있는 초고온, 초고압 상태를 만들고 그 상황에서 발생하는 핵융합 반응의 폭발력을 이용하는 수소폭탄은 북한 입장에서는 아직 시도해보지도 못한 수준의 무기이다. 더욱이 소형화 문제에 있어서 수소폭탄은 그 구조 자체가 복잡해서 플루토늄 핵무기 보다 훨씬 더 어려운 기술이 된다.

겨우 3차 핵실험을 가지고 이 수준을 다 이루었다고 믿는 것은 북한에 대한 광신, 또는 핵 기술에 대한 완벽한 무지라고 밖에 보기 힘들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룹 구성원들을 속여 북한에 대한 경외감을 갖도록 만드는 일종의 프로퍼갠더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언론에서 당시 이번에 최근에 보스톤에서 테러가 터졌을 때 갑자기 * 하고 미국뉴스에 뻥 터졌네. 사람들이 인제 미국 놈들이 그런 생각한 거야. 이 땐 미국사람들이구나. 일반 미국 사람이 북에서 공격이 가능한 거에요. 그래서 외계침공에서 사고가 북의 침공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 아마 내가 앞으로 할리우드 영화 주제는 미국을 침공하는 나라는 북일 거다. 우주에서 실제 위협세력으로 된다는 거에요. “

침공과 테러는 다르다. 9.11 사태같이 폭탄 들고 가서 한번 터트려 주는 테러는 국가 차원에서 나설 필요도 없이 돈 많은 후원자를 가진 이슬람 원리주의자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게 북한 사람이어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그런 테러를 국가가 수행한다? 북한이 미국 본토 내에서 테러 공작을 수행한다? 단 24시간 이내에 북한 전역은 초토화되고 한반도 북부는 석기시대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북한을 두려워 하는 것은 맞는 얘기이다. 그들은 북한의 침공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테러를 두려워 하는 것이다. 사실상 테러도 별로 두려워 하지 않는다. 북한도 머리가 있다면 그 테러에 대한 보복조치가 얼마나 가혹할 것인가를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북한을 두려워 한다면, 북한이 자신들이 만든 핵무기를 제3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헐값에 파는 것이다. 즉, 핵 확산을 두려워 한다는 것 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미국을 침공할 수 있는 나라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 환상, 대단히 위험한 환상이다. 하지만 이들은 깨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굉장히 중요한건데 이정희 * 에서 미사일 쏘면 안된다, 그걸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거야말로 현 정세를 바라보는 일관된 편향된 대표적 사례다.”

이 얘기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둘러싸고 이정희 측에서 이석기와 협의 없이 미사일 발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석기는 북측에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편향된 자세”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설명이 이어진다.

“현 조성된 위기의 본질이 조미간의 특히나 외래 제국주의에 의한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범하는데 대한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북에 있는 것 처럼 오도할 수 있는 정치적 실책을 범하는 거에요.”

북한이 서방세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것은 이미 개발된 핵무기의 “운반체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봐야 한다.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서방세계에서 반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석기 들은 이 미사일 발사실험 자체가 외래 제국주의가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범하는 데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북측에다가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은 잘못된 자세라는 것이다. 이 잘못을 이정희가 범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치적인 오판할 수 있는 원인을 왜 진보당에서 제공하느냐? 그것은 민주당에서 하면 되지 우리는 침묵하면 되는 거에요. (웃음)”

이들의 전략적 자세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들은 분명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왜일까? 사회 일반에 그런 주장이 정상적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사일 발사실험을 반대한다고 얘기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은 민주당에게 넘겨야 한다고 한다.

이들은 습관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숨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독재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던 그 긴 시간동안 생긴 습성이겠지만,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태도이다. 국회에 진출한 대중정치인이 스스로의 판단을 숨기고, 필요에 따라 발언을 해도 된다는 태도는 전략적인 태도가 아니라 정치적 사기이며 유권자를 농락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정세에 따라서 쏘는 게 뭐가 문제냐, 쏘자 (웃음) 정세 변화는 역동성에 있는 거야. 우리가 지켜보는 거에요. 쏘는 게 정당하다. 핵무기 뭐가 문제냐, 민족의 자랑이다. 이렇게. “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민족의 자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이들이 과연 제정신이 박힌 정치인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렵기까지 했다. 확실한 것은 이들은 사람을 생각하는 진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향만 다를 뿐이지 주석궁에 탱크를 몰고 들어가자는 조갑제와 이들의 주장은 결코 다르지 않다.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탱크건 핵무기건 다 찬성한다. 사람이 몇이나 죽어갈지, 얼마만한 비극이 양산될지는 관심이 없다.

