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명작 – 신용문객잔 시리즈

(* 예전 PC 통신시절에 매우 유명했던 “신용문객잔”시리즈라는 설화입니다. 전래문화 보존 차원에서 올려둡니다. *)

 

신용문객잔 (1)

 

-野史 용문객잔(勇門客潺)

(正史로 전해내려오지않는 용문객잔의 슬픈이야기)

 

제 1 화 중원(中原)의 혈풍(血風)

 

비바람이 몰아친다.

많은 영웅들이 빛을 발하고 스러지기를 벌써 수천년.
이곳 중원의 작은 소읍은 오랫만의 평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어딘지모를 불안감. 도데체 이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용문객잔(勇門客潺)!

영웅들의 이야기가 피로서 전해져오는 유서깊은 객잔이다.
뿌려대는 비바람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이 곳에 한 사내가 객잔의 입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죽립(竹笠)을 깊이 눌러쓴 모습에 낡고 허름한 의복을 한 사내.
그러나 어딘지모르게 무인의 냄새가 풍겼다.

사내는 주위를 살피더니 안심한듯 용문객잔 안으로 몸을 날렸다.

“츠츠츠츠….”

이때였다.

홍의(紅依)를입은 인영이 갑자기 객잔의 옆에 자란 나무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다면,이 홍의인은 진작부터 나무위에서 몸을 감추고 있었단 말인가 ?
찢어진 눈. 한눈에 보아도 흉측하리만큼 추한얼굴의 홍의인.

“흐흐흐. 이럴줄알았다. 단족단수(短足短手)한 네 녀석의 속셈은 이미
알고있었다”

아아.

홍의인에서 풍기는 살기(殺氣)! 과연 이것이 사람의 살기란 말인가?

홍의인이 몸을 펴는듯하더니 마치 백조처럼 가볍게 땅으로 내려 앉았다.
절묘한 경공술! 저것은 수백년전에 무림을 피바람으로 몰아넣은 대마두
대두장요(大頭長妖)의 일로강류(一潞降柳)의 경공술이 아닌가 ?

그렇다면 홍의인의 정체는 과연 무었이란 말인가?

한편 객잔에 들어간 사내는 비에젖은 죽립을 벗고 창가의 자리에 앉았다.
20대쯤 되어 보일까. 섬세한 턱에 어딘지 불안한듯한 눈초리를 하고
있었으나 침착하게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 보았다.

객잔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잠깐 잠을 자다가 깬듯 점소이가 느릿느릿 다가왔다.

“무었을 드릴까요?”

사내는 잠시 굵은 눈썹을 움찔하였다.

“술은 필요없고 삼양검치라면(三洋劍治拏眄)을 주게.되도록 빨리”

점소이는 그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삼양검치라면(三洋劍治拏眄)!. 무공을 하는자 치고 이음식의 이름을
모르는 자가 과연 있을까? 한그릇만 먹어도 공력이 5갑자나 증대하고
능히산을 쪼개고 바다를 메꾸는 무공를 얻게된다는 음식.

그러나 천골천음지체(天骨天陰之體)와 천골천양지체(天骨天陽之體)가
아니면 일시에 무공을잃고 한낱 밥버러지로 변한다는 음식.

태양궁의 폭할이수해투(爆割以水海鬪)와 남해수라궁의 독투락만투(毒投洛卍鬪)와
함께 3대기괴식음(三代奇怪食飮) 으로 일컬어지는 음식 !.

도데체 이사내의 정체는 무었이란 말인간 정말로 이사내가 이 기괴식음을
흡수할정도로 무공이 높단말인가?

또한 일백년에 한번 모이는 파암유(坡岩油)이라는 기름을 사용해야하고
오늘이 바로 그 일백년이 되는 날이라는것을 어떻게 아는것일까 ?

점소이의 나이는 수백살이 넘었고 점소이는 그동안 수없는 당대
절대고수가이 음식을 먹고 폐인이 되어 버리는 모습을 보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점소이는 사내의 의사를 존중할 수 밖에 없었다.

점소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사내는 다시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잠시후 점소이가 가져온 삼양검치라면을 놓고 사내는 잠시 다시한번
주위에 경계의 눈빛을보냈다.

순간 이 사내의 몸에서도 홍의인에게서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살기가
폭사되었다.

손님이 한명도 없는 객잔에서 이토록 흉악한 살기를 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내가 살기를 거두고 젓가락을 마악 삼양검치라면에 댈 찰라였다.

“아아악!!!”

객잔의 입구에서 피가튀고 살이 찢기는 소리가 들렸다.

“막아라 ! 저놈이 객잔안으로 들어와서는 안된다.!”

“퍼펑.”

“커억~~!”

객잔을 지키는 거한들이 객잔밖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사내는
삼양검치라면 그릇과 검치라면과 보완흡수하게 되어있는
만년한빙단무지(万年寒氷丹武旨)를 들고 능공허도(臺空虛徒)의
경공술을 이용해 구석자리로 순식간에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미 홍의인은 마지막 거한과 점소이마저 도륙하고
직도항룡(直刀抗龍)의 자세로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보통의 직도항룡과는 판이하게 다른 절세 기공의 초식이었다.
홍의인의 칼끝이 사내의 목에 그대로 꽂히는가 싶더니 순간 사내는
반탄강기(反彈强氣)의 힘으로 홍의인의 칼을 튕겨 내었다.

“크크크.많이늘었군.”

“저자거리의 개같은 놈 .무었때문에 친구인 나를 노리느냐?”

사내의 뇌룡포효(雷龍咆爻)의 전음에도 홍의인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소름끼치도록 싸늘한 웃음을 날렸다.

“흐흐흐.단족단수(短足短手)! 네손에있는 삼양검치라면과 만년한빙단무지를
내게 넘겨라. 그럼 네목숨은 붙어있게 하겠다”

“그렇군. 파마천검(坡魔天劍)네놈의 목적은 이 기괴식음이었군.
하지만 네녀석 같은 놈에게는 아무소용이 없을터 왜 삼양검치라면을
원하느냐 ?”

갑자기 홍의인은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다.

“크핫핫핫.네놈이 천골천양지체인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또하나의
천골천음지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으읏! 그렇다면 네놈이?”

“흐흐흐. 각오해라 하룻강아지”

갑자기 홍의인이 만파횡절세(万波橫切勢)로 검을 날리고 오른손으로는
금나수의 형세로 삼양검치라면을 빼앗으려하였다.

그러자 사내는 계두회전형(鷄頭回傳形)으로 순식간에 한 장이나 물러났다.

사내는 돌발집면세(突發集懋勢)로 삼양검치라면를 3가닥을 집어
아귀만찬식(餓鬼晩餐食)과 무미건조식도락(無味乾燥食道樂)으로 한입에
삼켜버렸다.

하지만 한꺼번에 여러초식을 펼치느라 작은 틈이 있었고 이틈을 홍의인의
광천수(光天手)가 파고들어 오보해타혈(五保害打穴)을 짚어버리고 말았다.

“으윽 쥐새끼같은놈이 우우욱!”

