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은 얼마나 위험한가

 

 

트윗 공간에서 괴담을 하나 들었다.

아는 사람이 항공기 승무원인데 일본에 놀러 갔다 와서 몸이 안 좋아 진찰을 받았더니 방사선 피폭이라고 7년간 임신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 엄청난 속도로 리트윗이 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얘기들은 사람들의 본질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이런 위험을 막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와 함께 힘이 실리면서 퍼져 나가기 마련이다. 저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저런 얘기에 동조하면서 마구 퍼트리는 행위는 옳지 않다. 이게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것인 지 생각을 해 보도록 하자.

 

광우병의 교훈

2008년 이명박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면서 타올랐던 촛불 시위의 발단은 광우병 쇠고기 논란이었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과연 광우병은 진짜 그렇게 위험했던 것인가? 아니면 괴담으로 과장된 위험에 놀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던 난동인 것인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소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소

일단 아주 쉬운 산수를 좀 해보기로 하자.

어떤 위험요소가 있고, 그 위험요소로 인해 한 사람이 죽을 확률이 백만분의 일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가?

참고로 항공사고로 죽을 확률이 천오백만분의 일 정도 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숫자는 그다지 정확하지도 않고 뽑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건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리고 번개 맞아 죽을 확률이 이백만분의 일 정도 된다고 한다. 숫자야 부정확할지 몰라도 항공기 사고로 죽는 경우가 번개 맞아 죽는 경우보다 훨씬 더 적은 것은 사실이다.

이 정도 확률이면 개인은 거의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추락할까 겁나서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이 정상은 아니다. 번개 맞아 죽을까봐 겁나서 비오는 날 밖에 못 나가는 사람도 정상은 아니다. 그런 정도의 위험은 감수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한 사회를 관리하는 국가의 책임은 그 레벨이 달라진다. 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요인이라면 관리를 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번개 맞아 죽을 확률이 그렇게 낮아도 어지간한 현대 국가에서 만들어지는 높은 시설물에는 항상 낙뢰를 염두에 둔 시설이 들어간다. 피뢰침 말이다.

그 피뢰침 만드는 비용은 그저 낭비인가? 절대 아니다. 일년에 우리나라에서 번개 맞아 죽는 사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열명 미만이라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는 번개 맞아 죽을 확률이 오백만분의 일인가??)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그 열 명의 생명이라도 지키기 위해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피뢰 시설도 의무적으로 하게 하고, 낙뢰를 피하기 위한 주의사항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즉, 개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확률의 위험성이라 해도 오천만 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는 그런 미세한 위험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이거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이야기 아닌가?

거기다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위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안전을 생각한다면, 이럴 경우 그 위험의 확률을 알려진 과학적 근거로 계산할 수 있는 최대치를 산정해서 고려해야 한다. 모르니까 말이다.

광우병 문제는 거기에서 발단이 되는 것이다. 광우병이 무슨 화장품으로도 옮고 걸리면 뭐가 어떻게 되고 하는 괴담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다 괴담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광우병 따위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 굳이 사다 먹지는 않지만 먹게 되면 별 걱정 없이 잘 먹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술이 덜 깬 운전자가 모는 차량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다른 것이다. 광우병의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기준에 의해 가장 최고 확률의 위험도를 산정하고, 그 위험도를 막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명박 정부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 그렇게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얼씨구나 하고 수입을 결정하는 그런 형국이었다. 이러니 사람들이 화를 안낼 수가 있나.

광우병 관련 촛불이 타오를 무렵 한 편에서는 광우병이 그다지 위험한 것이 아니며, 저 사람들은 다 일부 불순분자에 선동되어 몰려 나온 몰지각한 우중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다. 광우병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은 맞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분명히 임무를 다하지 않았고, 거리에 나온 아기 엄마들은 이 점을 지적하며 정당한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이걸 비난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이런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던 근거가 되어 준 것이 바로 그 다양한 “괴담”들이었던 것이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던 다양한 괴담들, 광우병의 매개체로 추정되는 프라이언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도 없이 만들어진 괴담들 말이다. 그리고 분명히 그 괴담에 자극받아 거리에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사실이겠지.

이 사건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과학적으로 산정되는 이런 종류의 위험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생각을 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사람들을 자극하는 괴담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차분한 대응 속에서 정확한 대상에게 정확한 임무를 요구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물론 어렵겠지만 말이다. 옳은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지만, 그래도 옳은 행동을 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단지 아쉬운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고 신뢰할만한 얘기를 해 줄 임무가 있는 정부, 언론, 전문가집단이 모두다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믿을 곳이 없다는 것. 정부고 언론이고 전문가들이고 모두다 자기들 이익에 맞춰 과학적인 주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데 도대체 누굴 믿으란 말인가.

