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과 설렁탕

 

이런 것들이 제일 애매하다. 곰탕은 뭐고 설렁탕은 뭔가? 설마 곰탕은 곰고기를.. 이런 개그는 치지 말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가장 정설에 가까운 것은 곰탕은 주로 고기 부위를 우려낸 국물을 쓰는 음식이고, 설렁탕은 사골을 우려낸 국물을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곰탕은 여러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도가니탕 같은 것도 곰탕의 일종이다. 분명히 뼈를 이용한다. 심지어 사골곰탕이라는 메뉴도 있다. 이건 이름만 봐도 사골이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렁탕 역시 마찬가지다. 설렁탕 국물은 기본적으로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하지만 거기에 양지머리나 사태 등을 삶아서 수육을 함께 먹기도 하니 고기국물도 섞이기 마련이다. 어떤 동네에서는 설렁탕에 소의 내장 부위를 넣어 국물을 우려내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곰탕과 설렁탕의 구분은 다시 원점으로 복귀한다.

곰탕에는 밥을 말아먹고, 설렁탕에는 소면을 말아 먹는다는 웃기지도 않은 분류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사회적으로 봤을 때, 설렁탕은 거의 표준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유빛깔의 뽀얀 국물, 거기에 수육 한두점, 송송 썬 대파, 시원한 깍두기, 배추 겉저리 김치, 이게 설렁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여기에 소면 한 주먹이나 흰밥 한 그릇이 나온다.

곰탕은 완전히 제각각이다. 고기국물에 수육이 나오는 집, 국물을 빨갛게 하는 집, 소 내장이 들어가는 집, 설렁탕과 구분이 안가는 뽀얀 육수에 나오는 집, 도가니곰탕이 인기를 끌자 그냥 도가니탕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것도 원래는 곰탕의 아류였기도 하고.. 도대체 이게 뭔가.

결정적으로 우리집에서는 전통적으로 사골 육수를 우려서 파 썰어 넣고 밥말아 먹는 것을 곰국이라고 불렀다. 여기에는 수육도 안 들어간다. 보통 남자가 중년이 되면 마눌님들이 곰국 한 통 끓여 놓고 2박3일 놀러가신다고 하는 그 공포의 곰국. 이 곰국은 또 뭔가.. 이게 설렁탕인가 곰탕인가..

난 이게 사실 같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소한 그 기원은 같다고 본다.

 

소 뼈 중에 국물이 가장 고급스럽게 나오는 것이 바로 사골이다. 그러나 사골 국물은 기름기가 별로 없다. (물론 끓일 때 엄청나게 걷어 내니까 그렇지!!)

사골말고 잡뼈를 우려도 국물은 잘 우러난다. 사골만큼 맑고 뽀얀 국물이 아니라 좀 혼탁한 국물이라서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거기에 고기 덩어리를 넣고 함께 삶으면 진한 육수가 우러난다. 제일 좋은 것은 양지머리라고 하는데, 이걸 소의 첫번째 위인 양 중에서도 가장 좋은 부위인 양깃머리하고 헷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엄연한 고기 부위의 이름이다.

거기다가 곱창 같은 것도 넣어서 함께 끓이면 국물은 더 진해진다. 뼈만 고아서는 진한 국물을 얻기가 힘들다. 양도 부족하고 너무 오래 끓여야 한다. 그러니까 뼈는 뼈대로 모아서 푹푹 고아서 국물을 만들고, 그 국물에 살코기가 내장을 더 추가해서 국물을 더 진하게 만든다. 이걸 가마솥으로 한 솥 끓여 놓고 거기다가 이런 저런 것들을 추가해서 국을 만들고 밥을 말아서 국밥으로 먹는 것.

이게 바로 전통적인 주막형 국밥이었던 것이 아닐까?비용과 노동력, 그리고 연료비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 중에서 소 머리고기가 많이 들어가면 소머리국밥. 소 핏덩어리가 들어가면 선지국. 소 내장이 주로 들어가면 내장탕. 무릎뼈 연골이 들어가면 도가니탕.시레기를 많이 넣으면 시레기 해장국. 우거지를 넣으면 우거지 해장국. 국물은 약간 다르지만 갈비뼈에 붙은 살이 좀 들어가면 갈비탕. 한두 가지가 아니네..

결정적으로 뽀얀 국물에 깔끔한 수육이 들어가면 설렁탕.

그리고 이 모든 국들, 소고기나 소뼈를 이용해 푹푹 고아서 만드는 모든 것을 곰탕(고음탕)이라고 불렀던 것은 아닐까?

 

곰탕과 설렁탕은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 음식이 아니라, 소의 몇몇 부위를 이용해서 국물을 내고 소의 몇몇 부위가 건더기로 들어가 있는 그런 음식들에 대한 서로 다른 부분적인 명칭이라고 정리를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한다.

날씨도 쌀쌀해 지는데, 뜨끈한 곰탕이 한 그릇 먹고 싶어지는 밤이다.

이건 뭘까..
이건 뭘까..

이게 설렁탕인지 곰탕인지 자신 있는 분은 한 번 맞춰 보시라.

 

 







5 thoughts on “곰탕과 설렁탕

  1. 설렁탕아닌가요??
    일부음식점에서는 설렁탕에
    커피탈때 쓰는 프림을넣는다던데
    그냥 루머인가요? 프림넣으면 달콤해지나?

  2. 곰탕의 기원은 고음국에서 왔습니다. 고기나 뼈에서 진액을 추출하는 일을 보통 고를 내린다 곤다 라고표현하는데(18세기 문헌에 나옵니다).. 이는 고(膏)를 추출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고음국 곰국 곰탕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그중에서 뽀얗고진한국물을 가르키는 말로서 설농탕이 생겨나는 데 대략 19세기말 한양지방을 중심으로 설농탕이 탄생한것으로 보입니다. 이런근거롭

  3. 이런 근거로보면 곰탕이 상위개념 설렁탕을 갈래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여서 고기나 기름 내포를 넣어서 맑은 국물을 보통 곰탕.. 뽀얀 국물을 설농탕이라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뽀얗고 진한국물이라하더라도 사곰곰국 소머리곰탕등의 이름도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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