사내는 어이없이 이미 삼켯던 삼양검치라면을 뱉아내고 말았다.

아아!진정코 홍의인의 무공은 어느정도인가? 오보해타혈은 4대 마혈중의
하나인데 홍의인이 4대마혈을 어떻게 알고있단말인가!

4대마혈이란 500년전 중원을 피비린내나는 혈투로 몰아넣은 마교집단
과음숙취궁(過飮熟醉宮)의 궁주 두주불사(斗酒不師)가 비전한 비혈로

제 1마혈 오보해타혈(五保害打穴),
제 2마혈 보사부헌혈(保死符憲穴),
제 3마혈 만성빈혈(万淞貧穴),
제 4마혈 왕변배출혈(王便陪出穴)

을 일컫는 신비의 혈도였다.

“흐흐흐 네놈이 검치라면을 먹게 그냥놔두지는 않겠다.
장난은 이제 그만하겠다.각오해라”

“이야압!!!!!”

“회전목마검(回轉木摩劍)!”

홍의인의 무시무시한 기합소리와함께 한줄기 유성처럼 몸을 회전하며
사내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이때 갑자기 사내의 몸에서 푸른 빛이 돌더니 한마디 외침으로 홍의인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튕겨내었다.

“직장파열권(直贓波裔拳)!!”

아아! 정녕코 이싸움의 승부는 쉽게 나지 않으리라.

직장파열권! 실로 악랄하기 짝이없는 사파무공으로 600년전 중원의 정파,
사파무림을 벌벌떨게했던 극랄하고 지독한 무공이다.

제 1 초 일지 관통세(一指貫通勢)는 한개의 손가락으로 상대의 직장을
파고들어 순식간에 무공을 빼앗고 피를 토하게 하고 직장이 뻐개지는듯한
고통을느끼며 보통의 고수는 걷지도못하고 앉지도못하는 폐인으로 만드는
무서운 초식이다

이초식에 당하면 걷지도못하고 앉지도 못하므로 다리를 벌리고 한없이
서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알려진 초식이다.

제 2 초 쌍지파직장(雙指坡直掌)은 양손의 손가락으로 모아 내공의
힘으로 상대의 직장을 해체하므로 이또한 극악한 무공으로 그 고통은
이루 말할수 없다한다.

제 3 초 우수절둔부(右手切臀部)는 오른손에 기공을모아 둔부의 갈라진
틈을 공격하는 수법으로 아무리 절세고수라하여도 이 수법을 에 당하느니
차라리 독장에 당하는것을 택한다 한다.

제 4 초는 전해내려 오지 않는 최고의 극악무공으로 그 시전모습은 그
무공의 극랄함에반해 매우 아름답고 우아하다고 전해온다.

“아앗! 네놈이 어떻게 직장파열권(直贓坡裔拳)을?”

홍의인은 생초보운행(生筑步運行)의 경공술로 재빨리 피해나가며 소리쳤다.

“크크크크크..”

이미 사내는 한마리 짐승처럼 마인의 모습을 하고있었다.
직장파열권(直贓坡裔拳)의 마공(摩功)을 펼치기위해서는 인간의
마음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리라.

“제 1초 일지관통세!”

번쩍하는섬광과 함께 바람을 휘감으며 한가닥일지가 홍의인의
하의를 파고들자 홍의인이 외쳤다.

“양각폐쇄형!(兩脚閉鎖形)”

홍의인도 무공의 고수라 두다리를 모으고 천근추의 자세로 서서
사내의 마공1초식을 막아내었다.

“크크흑~~!”

그러나 직장파열권의 위력은 대단한것이어서 홍의인의 하의엔
일지통의 자국이 남겨있었다.

비틀거리는 몸을 추스림과 동시에 사내의 두번째 마공이 쏟아졌다.

“제 2초 쌍지파직장(雙指坡直掌)!”

비수같이 날아오는 양손가락이 갑자기 한데모여 양각폐쇄형을 깨고
직장을 가격했다.

“으아아악!”

홍의인은 피를 분수같이흘리면서 경공술로 객잔의 천장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제 3초 우수절둔부(右手切臀部)”

사내의 외침과 함께 황금빛으로 빛나는 우수가 홍의인의 둔부사이를
향해 파고들즈음 달아나던 홍의인이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한집삭월세(寒執壻月勢)!”

오오.. 한집삭월세(寒執壻月勢)! 천지의 음기를 검에모아 달을 베는
형세의 무공으로 700년전의 절세검객 로태풍선검(老太風仙劍)의
비기가 아닌가?

사내는 홍의인의 반격에 당황해서 비보호좌회전(比步虎左回轉)의
형세로 몸을 틀었다.

그러나 홍의인의 검법도 극랄하여 사내는 양 겨드랑이에 큰 상처를
입고말았다.

하지만 상처를 입는도중 우수절둔부의 강기가 홍의인의 둔부사이를
강타하고 말았다.

“쿵.!”

“쿠쿵!”

객잔의 바닥에 두 무림고수가 서로 큰상처를 입고 누워있었다.
두 고수는 몸을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마지막 진기를 모아 서로
최고의 무공을 시전하기위해 서로 노려보고있었다.

잠시 객잔에는 침묵이 흘렀다.

서로 노려보는 두 고수의 눈은 흔들림없이 상대를 쏘아보고
있었다.

침묵.

이때 천정에서 한마리 바퀴벌레가 두 고수 의 사이로 떨어져
힘의 균형을 깨었다.

두 고수는 하늘로 날아오르면 자신의 최고무공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봉(鳳)-황(皇)-승(乘)-천(天)-세(勢)!”

사내의 몸이 금빛으로 달아오르며 두손을 모으고 마치 봉황처럼
우아하게 홍의인의 둔부를 향해 달려들었다.

“파(坡)-천(天)-멸(珷)-치(治)-검(劍)!”

홍의인의 검이 수만개의 검기를 뿌리며 사내의 겨드랑이와
발가락사이를 노리고 쏟아져 내렸다.

“콰쾅—콰르르–”

“쿠쿠쿵–”

“으아아악!”

“커억!”

용문객잔안에는 두 고수의 검기와 내공이 폭사되었고 두 고수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으으윽! 삼양검치라면은 어디있는가?”

사내는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어디서도 검치라면의 모습은 찾을수
없었고 두 무림고수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낱 삼양 검치라면이라는 음식때문에 친구간에 죽음을 건 싸움을
했던 두 무림고수.

결국에는 둘다 목숨을 잃어야 했던 슬픈 이야기.

이 전설은 아직도 용문객잔에 들렀다가는 나그네의 눈시울을 적시는
슬픈 이야기로 전해진다.

 

-후기-

그참극이 있은지 10년후 이 용문객잔을 지나다 두 고수의 슬픈
전설을 들은 당대제일가객(當代第一歌客) 마광수우(魔光守牛)는
다음과 같은 애절한 시를 남겼고 그 시의 전문이 아직까지 용문객잔
앞의 바위에 새겨져 비바람과 이끼에도 빛을 잃지 않고 있다 한다.