어쩔 수 없다. 최선을 다해서 스스로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끔찍한 사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끔찍한 사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일본의 관료주의에 대해 나부터도 지나치게 관대한 평가, 너무나 높은 수준으로 과대평가를 해 왔던 것 같다. 알고 봤더니 일본 사람들도 바보들이다.

어떻게 원전을 그런 식으로 허술하게 관리를 한단 말인가? 난 또 우리나라만 그렇게 엉망으로 관리하는 줄 알았지, 설마 일본마저도 그렇게 썩어 문드러진 관료들이 횡행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부터 그랬다. 정기점검이나 각종 안전수칙들을 제대로 지켜 왔다면 생길 수 없는 사고였다. 역사적인 규모의 지진과 쓰나미가 원인이라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허물어져 내리면 안 되는 것이 원전이다.

거기다가 사고 이후의 대처는 더욱 더 엉망이었다. TEPCO의 대응은 마치 재난 발생시 우리나라 관료들의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는 듯 했고, 모든 위험성을 숨기기에 급급했으며, 사후 처리 역시 엉망진창이었다. 그 와중에 해일이 오는데 대피방송을 끝까지 하다가 숨진 공무원 영웅 만들기 같은 짓이나 하고 있고..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인가 하는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정도였다.

그 결과 일본은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꽤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 지역이 생겨 버렸고, 엄청난 피해를 입어 버렸다. 그렇다면 과연 그 사고로 인해 분출된 방사성 오염 물질들은 어떤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일까? 또 그 여파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일까?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방사능이 인체에 피해를 주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방사선 피폭, 또 하나는 방사능 물질 오염이다.

알파선이나 베타선은 그나마 좀 덜 위험하니 감마선 위주로 생각해 보자면, 감마선은 일종의 빛이다. 방사성 물질이 방출하는 강력한 빛인 것이다. 그 빛을 쏘이는 것을 피폭이라고 한다. 이렇게 피폭되면 그 양에 따라 인체는 타격을 받게 되는데 주로 DNA가 파괴된다. DNA가 파괴된다는 것은 그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약한 경우는 갑상선암 등이 되고, 백혈병도 암의 일종이니 분명히 방사선 피폭의 후유증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피폭은 일시적이다. 방사성 물질의 근처에서 떠나면, 즉 방사능 오염 지역을 벗어나면 피폭은 멈춘다. 피해가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일시적인 피폭을 당하게 되면, 그 피해의 양을 측정하는 것은 검사를 통해 정상적인 세포들 중에 얼마나 많은 비율로 DNA가 파괴된 세포가 있는가 하는 것을 측정해 봐야 한다.

물론 방사성 피폭의 위험이 미리 예견되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정확한 방사선 피폭량을 측정하기 위한 배지 등을 착용함으로써 수치를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심각한 수준으로 피폭이 되었다면 이미 문제가 발생한 상태겠지만, 그다지 심각한 피폭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방사성 물질, 즉 방사선을 지속적으로 내뿜을 수 있는 그런 물질의 미세한 입자가 사람 몸에 달라 붙거나 체내로 들어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방호복을 입고 있거나 하는 경우라면 방호복을 벗어 버리고 잘 씻으면 상당부분 씻겨 나가기 때문에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세한 입자는 먼지에 달라 붙어서 호흡기로 들어오기도 하고, 체내에 누적되는 수도 있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방사성 물질들이 먹이 사슬을 따라 점차로 축적되다가 인체에 들어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WBC 같은 검사를 해 봐야 한다. 그 미세한 방사성 물질의 입자를 찾아내는 것 보다는 그 입자들이 내 뿜고 있는 방사선의 총량을 따져보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나오는 방사선 양은 일반적으로 매우 적지만, 지속적으로 체내에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으니 누적 피폭량이 커질 것이고, 그것도 신체 내부의 조직이 지속적으로 피폭되는 상황이니 더욱 더 곤란할 수도 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

이 두 가지 상황 중에서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걱정할 상황이라면 후자인 것이다. 일본에 가더라도 오염 농도가 심한 통제구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당장의 피폭 보다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연 얼마나 걱정을 해야 할까?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녹아 내리면서 대기 중으로 또 바다 속으로 퍼져나간 방사능 물질에 비해 대기의 양과 바다의 물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오염물질은 자연스럽게 브라운 운동을 하면서 확산되기 마련이다. 그나마 방사능을 가지는 원소들은 매우 무거운 것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미세한 분진으로 갈렸다 하더라도 가라앉기 마련이다. 대기 중에서는 좀더 빨리 가라앉고, 물 속에서는 조금 느리지만 마찬가지로 가라 앉는다.