이들의 사상을 “망상”이라고 판단하는 내 주장의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이들도 자신들이 핵을 찬성하는 데 대한 논리를 펴고 있다.

“나는 탈핵은 반대해요. 핵은 쥐고 있어야 돼. 민족사적인 재고인데 어마어마합니다. 물론 나중에 미국놈들이 ** 에요. 나중에 핵은 없어야 되요. 분단의 한반도 비핵화지대 이래가지고, 미국 놈들이 천개 이상의 핵무기를 다 폐기한다면 우리 조선은 그 때 핵을 내려놓겠다. 지는 안 놓고 우리만 놓는다. 자주에 관한 문제에요. 평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적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못 놓는다. 이게 본질인데, 이걸 내 놓으면 쥐어 맞을 테니깐. (웃음)”

일견 그럴싸한 주장이다. 미국이 핵을 보유한 이상, 우리만 비핵화하는 것은 자주와 평등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내려 놓으면 우리도 내려놓을 것이다.. 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반도에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 이외에는 핵이 없다. 1957년에 주한미군은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했고, 이 상태는 1991년 노태우 정부 당시 전면적으로 철수될 때까지 유지되었었다. 즉, 91년 이후에 한반도에는 주한미군 조차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유일하게 있는 핵무기라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것뿐이다.

한반도 비핵화지대 운운하는 구절로 미루어 보면 이석기는 아직도 천개 이상의 핵무기가 남한에 배치되어 있다고 오해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또, 우리와 미국이 대등한 관계라 하더라도 미국이 핵무기를 다 폐기하면 우리도 내려 놓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동시에 폐기해야 한다. 결국 이들은 미국의 존재를 극단적으로 과대평가하면서 동시에 어떤 경우에서는 극단적으로 과소평가를 하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은 남북한 모두 우리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우리 민족과 미국과의 대결, 즉 조미대결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정확하게 북한의 관점과 동일하다.

하지만 현실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남한, 미, 일간의 삼각동맹, 그리고 북한, 중, 러의 삼각동맹이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족주의적인 관점으로 이 문제를 재해석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안된다. 그 관점은 남북의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호전되어 상호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을 때가 오기 전까지는 환상에 불과하다. 물론 이들의 관점에서야 자주적인 북한 정권이 우리 민족을 대표할 수 있는 정통성이 있고, 남한에는 미제의 앞잡이이면서 민중을 착취하는 독재정권이 있을 뿐이겠지만 말이다.

“현 정세와 본질, 대격변기와 대전환기라는 흐름은 분명하다. 그런데 남녘에 있는 우리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고난을 각오하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 “

무슨 증산도도 아니고 대격변기 대전환기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에게 고난의 시기가 올 것임을 예언하고 있는 중인데, 이는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집단의 언어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별 문제 아니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조직의 내부 결속을 다지고 조직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종교집단의 프로퍼갠더를 차용하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 그것도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는 표현에서 이들은 스스로를 북한 정권과 동일시 하고 있는 망상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은 북한에서 90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던 기근의 시대를 말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십여년간 북한에서는 약 30만명 선의 인구가 아사했다.

우리 사회에는 고난의 행군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고 이름 붙인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들은 이미 심정적으로 북한과 자신들을 동일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사상적 정부는 북한이며 남한 정부는 무시된다. 이들은 남한 정부에 협력할 생각이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법규정에 따라 당선된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 한 상황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진보와 보수,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유일한 기치가 자주인 거에요.”