 

死 治 氣    死 治 氣    死 者 包
사 치 기    사 치 기    사 자 포
(죽음을 다스리는 기운이여 죽음을 다스리는 기운이여 죽은자를 감싸주오)

死 治 氣    死 治 氣   死 者 包
사 치 기    사 치 기   사 자 포
(죽음을 다스리는 기운이여 죽음을 다스리는 기운이여 죽은자를 감싸주오)

餓 死 蠣 非 也    骨 嚴 非 也.
아 사 라 비 야    골 엄 비 야.
(굶어죽어 아름답지 못하네 뼈마저 제대로되지 못하네)

淫舌居師 魔光守牛.

(衆)

作者之辯明:분망중(奔忙中)에 독해(讀解)한 존경통우(尊敬通友)
께 감사(感謝)하며 차후(此後) 상질내용(上暢內容)한
단론(短論)을 통소서관(通笑書館)에 전(傳) 할것을
약속(約束)함.

 


신용문객잔 (2)

 

바람이 불고 있다.

변경새외에 자리잡은 용문객잔(勇門客殘)에 무심한 모래바람이 분다.
수많은 고수들의 피를 머금은 채 흙먼지가 날린다. 30년 전의 대혈겁이후 고요하기
만 했던 이곳에 오늘 저녁 붉은 노을이 진다. 그 옛날 뿌려졌던 선혈(鮮血)과도 같은…

 

제 2 화 대혈겁(大血劫)의 서곡(序曲)

 

천년무림의 역사속에서 이처럼 평화로왔던 시절이 있었던가.

지난 20년 동안 중원무림에는 대마두(大魔頭)의 출현도, 무공비급(武功秘扱)을 차지
하려는 고수들의 탐욕스런 싸움도 없이 오랜만에 느긋한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

20년 전.

이곳 용문객잔(勇門客殘)에서는 천지(天地)가 찢기는 처참한 살극(殺劇)이 있었다.
중원의 패권을 둘러싸고 30년간 계속되어온 두 가문간의 최후의 일전이 이곳에서 벌
어졌던 것이다.

무림 3대 명문의 하나로서 무림맹주를 수차례 배출한 바 있으며 무림제일가(武林第
一家)로 자처했던 천년공처가(千年功處家) 와 중원의 3분지일을 자신의 땅으로 가지
고 있다는 무림거부(武林巨富) 백수골빈장(白首骨檳莊)이 일대격전을 벌였던 것이다.

15주야 동안 계속된 이 싸움에서 천년공처가(千年功處家)의 가주(家主)이며 봉술의
달인이었던 패주봉왕(覇主棒王) 여보무서(廬甫武序)는 지지탈휴대봉(地地奪携帶棒)
이라는 가공할 무기를 휘둘러 백수골빈장(白首骨檳莊)의 500여 고수를 몰살시켰다.
그들의 깨어진 머리에서 흘러나온 뇌수가 객잔의 안팎에 넘쳐흘렀다.

한편, 가문의 존폐를 걸고 이에 맞선 백수골빈장(白首骨檳莊)의 장주(莊主) 파천혈마
(破天血魔) 영세민(榮勢旻)은 집중수도권(執中首都拳)이라는 독랄한 권법으로 천 년공처가(千年功處家)의 고수들을 살육했다.

결국, 숫적인 열세를 보인 천년공처가(千年功處家)가 15주야 만에 가주의 장렬한 최
후와 함께 전멸하여 가문조차 멸문되고 말았다.

다만 싸움의 말미에 한 고수가 천년공처가(千年功 處家)의 어린 후계자를 품안에
넣고 번외 포달랍궁(포달랍궁)으로 탈출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었고 또 다른 이들은
그들이 결국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다고도 하였다.

비록 승리했다하나 역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백수골빈장(白首骨檳莊)은 장주이하
사대 호법이 폐관수련에 들어가며 봉문(封門)하여 이후로는 무림에 나오지 않았다.

이후 20년간 이 혈겁은 모두에게서 잊혀져 갔다. 이 싸움이 훗날 중원무림을 뒤덮을
피바람을 일으킬 씨앗이었음을 아무도 모른채…

그리고 이곳에선 어떤 피흘림도 없었다.

그러나 ….

3 년전 소림의 기승(埼僧) 문맹대사(文盲大師)가 입적하기 직전 천기를 읽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삼년이 지난 후 중원무림에는 이제껏 없었던 대혈겁이 닥쳐오리라
예언한 후 침묵속에 긴장이 감돌고 있었으니…

오늘… 서풍을 타고 불어오는 저 피냄새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정녕 대
혈겁(大血怯)의 서곡(序曲)이란 말인가 !!!

 

노을의 붉은 빛이 세상을 뒤덮은 저녁 어스름, 객잔의 문을 세차게 밀고 들어오는
사내들이 있었다. 한 사내는 죽립(竹笠)을 깊게 눌러쓰고 탄탄한 체격의 등위에는
장검(長劍)을 비스듬히 빗겨차고 한 발 한 발을 무겁게 끌고 있었다. 머리 둘레가
자신이 허리둘레와 동일하며 상체의 길이가 하체 길이의 두 배나 되는 타고난 무골
의 사나이였다. 내공(內功)이 실린 죽립객의 발걸음이 내딛여 질때마다 객잔이 쿵쿵
울렸다.

죽립객의 전신에서는 섬뜩한 살기가 풍겨나왔다.

그는 객잔을 곧장 질러와 가장 안쪽의 식탁에 앉았다.

유난히 커다란 죽립을 벗어 식탁 한 쪽에 내려 놓고는 점소이를 불렀다. 주방 쪽을
노려보는 죽립객의 눈에서 혈광(血光)이 폭사되고 있었다.

그의 바로 뒤로 녹의의 장삼을 걸친 사내가 뒤따라 들어왔다. 다소 마른 체격에 양
쪽으로 찢어진 눈을 가졌고 윗 입술이 위로 말려 올라가 코끝에 닿아 있으며 입꼬리
가 날카롭게 위로 치솟은 얼굴의 사나이 였다. 이 사내에게서는 죽립객과 같은 중후
한 내공은 느껴지지 않았으나 그와 마찬가지로 상체의 길이가 하체의 두배는 되어보
이는 걸로 봐서 타고난 고수임에는 틀림없었다.

점소이가 느릿느릿 다가왔다. 이미 이곳에서 수많은 혈겁을 목격했던 그도 죽립객의
무서운 살기에는 다소 움찔하였다.

“뭘 드릴 까요 ?”

차잔을 내려 놓으며 점소이는 죽립객의 눈빛을 외면하고 묻는다. 허리는 구부러졌으
나 나이를 측정할 수 없는 묘한 얼굴을 한 점소이는 조심조심 죽립객을 곁눈질한다.

둘 사이에 잠시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죽립객은 점소이를 노려보며 천천히 말했다.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 ! 을 주게 ~”

도저히 인간의 음성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음산한 목소리.

