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재미있는(?) 반감기 이야기

 

 

방사성 물질의 특성 중에 반감기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세슘 137 동위원소 같은 경우는 반감기가 30.17년 정도.

반감기의 의미는 세슘 137원자가 예를 들어 100개가 있을 때, 30년이 지나면 100개 중에 50개의 원자가 붕괴를 일으켜 바륨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세슘 원자 100개를 우주 여기저기에 하나씩 흩어 놨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중 50개는 붕괴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51번째의 세슘 원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자. 30년이 흘렀는데 내가 붕괴를 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자신의 동료들 중에 50개가 이미 붕괴를 했다면 나는 붕괴하지 않는다. 49개가 붕괴했다면 나도 붕괴해도 된다. 그렇다면 세슘 원자는 자기들끼리 정보를 주고 받는단 말인가? 어떤 정보도 빛보다 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세슘 원자들이 수백 광년 이상 떨어진 곳에 흩어져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30년이라는 시간 안에 서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감기는 정확하게 지켜진다. 도대체 어떻게 지켜지는 걸까? 아니 그 이전에 반감기라는 특성이 있게 되는 이유가 뭘까?

 

답부터 얘기하자면 이 질문은 사기다.

반감기는 실험적으로 먼저 확인된 특성이며, 확률적인 특성이다. 즉, 원자가 100개가 있고 반감기가 지나면 그 중에 정확하게 50개의 원자가 붕괴하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한 개의 방사성 동위원소의 원자가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붕괴할 확률이 1/2일뿐이다. 그러니까 세슘 원자 두 개가 있고 반감기가 흐르면 둘 중의 하나만 붕괴할 수도 있고, 둘 다 붕괴할 수도 있고, 둘 다 붕괴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원자의 개수는 충분히 많고, 각각의 원자가 반감기가 흐른 뒤 붕괴할 확률이 1/2라면 전체적으로는 정확하게 1/2의 원자가 붕괴하게 되는 것이다.

개별적인 세슘의 원자들은 서로간의 상태를 알 이유도 없고, 알 수도 없다. 아니 그 이전에 원자에 어떤 정보를 처리할 지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바보같지 않은가? 그저 반감기가 지나면 붕괴할 확률이 1/2일 뿐인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읽으실 분들 중 다수는 애초에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외치고 욕을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 반감기 얘기는 언제나 확률의 얘기로 전이되고, 반감기와 확률의 얘기를 모두 담고 있는 유명한 비유는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되시겠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얘기는 당연히 양자역학 얘기로 전이될 것이고, 비천한 문과 것들은 이쯤 되면 읽기를 포기하고 백스페이스를 눌러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확률 개념, 특히 양자역학과 관련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확률에 대한 개념은 그리 쉽지 않다. 이걸 이용한 교묘한 사기성 질문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그 중에 하나로 짧은 글을 써 봤다.

세상에는 이런 수준의 교묘한 질문은 커녕, 중학교때 배운 열역학 제2법칙도 우습게 무시하는 “영구기관” 얘기로 사기를 치는 인간들이 드글드글하고 거기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니 말해 무엇하랴.

 

끝.

 







4 thoughts on “짧고 재미있는(?) 반감기 이야기

  1.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이것도 헛소리로 봐야겠습니다.
    주사위는 그냥 던지고, 하던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휴일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1. 네, 그거 아인시타인의 헛소리죠. 그가 한 말이라고 다 옳은 얘기가 아니고, 신을 들먹이는 순간 아인시타인은 과학자이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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