왜 이들이 “자주파”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주란 기치가 서면, 미제와 조선반도의 엄중한 복잡 다양한 수많은 정세를 한번에 단순화 시키는 수 있는 거에요. 우리가 싸우는 대상이 바로 북이 아니라 외래 침략자라는 것. 우리의 위협세력은 바로 미국놈들이라는 것. 우방을 가장한..”

그리고 그 자주의 기치아래 우리의 주적은 미국이 된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상당히 놀랄 것이다. 이들은 아직도 이렇다. 80년 광주 이래 우리 사회의 민주화 운동 세력이 미국의 역할과 우리 역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해 왔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반미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고, 수많은 미문화원들이 습격을 당했다.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대 무역 상대국은 중국이 되었지만, 미국은 그래도 공식적인 최대 군사동맹국이다. 물론 미국이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은 남한에서의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보하길 원하고 우리는 미국의 시장을 원한다. 미국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가 우리 사회에 피해를 끼치고 있긴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다.

미국뿐 아니다. 모든 서방세계, 제3세계의 국가들은 우리의 입장에서 잠재적인 적국이자 잠재적인 우방국이다. 서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만악의 근원이 아니며 미국이 절대적인 우방도 아닌 것이다.

반면 북한은 어떨까? 같은 민족의 국가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깡패국가이며, 자국의 국민들조차 제대로 먹여 살리지 못하는 빈국이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그들과의 통합을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을 주고 있는 집단이다. 서해 교전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을 생각해 보시라. 헌법상의 우리 영토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반국가 단체이기도 하다.

이 모든 복잡한 상황을 민족과 자주라는 단순한 하나의 개념으로 통일시켜 설명할 방법은 없다. 그런 시도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단순무식한 운동권논리 밖에 안된다.

이들의 사고는 그 수준에서 멈춰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외부와 단절시킨지 벌써 이십 년이 넘어가게 되니까, 이들의 사고가 이렇게 퇴행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군사적인 위협 국면이 더 조성되면 뭐든 이룰 수 있는 거야. 모든 정세는 그런 거야. 의회? 아무것도 아니지.”

이들은 이미 이 모임 이틀 전에 곤지암 청소년 수련원에 조직원들을 집합시켰었고, 그 때 이미 북 측에서 정전협정 파기 선언을 했으므로 우리는 전시상태라는 선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 이어 다시 집결한 이 회동 장소에서 현재 상황이 군사적인 위협이 고조되고 있으며, 전시상태라는 인식 하에, 그런 혼란기에는 의회도 필요없고, 뭐든지 이룰 수 있는 법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의회의 존재를 부정한다. 전시라고 해서 의회가 기능을 멈추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의 중대사는 의회가 결정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그런 국가 사회의 기능을 부정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서 원하는 것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반사회적일 수는 없다.

그리고 이석기는 강연의 마무리로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함과 동시에 전쟁에 대하여 물질, 기술적으로 준비할 것을 요구한다.

“정리하자면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하는 문제, 그러나 정치,군사적 준비체계를 잘 갖춰서 물질, 기술적 토대를 굳건히 하는 거에요. 이게 현 정세에 우리가 주동적인 정세의 * 에도 수세적 방어가 아니라 공세적 공격기회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태도이고, 이 입장과 태도의 준비 정도에 따라서 희생을 최소화 하고 피 흘리는 동지도 적고 승리를 앞당기는 그 출발 부분에서 가장 지혜롭지 않겠는가? 그 지혜라는 것은 준비에 있는 거다. “

불필요한 이야기지만 이석기는 참 말 잘 못하는 강사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 중언부언이 너무 심하고 비문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가지고 문제 삼을 정도로 단순한 상황은 아니다. 내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석기가 요구하는 물질 기술적인 준비가 무엇일까? 북한측에서 정전협정을 파기하고 전시상태로 돌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전시상태에 대비해서 하고자 하는 준비는 무엇일까?

그 내용은 이어지는 분임토의에서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다양한 형태는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분임 토의 녹취록

분임토론의 내용은 더욱 황당하다. 갈수록 상상을 초월해서 과연 이 사람들과 우리가 같은 시대에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이미 글이 너무 길어졌으니 최대한 단순하게 특이한 내용만을 다뤄보자.