“시 바 수 리 갈 ….이라굽쇼 ? 흐~~음 ”

차잔을 내려 놓는 점소이의 손이 순간 가늘게 떨렸다.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

점소이는 한쪽 안면근육을 일그러 뜨렸다. 200년 전의 참사 이후 아무도 이 술을 찾
지 않았던 것이다.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

300년 전 사악한 무공과 무자비한 살인행각으로 무림공적(武林共敵)이되어 칠성산
(七星山)에 은거했던 당대 사파무림(邪派武林)의 태두 로만수파파(老晩手婆婆)가
제조한 술로써 제조과정이 너무 잔인해 중원무림에서는 이미 제조가 금지된 바 있으며,
희생자들의 한과 저주가 서려 제조하는 자나 섭취하는 자 모두 저주를 받는다는
악마의 술인 것이다.

이 술의 제법은 다음과 같다.

내공 2 갑자 이상의 천명 고수를 납치하여 산채로 심장을 쥐어짜서 얻은 혈액에 200년을
묵어 온몸의 털이 하얗게 된 백발혈랑(白髮血狼)의 간과 칠성산 계곡에만 서식하는
칠성전갈, 칠성지네 등의 독충의 극독을 섞고, 일만 구의 시체를 쌓아 거기서
흘러 나온 만인시독(萬人屍毒)을 넣어 술을 빚는다. 술의 재료로 쓰인 각종의 독이
서로 상승작용을 통해 맹독으로 변하면서 술이 익게 되는데 이 원주(原酒)를 열 가지
흡혈동물의 가죽에 열 번 걸러 만들게 된다. 따라서 이 술이 가지는 독성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수많은 무림인들이 이 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다음의 효능 때문이다.

이 술을 섭취하면 공력이 갑자 이상 증진되고 눈이 매처럼 밝아지며 모든 혈도가 트
여 어떠한 무공도 소화할 수 있는 체질을 가지게 되어 곧 중원 최강의 고수로 등극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술을 섭취하는 자는 예외없이 맹독에 중독되고 만다. 섭취후 바로 중독에 빠지기
시작하여 기혈이 들끓고 혈행이 역류하며 마침내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 모든
무공을 하루 아침에 상실하고 결국 폐인이 되어 부하의 손에 죽게 된다는 저주가 서
린 술이다.

200년 전 중원무림맹의 맹주로서 중원무림사상 가장 빠른 쾌도인 수피도12식(獸彼刀)
이라는 독문도법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오비마일도(烏飛魔一刀)도 단순한
호기심에 섭취했던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의 시독에 중독되어 주화입마(走火入魔)로
말미암아 모든 무공을 상실하고 거렁뱅이로 전락하여 시정잡배들의 손가락질과 함께 고주망태(故酒妄態)라는 치욕적인 별호를 얻고 비참한 생을 마쳤던 것이다.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에 희생당한 가장 극적인 무림인은 육사방(肉思幇)의 3대
방주이며 제 3 대 무림맹주로서 18 년간 군림했던 박투옹(樸鬪翁)일 것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내공수위와 가공할 유신검법(幽神劍法)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그도 시바 수리갈(屍婆獸裡蝎)의 시독만은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무공이 폐지된 후 그는
부하의 탄지신공(彈指神功)에 이마의 두중혈(頭中穴)을 격중당해 사방으로 피를 뿜
으면서 기녀품에 쓰러져 숨을 거두었는데 한때 무림에 군림한 고수답게 자신의 상태
를 걱정하는 기녀에게 “워 쓰~ㄹ 하오 (我是好,‘난 괜찮다’)”라는 최후언(最後
言)을 남겼다.

한편 후세의 사람들은 이 저주의 술을 이용하여 더욱 독성을 강하게 하는 악마의 방
법을 알아내었다.

이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을 작은 잔에 따르고 소림사(少林寺) 파계승 알골선사(謁
骨仙師)가 빚었다는 보리마라신주(菩唎魔羅神酒), 일명 라거주(羅擧酒)가 담긴 큰
잔에 넣어 함께 마시는 폭단살주 (爆斷殺酒).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과 여러 종류의 저주받은 잡주를 섞어 교대로 마시는 잠봉혈
주(潛鳳血酒).

등이 그것인데 이 들 술의 독성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여 무림3대저주의 술로 불리우
고 있었다.

이 술로 인해 무림의 많은 고수들이 일신의 내공을 잃고 손을 덜덜 떨며 술이 없인
하루도 견디지 못하는 한낱 주정뱅이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한편, 이 술의 독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미리 마셔두는 영약이 있는데 그것은 건지선
(乾芝旋)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천년열화콩나물뿌리에서 추출한 것으로 시바수
리갈의 시독을 제거해 주화입마를 막아 준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설일
뿐 과연 시독을 막아줄지는 아무도 아는이가 없었다.

주문을 받은 점소이는 주방으로 향했다. 그는 화덕에 불을 지피고 양고기를 굽는 한
편, 아궁이 한 쪽의 구멍속에 숨겨져 있던 시바수리갈을 꺼냈다.

두툼한 술병을 뚫고 서늘한 살기(殺氣)가 흘러나왔다.

구운 양고기를 한 접시에 담고 다른 접시에는 시바수리갈과 함께 섭취하여 공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만년한빙골병이(萬年寒氷骨幷伊)를 담았다. 그리고 안주
접시, 술병과 객잔의 특별식음인 갈아만단배(葛蛾卍丹杯)를 받쳐들고는 사내들을 향
했다.

술병을 탁자위에 내려 놓고 녹의인이 먼저 한 모금 섭취하는 것을 보고는 돌아서서
다시 주방의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점소이는 목언저리가 서늘해옴을 느꼈다. 위기를
느끼고 뒤를 돌아 보았다.

“ 슈슈슈 슉 ~”

녹의의 인영이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었다. 인영의 우수에서는 눈부신 광채가 일고 있
었다.

점소이는 반탄강기를 12성으로 끌어 올리고 우수를 들어 안면을 방어하며 노견주행
(路肩走行)의 경공술로 피하려 하였다.

노견주행은 일반 경공술과는 달리 일종젊어난 경공법이어서 무림에서는 그 사용이
금지 되어 있었으며 비상시가 아니면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경공술이었다.

그러나 녹의인의 우수가 더 빨랐다.

“ 파-바-바-박 – ”

“ 크 ~ 아 ~ 악 ! ”

경공을 채 펼치기도 전에 점소이의 목은 몸과 분리되어 녹의인의 손으로 빨려들어
갔다.

피가 뚝뚝 듣는 점소이의 목을 우수에 든 녹의인의 신형이 커다랗게 구멍이 뚫린 지
붕위에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죽립객과 같이 방금 전 시바수리갈
을 입에 대었던 자였다.

지금 녹의인은 전설로만 알려져 있는 능공허도(能空虛道)의 경공을 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녹의인은 이미 반박귀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인가.

시바수리갈을 들이키는 동안 녹의인의 공력이 급격히 상승했던 것이다. 녹의인은 이
미 시독에 중독되어 악마의 얼굴로 변해가고 있었다.