그러니 방사성 물질들이 퍼져나가면서 반경이 넓어질수록 급격하게 그 농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IAEA 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지점에서 반경 40Km 밖으로 모두 대피할 것을 권헀지만, 일본 정부는 20Km 반경만 강제 대피시키고, 20-30Km 반경은 자발적 대피를 권하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비난을 받았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40Km 바깥은 그나마 기준치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즉, 40Km 거리 밖으로 방사성 물질들이 확산되면 농도가 그만큼 떨어져 버린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그런 사고가 없었던 것 보다야 방사능 오염이 좀 되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확산은 부피의 문제가 되므로 거리가 두배가 되면 농도는 1/8로 떨어지게 된다. 물론 중력의 효과가 있으니 단순히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대략 후쿠시마에서 100Km 이상 떨어지면 조금 찝찝하고 불안하긴 해도 당장 위험을 느끼지는 않아도 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에서 동경까지는 200Km가 조금 넘는다. 동경은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대도시이다. 만약 동경이 방사능 오염의 위험에 빠져 있다면, 아마 이미 오래 전에 엄청난 소동이 벌어졌을 것이다. 후쿠시마에서 우리나라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후쿠시마에서 강릉까지만 계산해도 1000키로가 넘는다. 만약 우리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 때문에 오염을 걱정할 수준이 된다면, 일본 전역은 초토화 되었다고 가정해도 별 무리는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러니 직접적인 오염은 기하학적인 관점에서만 봐도 그렇게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봐도 된다. 물론 분명히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늘어난다. 바람을 타고 오기도 하고, 조류를 타고 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늘어나는 폭 자체가 이미 자연계에 존재하는 각종 방사선의 양에 비교해 봐도 그렇고, 인체에 유해한 수준의 기준치를 봐도 그렇고 크게 위험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농도는 조금씩 더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냥 안전한 건가? 최소한 확산에 의한 오염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해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우리가 땅을 떠서 서쪽으로 이사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 문제는 고민하지 말기로 하자.

그러면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뭔가 인위적인 수단을 통해 후쿠시마 근처의 높은 농도의 오염물질이 우리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산물이다.

후쿠시마 사고 났다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몽땅 다 집 버리고 일터 버리고 도망간 것도 아니다. 그들도 역시 삶을 지속해야 한다. 농사도 짓고 고기도 잡는다. 단지 반경 30km 이내에는 안 들어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후쿠시마 근해에서 잡은 물고기는 어떨까? 방사성 물질이 퍼져나가고 있는 농도 높은 지역을 헤엄쳐 다니던 그 물고기들, 또 그 물고기들을 잡아 먹은 좀더 큰 물고기들은 어떨 것인가.

기본적으로 수산물에 대해서도 검역 시스템이 있을 것이다. 잡힌 물고기들을 검사를 할 것이다. 그렇게 검사해서 위험수치가 나오면 유통되지 않도록 할 정도의 양식은 있을 것이다. 물론 믿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런 수산물이 또 국내에 유입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위험하고 꺼림직한 것들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게 형성될 것이고, 돈이라면 소비자들에 농약이라도 먹일 수 있는 사람들이 또 장사꾼들이라서 그렇다. 모든 상인들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항상 일정 비율로 있다는 뜻일 뿐이다.

우리의 수입 수산물 검역 시스템은 어떨까? 이 사람들 역시 못 믿겠다. 맨날 물어보면 “기준치 이하” 라서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진짜? 측정이나 제대로 해 봤나?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위험에 대해서는 맥시멈 위험률을 적용해서 조치해야 한다. 확실하게 검사된 물건이 아니라면 수입을 안 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주변국들 중에 가장 늦게 조치하는 것이 또 우리나라의 검역 시스템이고 정부이다. 이 일을 우째야 할지 모르곘다. 수산시장 가서 생선 살 때 마다 일본산인지 확인하고, 아니더라도 가이거 계수기라도 들이대서 나 혼자만이라도 검사를 해야 되는 걸까?

발빠른 상인들은 이미 아이폰에 잭으로 연결해서 방사선 량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팔기도 한다. 그거라도 사야 되나?

하지만 그 오염의 확률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불안해 할 사람들은 충분히 있겠지만 말이다. 결국 수산물은 좀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있다. 일본산 수산물에 실제로 검출될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있다면 정부가 숨기더라도 이미 어딘가에 사는 심각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밝혀내서 보도 되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 사회가 최소한 그 정도는 된다.

나는 그런 거 별로 걱정 안 한다. 오히려 참치에 포함된 수은이 더 두렵다고 판단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참치회는 잘 먹는다. 누가 안 사줘서 못 먹을 뿐이다.

수은이 무서워서 이걸 못 먹는다니.. 말이 안되잖아.
수은이 무서워서 이걸 못 먹는다니.. 말이 안되잖아.