이 분임 토의록의 내용은 대부분 이석기가 아닌 참석자들의 발언임을 고려해서 읽어보자.

“징집이 되면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까 이야기 하던 것처럼 이미 우리가 누군지 다 파악이 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징집이 되겠습니까? 예비검속이 되겠죠. “

슬픈 사연이다. 이미 지난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긴 했다. 보도연맹 사건이라고. 남한의 집권세력의 관점에서는 북한의 사상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전쟁 와중에 그대로 내버려 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잡아다가 죽였고, 그 와중에 아무 관계없는 선량한 양민들이 대거 학살 당했다. 이게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이와 유사하게 예비검속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전시에 북한의 편을 들어 남한의 국가 시설물을 파괴하겠다는 모의를 하는 사람들은 예비검속이 아니라 평시에 이미 사법 처벌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도하는 통진당의 당원들은 어떠한가? 노동자의 권리를 생각하며 통진당을 지지하고 입당해서 당비를 내는 사람들은 어째야 하는가? 이들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무척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이야기 하면은 자기는 조수석에 칼 하나 갖고 다닌다. 자기는 예비검속 당하면 근데 그냥은 안 나간다. 나를 잡으면 한 명은 죽이려고 칼을 넣고 다닌다. “

이 사람들이 국가 권력에 대해 생각하는 자세가 이렇다. 이미 이 사람들은 현재의 우리 사회의 공권력에 대해서는 같이 갈 수 없는 존재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전시라고 해도 사상을 이유로 사람을 잡아다가 죽여서는 안 되는 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쟁 상대국을 지지하려는 사람들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는 법이다. 최소한 행동의 자유는 박탈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이건 정당한 일이다. 그 정당함에조차 대항하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자체적인 무장을 논의한다.

“예를 든다면 이제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 총 있잖아요. 근데 그게 80만원짜리에서 90만원짜리 들어가게 되면 가스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여 그것이 안에 들어가면 비비탄 총을 갖다가 새를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사람을 조준하게 만드는 일반 총이 있어요. “

“얼마 전에 호주에서 중학생이 그 골프공을 잡다가 손이 그냥 날아갔잖아요. 얘가 왕따에요. 중학생인데, 얘를 괴롭히려고 애들이 인터넷에서 폭탄 제조법을 만들어 가지고 폭탄을 얘한테 던지게 된거죠. 지금 ㅡ중학생들도 인터넷에 들어가 가지고 폭탄을 만들어가지고 사람을 살상시킬 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어요. 그만큼 많이 나와 있습니다.“

문장이 하도 어수선해서 정신이 없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짐작할 수 있다. 비비탄 총을 개조해서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게 개조하는 방법, 사제 폭탄을 제조하는 방법들이 인터넷에 있다는 것이다. 자기들도 그런 일들이 가능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이들이 진짜 개조한 장난감과 사제폭탄으로 무장을 하려고 했는지 의도를 따지기 이전에 언급해야 할 것은 이들이 실제로 무장을 꾀하는 사람치고는 너무도 현재 기술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이다. 살상력으로 따지자면 석궁이나 수렵용 엽총이 더 강하고 암시장에서는 심지어 구식 권총이나 소총과 탄까지도 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폭탄도 토목 공사 등에 쓰이는 건설용 폭탄들이 사제 폭탄에 비해 엄청난 위력이 있고 내부 협조자만 있다면 얼마든지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이들은 실질적으로 무장을 하기에는 너무나 능력이 미약하다. 이 부분으로 인해 이들이 실제로 폭탄 테러를 모의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 법정에서 인정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실현 가능성이 부족해지니 말이다. 그리고 법정에 서게 되면 변호인 측에서 십중팔구 이 부분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말한 그런 행동을 준비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그들의 발언은 정치적 상징성을 띤 발언이지 실제 테러 모의라고 볼 수는 없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들의 의도는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무장을 하려고 하고 있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다는 말인가.

만약 이들이 이 모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마루이 모델의 제품이라도 하나 수입했다면 어찌 되는 것일까? 화공약품 상에서 질산칼륨이라도 한 통 사온 영수증이 발견되면 어찌되는 것일까?