한편, 죽립객은 순간적으로 발생한 이 일에 대해 잠시 정신을 차릴수 가 없었다. 두
사람이 같이 마셨는데 아무래도 내공이 약한 녹의인이 먼저 중독되어 발작을 했던
것이다. 죽립객도 내부에서 서서히 공력의 상승과 함께 마성(魔性)이 끓어오르는 것
을 느꼈다.

이윽고 객잔으로 향하는 문이 폭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며 녹의인의 신형이 날아
들어왔다.

녹의인을 쳐다보는 죽립객의 눈이 번뜩였다.

죽립객은 찢어진 눈을 부릅 뜨며 녹의인을 향해 살기를 폭사했다.

“이놈 !! 정신을 수습해라 !!”

그러나 이러한 꾸짖음도 만인시독에 의해 이미 광인이된 녹의인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잔말 말고 태밀이공(太密異功)의 초식을 받아 보아랏 !”

녹의인은 연습없이 바로 우수를 출수했다.

죽립객이 호신강기를 채 끌어올리기도 전에 녹의인의 우수는 코앞까지 닥쳐왔다.

절대절명(絶代絶命)의 순간!

여기서 잠시 녹의인이 시전하는 다소 특이한 무공에 대해 알아보자.

태밀이공(太密異功) 은 500년전 중원무림을 50년 살겁으로 몰고 갔던 사파(邪派)무
림의 본산(本山) 태밀교(太密敎)의 교주(敎主) 왕태밀(王太密)과 중원제일의 암살집
단인 파태루(坡太樓)의 루주(樓主) 래수린(來修隣)이 남긴 비전무공으로 그 사악함
이 극에 달한 무공이다.

이 무공을 시전하는 자는 먼저 의복을 탈(脫)하여 대개 아래가리개 하나만을 걸친다.

그리고 우수(右手)에는 녹의(綠衣)의 작은 천을 착용하게되는데 이것이 번외의 포달
랍궁을 통해 은밀히 입수된 유로파(幽蘆杷) 이태리산(伊太利産)의 다오루(多汚漏)다.
갖은 오물이 묻어 있다는 다오루는 특히, 인체에서 분비된 각종 오물로 배합된
더러움의 극치인 때독을 묻히고 있어 한 번 스치기만 해도 오장육부가 썩어드는 치
명적인 피해를 주는 무기이다

이것은 거친 표면의 만년오염섬유(萬年汚染纖維)로 만들어져 우수에 착용하는 즉시
내공이 없는 자라도 가공할 공력을 갖게된다는 마물(魔物)이었다.

태밀이공(太密異功)의 초식은 모두 3초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초 육피면피권(肉皮免皮拳) ! 태밀교의 부교주 피부위생(皮夫圍笙)이 창안한
초식으로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낸다는 가공할 무공이다. 다오루에 닿는 순간 상대
방의 가죽이 그대로 벗겨지며 극독에 중독된다.

제 2 초 착근시골권(錯筋示骨拳) !!! 다오루를 착용한 우수를 뻗어 상대의 몸을 움
켜쥐고 살을 훑어내어 뼈를 보이게한다는 잔악한 무공으로 도저히 인간이 만들어낸
무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제 3 초 토종오골계(討宗烏骨誡) !!! 지옥에서 내려온 악마가 창안했다는 초식으로
이 초식에 격중당하면 뼈까지 새까맣게 타들어 가며 온몸의 살점이 뜯겨져 나간다.
수많은 고수들이 이 3초가 시전되기 전에 이 무공에 당하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
을 끊는 쪽을 택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 시전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무공으로 하늘
의 천벌에나 비교할 만한 무공이라 했다.

한편, 죽립객은 태극 1장 기마자세로 자신의 발등을 차고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공
중에서 부가가치세(斧伽茄治勢)의 형세로 몸을 튼뒤 우수를 뻗어 녹의인에게 일장을
날렸다..

“ 비풍초3식(飛風醮三式) 제 1 초 ! 사사구통살(死邪軀通殺) ! ”

엄청난 내공이 실린 일장이 격출되었고 객잔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오 ! 하늘도 두려워 한다는 가공할 무공 비풍초3식(飛風醮三式).

300년전 무림공포 홍단마녀(紅丹魔女), 소림마승 낙장불입(落掌佛立)과 함께 무림삼
마(武林三魔)로 불리웠으며 천단애에서 하룻밤새 삼천 고수를 베어버렸다는 공포의
마황 사도팔광(邪道八狂)의 독문절기, 비풍초3식(飛風醮三式).

이 무공은 사도팔광(邪道八狂)이 홀연 무림에서 사라진 후 실전되었던 것으로 3초
의 극랄한 초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초 사사구통살(死邪軀通殺)

일종의 탄지신공(彈指神功)로서 한 번의 출수로 상대방의 몸에 아홉개의 구멍을 뚫
어 버리는 잔인하기 그지 없는 무공이다. 이 무공에 당한 자는 직장파열권(直腸破裂
拳)에 당한 자보다도 몇 배는 더한 고통을 받는다고한다.

제 2 초 쌍피설사공(雙皮薛死功)

이 초식은 상대방의 헛점을 파고 들어 실수를 유도해내는 것으로 일종의 함정이다.
일단 이 무공에 걸리는 자는 내공이 급격히 감소하고 호신강기(護身强氣)가 깨어져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무공을 시전하는 자는 이 순간에 바로 제 3
초 일타사피참(一打死避僭)을 출수하여 상대방에게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주게 된
다.

제 3 초 일타사피참(一打死避僭)

쌍피설사공(雙皮薛死功)에 당한 상대방에게 도(刀)를 출수하여 공격을 하는데 이
초식이 시전되면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가공할 마공이다.

죽립객에게서 격출된 사사구통살(死邪軀通殺)의 일 장은 녹의인에게로 바로 뻗어 나
가 육피면피권(肉皮免皮拳)과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 퍼 – 퍼 – 펑 !!”

” 쿠 – 우 -욱 ”

” 크 -악 ! ”

잠시후 객잔내 자욱했던 먼지가 걷히고 피투성이가 된 두 사내의 모습이 드러났다.
죽립객의 좌수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고 녹의인은 격렬하게 피를 토했다. 녹의인
은 시바수리갈의 시독에 중독된 상태에서 독랄한 일장을 얻어맞아 주화입마의 초기
증상인 오바이토(汚杷履吐)에 빠진 것이다.

승부가 났는가…

아니었다. 피를 토하던 녹의인이 서서히 얼굴을 들었는데 이미 상당히 평온을 찾았
으며 악마의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흐흐흐흐.. 본좌가 오늘 네 놈의 무덤을 만들어주마.. 네놈의 고기로 탕수육을 만
들겠다 ..”

녹의인은 완전히 마성에 젖어 있었다.

죽립객도 녹의인에게 당한 육피면피권(肉皮免皮拳)의 독성이 몸으로 침투하면서 시
바수리갈(屍婆獸裡蝎)의 시독과 상승작용이 일어나 서서히 마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들은 방금 전 시바수리갈(屍婆獸裡蝎)을 폭단살주(爆團殺酒)로 만들어 공복음주
(空腹飮酒)의 수법으로 섭취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순식간에 마성에 빠져 들 수
밖에 없었다.