어찌되었거나,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그러나 나 자신은 그 위험의 확률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겠다.. 라는 것이 내 입장이라는 걸로 정리할 수 있겠다.

 

괴담의 등장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내가 성급하게 괴담이라고 단정했던 내용을 다시 보시라.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왜 저 얘기가 괴담인 것일까?

일단 주인공이 항공기 승무원이다. 민항기들이 날아다니는 고도에서도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유입되는 방사선 양이 꽤 높은 편이다. 그들은 규정에 의해 방사선 노출량을 확인해야 되고, 연간 피폭량이 기준치 이하에 머물도록 근무시간도 조절해야 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흔히 말하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직종이라는 것이다.

그런 항공기 승무원이 단순히 일본에 놀러 갔다 왔는데 피폭 진단이 나왔다는 것. 그러나 그 원인이 일본에 갔었기 때문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 일본에 갔다면 어딜 갔는지, 가서 몇 일이나 있었는지, 이런 내용은 하나도 없다. 어쩌면 저 승무원은 지나친 근무로 인해 고고도에서 방사선 피폭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동경 같은 곳을 며칠 다녀왔는데 임신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을 정도로 피폭되는 수준이라면, 지금쯤 동경은 아비규환이 되었어야 정상이다.

거기다가 향후 7년간 이라는 숫자도 의심스럽다. 모종의 이유로 병원에서 방사선을 다량으로 쬐게 될 경우, 향후 1년 정도 아이를 갖지 말라는 원칙적인 경고는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피폭을 얼마나 당했길래 하필 “7년”인지 의아할 뿐이다. 어느 정도 피폭을 당하면 몇 년간 주의, 이런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곘지만, 그렇게까지 정밀한 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방사선 피폭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일본 원폭 피해자들이나 체르노빌 사고 관련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전부인데 말이다.

모든 것을 떠나, 저 얘기는 “정확한 정보”는 거의 담겨 있지 않으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는 극대화 시킬 만한 주제가 된다. 말 그대로 사람들의 합리적인 이성 보다는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를 한껏 자극하는 얘기라는 것이다. 만약 저 얘기를 어떤 언론이 했다면 나는 그 언론사를 황색언론이라고 비난했을 것이다.

개인은 저런 얘길 할 수도 있다. 아마 저 얘기를 실제로 들었다면 놀라고 무서워서 옮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괴담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괴담은 결국 돌고 돌아서, 정당한 유권자의 권리로 정부의 의무를 상기시키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역 체계를 가동시킬 것을 요구하는 정당한 주장을 “괴담에 근거한 헛소리”로 몰아 부치는데 사용되기 마련이다.

마치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수입하려는 정부에게 확인되지 않은 위험은 맥시멈 위험율로 간주할 것을 요구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을 광우병 괴담에 속아 선동당한 우매한 군중으로 몰아 부칠 때 흔히 광우병 괴담이 활용되었듯이 말이다.

 

나는 괴담이 싫어요

그렇다. 나는 괴담이 싫다. 일단 괴담은 근거가 없기에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가슴에 또 머리에 팍팍 꽂히는 감성적인 호소력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싫다.

사람들을 속이고 조종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괴담을 잘 활용한다. 권력자들은 언제나 그런 괴담을 활용해서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지배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그런 권력자들을 우리는 독재자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부당한 권력에 항거하는 사람들 역시 괴담을 이용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행동에 나서게 만들고 싶은 끊임없는 유혹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해서는 될 일도 안된다. 아니 그렇게 해서 이룬 일은 가치가 없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한 마디로 요약해서 전달하는 슬로건이나 캐치 프레이즈 같은 것들은 그 경계선 상에 서 있기 마련이다. 과장과 왜곡은 언제든지 괴담으로 돌변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들이다.

솔직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그 정보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렇게 기본을 지켜나가야 우리 사회는 천천히 발전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괴담 따위로 사람들을 뒤흔들고, 그게 성공하는 사회는 원시 주술사회일 뿐이다.

최소한 우리 사회가 그렇게 후진 사회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1 thought on “방사능 오염은 얼마나 위험한가

  1. 글 잘 보았습니다. 최근 방사능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모임인 차일드 세이브에 가입했는데,, 후쿠시마사태 이후 3년반동안 아무생각없이 살아왔던 저로써는,, 카페 글들이 충격적이더군요,, -_-… 그런데 많은 내용들이 괴담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을 것도 같은데,,, 방사능 물질에 대해서 언론에서 너무 안다루어지고 있는게 아닌가요? 조금은 방사능 물질에 경각심을 가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해져서 급급 불안해졌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도 없는 신혼부부 라서,, 더더욱 걱정이네요, 물뚝심송님은 차일드세이브 회원들이 가지는 방사능 불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방송에서 다루어주실 의향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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