우습지만 이들은 실제로 폭발물을 이용한 테러 모의범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과 관련해서 이것이 그렇게 무작정 될 문제는 아니고 다만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는 거죠. “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키고자 한다. 평택에 있는 유류저장고를 파괴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철도를 마비시킬 논의를 한다. 전형적인 테러 모의이지만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계획을 실현시킬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 심지어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단지 이들에게는 기괴한 진지함만이 있을 뿐이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그 다음에 철도 같은 경우도 철로의 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그 철도가 지나가는데 있어가지고 통제하는 곳, 이거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이다. 통신 같은 경우도 가장 큰 데가 혜화국이에요. 전화가 혜화동에 있어요. 그 다음에 분당에 있습니다. 수도권을 갖다 관통하는 혜화동하고 분당에 있는데 거기에는 쥐새끼 한마리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진공형태가 되어야 되기 때문에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

이게 그 문제의 혜화 전화국 마비 기도 부분인데, 전화국이라는 말을 아직도 쓰고 있다는 애처로움은 둘째 치고, 진공형태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한 때 분당 KT의 모든 시설에 출입하면서 일해본 경험으로는 사실 거기 출입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론 전시라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한 사례에서는 어떤 지인인데 이 사람이 비상식량 준비나 생화학전 무기 때문에 비싼 화생방 무기들을 구입해서 비치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이고 주민들은 ***”

문맥상으로는 이 발언에 등장하는 “화생방 무기” 라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방어용 장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상식량을 비치하고 방독면이나 해독제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리 드물지 않다. 지하실을 개조해서 방공호를 만들고 거기에 물자들을 배치해서 유사시를 대비한다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사람이 화생방 무기를 비치하지는 않는다. 화생방 무기라면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방사능무기라는 뜻인데, 이런 것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대량살상용 무기이다. 이런 것을 개인이 비싼 돈을 주고 살 수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이런 말 실수를 길게 언급하는 이유는, 이런 부분이 바로 국정원 측에서 아주 대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워딩이 되기 때문이다. 저들은 심지어 화생방 무기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 뿐이 아니다. 이런 대화록 전체가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상황이면서 엄청난 일을 하고 있는 것 처럼 호도될 수 있고, 이런 부분을 바로 국정원이나 집권세력이 용공 조작에 이백프로 활용해 왔던 것이다. 물론 자신들의 과대망상에 의한 집단 자위성 발언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망상성 발언들이 이 사회의 진보세력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혀 왔는가를 생각하니 허탈할 따름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이석기가 정리 발언을 다시 하게 된다.

“다양한 형태던 장기전이든 지구전 형태던 다 속도를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속도전으로 일치하자. 속도전의 주체성은 그 속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오의 일치성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람들은 속도전으로 돌파하자. 그렇게 강조할 때 속도 얘기하지 말고, 집단의 우월성은 그 속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일체감, 일체성에 있다는 것, 일체성을 최상위로 높이기 위해 실현하는 그 과정이 속도전으로 들어간다는 거죠. 그야말로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감으로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서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놓여있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한 순간에 우리 서로를 위해 여러분을 믿고 마치겠습니다. 바람처럼 사라지시라. “

이게 마지막 발언이었다.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인지 일체성이 중요하다는 것인지, 총공격 명령은 도대체 누가 내리는 건지,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이 비비탄 개조하는 것인지, 문장의 구성이 하도 기괴해서 도저히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저런 발언에 대해서 우렁찬 박수가 쏟아지는 것이 바로 저들의 모임이다. 그리고 십중팔구 저들은 바람처럼 술집으로 사라져서 술 한잔씩 했을 것이다.

 

 

정치적인 관점

이 사안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은 매우 복잡한 측면이 많다. 일단 이 사건이 터져 나온 시점과 폭로의 주체부터 문제가 된다.