“크크크… 삼식이 같은 놈.. 무덤에 들어가는 것은 네놈이 될 것이다… 네 놈의
사골로 육수를 만들리라.. ”

두 마인(魔人)은 내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공격을 시작한 것은 녹의인 이었다.

“착.근.시.골.권(錯筋示骨拳) !!”

녹의인의 우수가 녹색의 광채를 내며 세찬 회오리와 함께 죽립객의 목을 노리고 날
아갔다. 죽립객은 이 공격을 편법운행(編法運行)의 경공술로 피하면서 토박이터세
(討撲伊攄勢)의 형세로 자신의 무공을 펼쳤다.

“쌍.피.설.사.공(雙皮薛死功) !! ”

“ 쿠 – 우 – 콰 – 쾅 ”

“ 끄 ~ 으 ~ 윽 ! ”

공중으로부터 녹의인의 신형이 내동댕이 쳐졌다.

온몸에서 흘러나온 피로 녹의인은 홍의인이 되어 있었다. 죽립객도 무사하지는 못
했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피를 한 줌이나 토해내었으며 태밀이공(太密異功)에
당한 좌수는 거의 뼈가 드러날 지경이 되었다.

두 사내 모두 일신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으나 이미 마성의 지배를 받는 광인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놀라운 투지로 다시 일어섰다.

최후의 초식을 준비하며 내공을 끌어 올리는 두 사내에게서 무서운살기가 폭사되었다.

녹의인은 좌수와 우수를 동시에 위로 뻗은 동립만세(動砬曼勢)의 형세로 자신의 마
지막 초식을 전개하였다. 사막의 폭풍과도 같은 바람이 몰아쳤다.

“ 토(討)-종(宗)-오(烏)-골(骨)-계(誡) !!”

죽립객은 녹의인의 공격을 맞서 양손을 교대로 앞으로 뻗으며 요추를 회전시키는 마
가래나(魔架來拿)의 신법을 전개하며 자신의 마지막 초식을 시전하였다.

” 일(一)-타(打)-사(死)-피(避)-참(僭) !!”

수만개의 검기가 녹의인을 난자할 듯 달려 들었다.

“ 쿠-르-르-쾅 !! ”

“ 크 -아 -악 !!”

“ 크 – 으 ~ 흑 ”

단말마의 비명을 끝으로 객잔은 침묵에 빠져 들었다.

폭풍먼지가 서서히 걷히자 처참한 혈극의 결과가 드러났다.

녹의인은 피투성이의 시체가 되어 있었고 죽립객은 좌우수를 덜덜 떨며 구석에 쓰러
져 있었다.

녹의인은 죽립객의 공격을 경공으로 피하려 하였으나 이미 시독의 중독이 깊어 기껏
갈지자운행(蝎旨磁運行) 밖에는 할 수 없어 검기에 정면으로 격중되었던 것이다.

한편, 죽립객은 겨우 목숨만은 건졌으나 중독으로 인한 주화입마(走火入魔)로 말미
암아 떨리는 손에 다시는 검을 쥘 수 없게 되었다.

. . . . . .

이미 완전히 해가 저문 용문객잔의 문을 나서는 사내.

그는 무림 최대의 유혈비극을 뒤로 하고 떠나가고 있다.

그의 뒤로는 유혈이 낭자한 시신이 버려진 채 쓰러져 있었고 사내 자신도 몸을 추스
리지 못하고 도(刀)를 지팡이 삼아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가끔씩 주저 앉아 기나긴
허리를 움켜쥐고 혈을 토하는 그의 뒤로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이어 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용문객잔만이 그대로 서 있었다.

 

– 에필로그 –

이 피비린내나는 싸움을 지켜본 뒤, 무공해설로 유명한 파태루주(坡太樓主)는 이 싸
움의 승부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둘 다 잘 한거 없슴다. 다만, 죽립객은 평소에 내공을 연마 했고 그 덕에 구차한
목숨 만은 건질 수 있었슴다. 녹의인은 사파무림 출신였슴다. 거기서 승부가 났슴다.
평소에는 꾸준히 놀다가 편법으로 무공을 얻으려 하고 또, 음주무공을 일삼는 이
런 사람들 에게는 빠떼루를 주얌다“

사파는 자고로 내공을 수련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외가기공과 암기, 속임수를 수
련한다. 이러한 무공의 장점은 짧은 시간내에 수련이 가능하며 자신보다 내공이 월
등히 높은 상대도 빠름과 속임수, 암기로 제압할 수 있다는데 있다. 녹의인은 사파
무림 출신이었던 것이다.

수련을 통해 무공을 쌓으려 하지 않고 영약의 복용으로 뜻을 이루려 했던 두 고수의
시도는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다른 한 사람을 폐인으로 만든 비극으로 막을
내렸던 것이다.

이 처절했던 싸움이 끝난 후 용문동에 거하는 무공평론가 구울론(邱鬱論)은 이러한
시를 남겨 짧은 기간의 성취를 조급해하는 후세(後世)와 절제하지 못하는 이들을 경
계했다.

窮 打 利     邪 派 羅     窮 打 利   邪 派 羅
궁 타 리     사 파 라     궁 타 리   사 파 라
(내공은 부족한데 타격 기술만을 이롭게하니 이들을 사파라 한다네)

墨 指 派   墨 指 派   烏 隊 魯 姦 娜   烏 隊 家
묵 지 파   묵 지 파   오 대 로 간 나   오 대 가
(이들은 검은 손을 가진 무리, 까마귀 떼와 같은 간사한 무리로다 )

我 可 喇 可 治   我 可 喇 可 超
아 가 라 가 치   아 가 라 가 초
(무릇 무공을 하는 자는 자신을 능히 다스릴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자신을 초월해
야 하는 것이니라 )

我 可 喇 可 治 治 超 超 超
아 가 라 가 치 치 초 초 초
(나자신을 능히 다스리고 또한 초월해야 하느니라 )

 

 


 

신 용문객잔 – 번외편

 

휘이이잉…….

세찬 바람에 나무로 만든 문이 견디기 힘들다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

30살쯤 되어 보이는 점소이가 무료한 듯이 입구쪽을 보고 있었고,
객점안에는 두명의 여행객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봐 여기 죽엽청 한병 더주게.”

“예.”

대답은 냉큼 했지만 행동이 느릿한 것이 손님의 눈에 거슬렸나 보다.

“내말이 말같이 않냐? 빨리 가지고 오란 말야!”

“예, 예.”

하지만 사내는 일순 번쩍였던 점소이의 눈을 보지 못했다.

점소이는 죽엽청을 탁자에 내려 놓으면서 지긋이 탁자를 왼손으로 눌렀다.

‘파지지직…’

“앗.”

“이것은 履土堂 離十四氣路(리토당 이십사기로)!”

아아… 리토당 이십사기로. 이것은 무림에 일대 괴걸이었던
京制切藥 國閔此(경제절약 국민차)의 절기중 하나였다.

마치 토담집을 밟아 가듯이 상대방의 출수를 重手法으로 눌러가는 것으로
결국 상대는 무거운 내력에 눌려서 벗어나지도 공격하지도 못하게 된다는
무서운 수법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국민차?”

“끌끌… 전에는 노부를 그렇게 부르기도 했지. 하지만 지금은 그저
점소이에 불과하다네. 시비나 일으키지 말게… ”

용문객잔이 아니라면 세상을 우습게 보았던 국민차가
하찮은 점소이로 있으랴. 점소이라고 함부로 대하던 이들은
말소리도 줄이고 감히 큰소리를 내지 못했다.

어느덧 저물기 시작했던 해는 사라지고 사방이 어둠에 잠겨 고요한데
멀리서부터 침묵을 허무는 말밥굽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소리는 분명 객잔을 향하고 있었고, 분명 반대 방향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양쪽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삐걱’

둘은 거의 동시에 객점에 도착했고, 약속이 되어 있었던 듯,
아무 말없이 나란히 객점으로 들어섰다.

둘이 모두 검은 장삼을 걸치고 있었고 죽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남들의 이목을 꺼린 듯. 한사람은 巨斧(거부)를 어깨에 메고 있었고,
다른 이는 長劍(장검)을 메고 있었다.

“점소이. 죽엽청과 오리구이”

“예.. 예..”

국민차는 평범한 점소이처럼 행동하여 이들에게 주문한 것을
가져다 주었지만,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고수다. 그것도 극강의’

세상을 오시했던 국민차가 인정하는 극강의 고수… 손을 떨정도의….
이들은 누구인가.

거부를 멘 이와 장검을 멘 이는 서로 노려보며 입을 열지 않다가
문득 거부를 멘 이가 음험한 목소리로 말했다.

“回死濁屍 雲戰手(회사탁시 운전수)!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가?
그 물건을 내놓고 사라져라. 그것은 네가 가질만한 물건이 아니다.”

아아… 회사탁시… 누가 이 名號(명호)를 듣고 떨지않으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을 한자루 검으로 이룬다는 절세의 고수. 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악랄해, 무림의 공적으로 몰려 9대 門派의 합공을 받았으나 3개 문파의
장문인을 죽이고 4개 문파의 장문인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달아나 천하를
전율케 했던 사파무림 최고수. 이 거부의 사나이가 바로 그 운전수였던 것이다.

그의 成名絶技(성명절기)인 回死濁屍 不法坐回戰(회사탁시 불법좌회전)은
천하에 일, 이위를 다투는 무서운 좌공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그런 운전수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고,
오히려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고 있는 이 거부의 사나이는….?

“크흐흐흐… 네가 그런말을 할만한 입장이 아닐텐데?
屍腦潽水 吳陸七(시뇌보수 오륙칠)”

시뇌보수…. 시뇌보수…. 그를 모르는 자는 무림에 없다.
설혹 무림에 갓나온 애송이라도 일차 주의를 받는 것이 시뇌보수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성명절기인 屍腦潽水 精流掌
(시뇌보수 정류장)은 무서운 熱暘掌力(열양장력)으로 이에 격중되면
죽은 시체의 뇌수가 끓어오를 정도의 무서운 장공이다.

오륙칠은 이 장공 하나로 마도무림의 최고수에 올랐고
아무도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시끄럽다. 운전수. 넌 그 물건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모르고 있다.
그건 마물이다. 내가 그것을 봉인해버리겠다.”

“흐흐흐… 내가 그것의 효용을 모른다고 생각하나, 오륙칠? 세상의 그누구가
자신의 손에 들어온 梵則金 通治書(범칙금 통치서)를 남에게 넘기겠나?”

그럼 이들이 다투고 있는 물건이 바로 범칙금 통치서…
이것은 서장의 전설적인 匠人(장인)이었던 日及政匕師 (일급정비사)가 남긴
범칙금을 제련하는 방법을 적은 비급이다. 서장에서는 그가 범칙금을 제련하여
서장의 活佛(활불)인 달라이 라마에게 108念珠(염주)를 만들어 받친후
그를 하늘의 태양에 버금가는 장인이라는 뜻으로 일급정비사라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도 단 한 차례만 범칙금의 제련에 성공했을 뿐,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이에 성공한 사람은 없다. 세상의 무엇으로도
자를 수 없고, 녹일 수도 없고, 상처낼 수도 없다는 범칙금…

그것의 제련하는 방법을 적은 비급.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비급이지만, 어쩐지 이 비급을 소지했던
이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았기 때문에 偸盜術(투도술)의 秘書(비서)인
珠借僞返濯紙(주차위반탁지)와 더불어 무림 2대기서로 불리고 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없다. 아무리 친구라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받아라!”

이 말과 함께 오륙칠은 몸을 날려 어느 사이에 탁자를 돌아
운전수의 옆으로 쇄도해 갔다.

“으음… 弩鵑走行(노견주행)…”

낮게 깔린 신음소리와 함게 말을 한 것은 이들은 지켜보고 있던 국민차였다.
노견주행은 옆으로 이동하는 신법중 최고의 것으로 가히 두견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는 처음 이 身法을 만든이가 여자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 뿐이지 결코 가벼이 대할 수 있는 수법이 아니다.

오륙칠은 노견주행에 연이어 蠱痛屍老等霧矢(고통시노등무시)를 뽑아 들었다.
마도의 3대 마병중 하나인 고통시노등무시… 살속에 파고들어 온몸이 썩어
들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마병… 날아올 때는 마치 안개가 다가 오듯하여
멀리서는 볼수 있지만 다가오면 사라져 버리고 결국 피하지 못한다는 무서운
화살이다. 그러나 상대는 사도의 第一宗師(제일종사)! 急叉線變競(급차선변경)
의 신법으로 피해버렸다. 몸을 둘로 나누어 버린다는 급차선변경… 이것 역시
上古의 絶學 (상고의 절학)! 그리고 당하고만 있을 운전수가 아니었다.

“濁 – 屍 – 魅 – 打 – 技 (탁시매타기)!”

오오… 탁시매타기… 一手에 무려 예순네번의 타격기를 구사하는 권법의
최고봉으로 사파무림 3대 拳掌(권장)중의 하나이다. 마치 신들린 것 같은
拳影으로 인해 매타기라는 이름이 붙은 무서운 권법이다.

신들린 듯한 운전수의 권여에 대해 오륙칠은 침중한 안색으로
등뒤의 거부를 뽑아들었다.

“合 – 僧 – 巨 – 斧(합승거부)!”

아… 오륙칠의 거부가 뽑히자 거대한 강기가 일어나며 운전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일제히 밀려갔다. 스님이 합장하는 자세로 그대로 내리꽂는
도끼의 기세는 권영들을 일순간에 흩어 버렸고 운전수는 강기에 휘말려
그 자리에서 피하지도 못하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때,

“멈춰라!”