국정원은 불법적인 정치개입 문제로 인해 원장이 기소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꺼낸 NLL 관련 대화록 문제도 어느덧 묻혀 버리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던 시점이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지난 5월에 있었던 이석기 일파의 회동 녹취록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 사안의 제목은 다름 아닌 “내란 음모”였다. 흔한 국가 보안법 위반 사항도 아니고 형법상의 내란음모를 적용하고 나온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녹취록만 가지고 저들을 내란음모죄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많은 법조계 인사들도 국정원이 추가적인 증거물을 제출하지 못한다면, 또 이석기 일파와 북한의 연계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이 사안으로 내란 음모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물론 북한에 대한 이들의 시각을 드러낸 문장들 만으로도 이들은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는 아주 쉽게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덧붙이자면, 사제총을 언급하고 폭발물을 언급하면서 유류 저장고를 파괴하는 방법을 얘기하는 등 하는 부분으로 인해 형법상 폭발물을 이용한 테러 모의 정도로는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 물론 그것도 이들이 그 행위를 위해 실제로 행동에 나선 실질적인 증거가 없다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형사처벌이거나 말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또 말만 하는 것을 가지고 형사처벌을 하기 시작하면 더 심각한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탄압으로 전개되기 쉽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이렇게 녹취록 이외에 별다른 증거도 없이 성급하게 이 사건을 공개해 버린 이유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마침 자신들에 대한 개혁의 요구가 점점 높아지던 순간에 언론들의 입장에서 초대형 먹이감을 던져 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거기에 일부에서는 이 사건 자체가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부임한 공안 검사 출신 김기춘의 작품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거나 상관없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 사건 자체가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 사건과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는 점이다. 국정원을 처벌하고 개혁하는 것은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 동시에 이석기 일파의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이라면 그대로 수사 및 기소, 재판 과정을 거쳐 처벌하면 될 일이다. 우리 사회의 유권자들이 이런 것을 혼동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또 있다.

형사처벌과 관계 없이 국회의원 이석기의 신분에 대한 처리는 어때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부분은 이미 새누리당 측에서 체포 동의안을 처리하고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즉, 민주당만 동의한다면 체포 동의안은 통과되고 이석기는 체포, 구금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제기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수사를 위한 체포 동의안 통과 여부가 아니다. 위에 언급된 대로 지극히 반사회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각을 숨기고 대중 선거에 출마하여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이석기라는 정치인이 국회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은가 하는 질문이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직에 종사하고 있을 경우,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의원 제명안을 처리하면 된다. 이석기의 경우 정파를 떠난 일반 상식에 입각해서도 더 이상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면 안 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야권연대에 대한 책임이 남아 있는 민주당이 앞장 서는 것이 좋다고 보인다. 이석기는 지속적으로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기회주의적 정당이라고 말이다. 최소한 함께 연대를 구성해서 선거에 임한 정당 사이에 할 수 있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민주당은 확실하게 통진당과 통진당의 당권을 장악한 이석기 일파에 대한 선을 긋고, 이석기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제출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도 부합하고 지지자들의 요구에도 부응하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이석기는 의원 신분을 벗어나 한 개인의 입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그 생각들을 입밖에 내어 표출한 저 행위가 우리 사회의 현행법에 어떻게 적용을 받게 될 것인지 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재판은 길고 지루해 질 것이지만, 기본적인 사회적 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사회가 그 룰에 어긋나는 생각을 하고 이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하나의 전례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지지자들의 입장

야권연대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 논의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통진당과 경기 동부의 문제를 알고 있었거나 모르고 있었거나 그들은 이 그룹을 지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문제에 대해서 별로 얘기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야권연대를 지지했던 유권자라면 조금은 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년 총선 이전부터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유권자였다면 경기 동부라는 집단이 저런 상태인 줄을 모르고 야권연대를 지지하게 되었다고 울화통을 터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렇게 사회 일반의 상식과 동떨어진 집단이 우리 정치계에 끼어 있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 모두의 비극이다. 그러나 저렇게 자신들의 생각을 숨기고 대중정치판에 끼어든, 나름 오랜 시간의 대중 정치 활동에 이골이 난 집단을 골라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의 열성적인 활동 행태를 보면 그들이 충분히 2-3%의 대중적 지지율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울화통을 터트릴 때 터트리더라도 이제부터라도 저들의 실체를 정확히 보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도 나쁜 것이다.