오륙칠은 일순 자신의 등뒤를 노리는 차가운 기운을 느끼고
거부를 순식간에 돌려 마주쳐갔다.

‘까강…’

‘이건?’

“나의 燕飛五旗路(연비오기로)를 막다니. 역시 名不虛傳(명불허전)이군.”

“연비오기로? 그럼 네가 蠱及畏災借 杯崖霧裴(고급외재차 배애무배)!”

오륙칠과 운전수는 순간 떨더름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쳐다봤다.

배애무배는 무림에서 厚顔無恥(후안무치)한 인물로 이름높았지만
一身上의 무서운 무공으로 인해 아무도 이를 어쩌지 못했다.
자신이 한 말도 번복하기 일쑤요, 단지 자신의 무공을 시험해 보기위해
독물을 시냇물에 풀어 일대의 초목을 말리고 인명을 살상한
희노애락이 불분명한 인물인것이다.

그런 인물이 불쑥나타났으니 이들이 곤란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중요한 순간에 방해를 받은 오륙칠은 더더욱 분노가 일었다.

“무슨 짓이냐. 넌 나와 恩怨(은원)이 없을 텐데?”

“낄낄.. 나의 명호를 알고도 그런 소리를 하다니…
내가 언제 이유가 있어서 간섭의던가?”

“이놈이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겠군.”

“받아라. 屍腦潽水勝遮拳(시뇌보수승차권)!”

아아… 시뇌보수 승차권…

이 일권이 얼마나 거대한 鋼氣(강기)를 일으키는지는
작금의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변의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하나의 강기막을 형성하여 배애무배를 향하여 뻗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배애무배가 무림에서 이름이 높은 고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륙칠이나 운전수정도의 고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오륙칠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대일의 상황이 된것이요, 자기와 반푼정도 차이밖에 나지않는 운전수가
뒤에 있는 상황이고 보면 결코 시간을 끌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순간에 많은 內攻(내공)의 소모를 각오하고 이런 강한 권장을
발출한 것이다. 그러나 이순간이 자신이 유일하게 살길인 것을 알고 있는
운전수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不法坐回戰(불법좌회전)!”

아아… 회사탁시 운전수의 성명절기인 불법좌회전… 이것은 지금 가장 알맞은
무공이 아닐수 없다. 쓰러졌던 상황에서 일어서지 안고 그대로 몸을 회전시켜
지나가는 공간안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蓋世神功(개세신공)인 것이다.

“不-鬱-烏-剖-弑-偃(부울오부시언)!”

이것은 배애무배의 절기.

24개의 飛刀(비도)를 날려 일순간에 상대방을 울안에 가두고
높은 내공을 이용해 이를 회절시켜 상대방을 사방에서 압박하여 죽이는,
마치 울안에 가둔 까마귀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이름붙은
무서운 비도술이다.

‘콰광– 콰과광…’

도저히 인간이 내는 소리라고 믿을 수 없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세사람 모두 물러서서 피를 토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쓰러지려 하지 않았으며,
지금 쓰러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오직하나.

세사람의 장력, 강기, 비도를 한손에 받아 되돌려 버리고 오연히 서있는
저 인물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네 놈은 또 누구……”

“케애엑….”

“내게 그렇게 말하는 놈치고 살려둔 놈이 없다. 살려줄테니 모두 꺼져라.”

“그렇다면… 너는.. 아니 당신은….”

“본좌가 누군지 알았다면 꺼져라.”

屍腦潽水 吳陸七(시뇌보수 오륙칠)과 蠱及畏災借 杯崖霧裴
(고급외재차배애무배)는 그런 엄중한 상처입은 몸으로도 바람처럼 사라졌고
구석에 있던 국민차와 나머지 인물들 역시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내빼고 말았다. 이 갑자기 타나난 인물의 눈길을 받고 있던
回死濁屍 雲戰手(회사탁시 운전수)만 빼고.

“내놔라.”

“크으으으”

“내놓으면 죽이진 않으마.”

“못준…. 크아악”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는군.”

“이것이 범칙금 통치서인가? 하하하… 난 이제 천하제일의 무기를 갖게된다.

하하하하.”

괴인이 사라진 후에 국민차와 객점의 주인이 객점안으로 들어섰다.

“이것으로 저 희대의 대악마를 잡게되면 좋겠는데…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런데 정말 저 인물이 누굽니까? 交統巡察(교통순찰)대인?”

아아.. 그렇다면 지금 객점의 주인행사를 하고 있는 자는 관부의 인물,
그것도 무림과 관부를모두 순찰할 수 있는 황제의 御劍(어검)을 하사받은
인물이란 말인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해도 자꾸 잊는군.”

“죄송합니다.”

“저 인물이 바로 天下第一惡魔(천하제일악마) 인 餓蛛魔(아주마)라네.”

“아주마….. 그 魔音大怒蛛行(마음대로주행)의…”

“마주치지 않도록 하게.”

“예…..”

 

대답은 했으나. 자기가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해
하늘에감사드리고 싶기만 한 국민차였다.

아주마가 가지고간 梵則金 通治書(범치금 통치서)가 가지고 있는 비밀은….
이것이 관부의 함정이라면, 아주마의 미래는…

이 알수 없는 미래를 향해 노래한 墨好子 金劍毛 (묵호자 금검모)의
한줄기 노래가 있다.

 

魂 來 利   骨 來 利
(혼 래 리   골 래 리)

餓 蛛 救 利
(아 주 구 리)

每 朧 每 弄    略 吾 漏 知
(매 롱 매 롱   약 오 루 지)

 

혼이와서 모이내 뼈가와서 모이내,

아주마를 구하러 모이내.

늘 혼돈스럽고 늘 속지만

스스로를 다스려 비밀을 알아내내.

 

<용문객잔>에 덧붙이는 글

1994년도인가, 작자미상의 <용문객잔>이 사설비비에스계에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 적이 있었다. 1996년도말에 나온 이 <용문객잔2>는
<용문객잔1>에 영감을 얻어서 사학과출신의 삼성화재 김기철님이 사내
비비에스에다 쓰신 글인데, 삼성맨들만 보기엔 넘 아까워서 유니텔에
다시 등장,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중이다. 구구절절마다 적절히 구사되는
한자실력이 대단하다. 이런 류의 글은 꽤 있었으나, <용문객잔>정도의
수준작은 없을듯.

무협지에 정통한 고수들은 필독을 하시길 권함. ^^

 

* 참고로 위에 나온 우스개 한자들을 해설하자면…

리토당 이십사기로  – 리터당 24km
시뇌보수 오륙칠 – 시내버스 오륙칠
고통시노등무시 – 교통신호등무시
연비오기로 – 연비 5km
고급외제차 배애무배 – 고급외제차 BMW
부울오부시언 – Full option
아주마 – 아줌마
금검모 – 김건모







1 thought on “고전명작 – 신용문객잔 시리즈

  1. 신용문객잔 1편을 낭독했습니다. 레고 조립을 하며 듣던 9살 아들이 “도대체 뭔 말이야?” 합니다. 대답으로 “뭔 말인지 나도 몰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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