더 복잡한 문제는 나름대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지난 총선때부터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사람들의 문제이다. 이들 역시 두 가지 부류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야권연대의 일부인 통진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라는 집단의 정체를 알면서도 지지를 호소한 경우와 그들의 정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지를 호소한 경우이다.

그들의 정체를 모른 상태에서 야권 연대의 정신에 동의해서 지지를 호소한 경우, 어쩔 수 없다. 그들도 속은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기동부, 소위 말하는 NL 주사파의 정체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한 상태에서도 야권연대의 정신을 더 중요하게 판단한 나머지 저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을 것이다. 그런 경우라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유권자들이 느낄 수 있는 배신감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야권연대의 정신에 따라 통합진보당을 지지해 줄 것을 딴지일보 지면을 통해 호소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만 넘어가기에는 저들, 경기동부의 고립된 문화가 분명히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작년 총선 이전에 경기동부 그 특유의 기괴한 문화에 대한 것을 글로 써서 알렸다. 다행히 그 글은 꽤 널리 읽혔고 그 때 당시 이미 다수의 독자들이 경기동부의 실체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이해를 하기 시작했었다.

즉, 나 또한 유권자들에 야권 연대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를 했으며, 이로 인해 지지했다가 배신감을 느낄 독자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저들의 정체를 대중들에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는 자기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집단이 끼어 있는 집단을 지지한 것에 대해 분통이 터지는 분들은 어쩔 수 없다. 비난하시면 달게 받겠다.

당시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을 하는 것 말고는 할 말도 없다.

 

경기 동부의 미래

작년 총선 때, 그리고 이번 녹취록 사건, 두 번에 걸쳐 이석기와 그의 일파들, 즉 경기동부에 대한 실질적인 정체가 세상에 노출되었다.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이제 더 이상 그들은 대중 정치판에서 활동할 수는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지지율은 2-3% 언저리에서 고정되어 있다. 이는 일종의 관성으로 봐야 한다.

작년에 경기동부에 관한 글이 널리 읽힐 때 비공식적인 어떤 모임에 초대받았던 적이 있다. 그 자리에는 꽤 유명한 대기업의 노조 생황을 오래 하셨던 분들이 몇 분 계셨고 그 분들이 과연 경기동부라는 집단이 실제로 그런 집단인가를 묻기 위해 나를 초대하셨던 것이었다.

식사 후 술도 한잔씩 하면서 긴 시간 애기를 나눈 결과 그 분들은 서글프지만 이제 더 이상 통합 진보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셨었다. 문제는 이런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도 비슷한 모임을 여러 차례 가지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노당 시절부터 수많은 노조의 노조원들이 반자동으로 당에 가입하고 노조회비에서 일정 액수가 당비로 자동 공제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다. 사실상 빈약한 지지율을 가진 진보정당이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정상적인 활동 자체가 불가능 했을 것이다. 민노당의 분당 사태로 인해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 자체가 그런 경제적인 도움이 끊어졌기 때문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어찌 되었거나 그런 시스템 속에서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 노조에 가입을 했고, 그 결과 자동으로 민노당 혹은 통합 진보당의 당원이 된 노동자들의 숫자는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 분들의 입장은 해당 정당이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노력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들이 전쟁 나면 북한 편에 서서 남한 측의 시설을 파괴할 도시 게릴라 놀이를 할 것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다. 확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가 좀더 시간이 흐른 뒤 사회 전반적으로 알려지게 된다면, 통합진보당은 오늘날의 지지율을 유지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해오던 관성으로 지지하는 것, 그리고 언론의 발표에 대한 불신 등이 어느 정도 관성력을 발휘하겠지만 그게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렇게 되면 통진당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의 미래는 자명해진다. 스스로 축소되어 어느 시점에 가서 사라지거나, 아니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일구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고립과 퇴행으로 인해 일반 사회의 인식과 심각하게 괴리된 문화를 가진 그 집단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 보다는 변하는 것을 택할 정도의 지성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결과는 단순하다.

그들이 변한다면 살아 남을 수 있다. 변하지 않는다면 소멸되어 갈 것이다.

이게 결론이다.

 







2 thoughts on “녹취록에 드러난 경기동부의 실상

kangbelief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