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잔다르크가 필요한가?

우리에게 잔다르크가 필요한가?

국가를 수익모델로 생각한다. “

이 말은 한 때 우리 사회를 떠들썩 하게 만든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칭해 했던 말이다. 현대 그룹의 일개 월급장이에서 출발해 현대 건설의 사장을 거쳐 서울시장을 하나님께 봉헌한 뒤, 대통령까지 역임한 이명박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적절하게 표현한 사람은 일찌기 아무도 없었다.

그 뿐 아니라 BBK는 어떻게 된 일인지, 다스는 누구의 것인지, 자원외교는 뭐가 문제인지 김어준과 그의 동료 주진우 등이 파헤쳤던 이명박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들은 정권 차원의 심각한 위기로 등장을 했고, 당시 민주당은 이 나꼼수의 열풍에 힘입어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위해 체면불구하고 이들에게 들러 붙어 얼굴 한 번 목소리 한 번 비추려고 안달을 했던 기억도 난다.

결국 그들은 김용민의 총선 출마라는 그리 아름답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었고, 나꼼수의 열풍은 시들어 갔다. 나꼼수가 일으킨 팟캐스트의 열풍 또한 잠드는가 했지만, 그 뒤를 이은 다양한 팟캐스트 프로그램들의 등장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긴 하다. 물론 전성기 시절 나꼼수가 불러모은 청취자들의 숫자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말이다.

그런 김어준과 주진우가 그들이 박근혜 현직 대통령의 일가에 얽힌 살인사건, 의혹에 가득찬 상태로 종결되어 버린 그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는 이유로 기소 되었고, 그 판결이 바로 116일에 날 예정이며, 많은 사람들은 그들에게 실형이 선고되고 구속 수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연 김어준과 주진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이 법정에 서게 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선고를 기다리게 된 것은 누구의 탓일까?

당연히 일차적인 책임은 권력에게 있다. 권력은 결코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 속성이 있다. 권력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혹에 가득찬 사건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권력은 매우 불편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의혹을 김어준, 주진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언급했다고 해서 그들 모두를 법정에다가 세우는 무리수를 발휘할까?

결코 아니다. 권력은 자신에게 도전하는 김어준과 주진우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김어준과 주진우를 잔다르크로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두려운 것 뿐이다.

누가 잔다르크를 원하는가?

사람들은 나꼼수에 열광했다. 그리고 나꼼수에 열광하는 그 많은 사람들, 한 때 천만에 달하던 청취자들은 나꼼수의 주인공 김어준과 주진우가 자신들을 구원해 줄 영웅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 사람들은 김어준과 주진우가 이야기하는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두 사람이 자신들을 대신해 권력과 싸워 주기를 원했고, 자신들은 안전한 뒤에 머물러 있으려고 했다.

결코 다른 사람들의 앞에 서서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되길 원하지 않았던 김어준, 주진우 두 사람은 대중의 뜻에 의해 마지못해 사람들의 앞에 서야 했고, 결코 원하지 않는 영웅의 감투를 쓰고 잔다르크의 흉내를 내야 했으며 이제 그 댓가로 화형대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을 살리기 위해 무려 “서명운동”이라는 무기를 꺼내들고 다른 이들에게 이 대열에 동참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 서명지에 십만 아니라 백만이 참여한다고 치자. 과연 권력은 그들을 풀어줄까? 만약 내일 있을 재판에서 그들에게 무죄 판결이 난다면, 그 서명운동이 두려워서 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절대 아니다.

가혹하게 말하자면, 서명운동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것이며, 아무런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자기 만족에 불과한 일일 뿐이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기력함을 감추기 위해 그래도 우리는 서명이라도 했다는 위안이 되어줄 뿐이라는 것이다.

진실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했던 그 두 사람이 권력 앞에 희생양이 되지 않길 원했다면 애초에 그들에게 원치도 않는 영웅의 관을 씌우질 말았어야 한다. 그러나 대중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영웅이 나타난 걸로 간주해서 한껏 치켜 올려 세웠다가 그들이 추락하게 되면 잔인하게 외면하게 된다. 지금 전성기 시절의 나꼼수에 열광하던 그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갔는가? 그 위대한 서명운동에는 과연 몇이나 참여했는가? 심지어 그 시절 나꼼수를 즐기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 김어준, 주진우가 재판을 받고 그 판결이 내일 나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예수가 그랬고, 잔다르크가 그랬다. 대중은 언제나 영웅을 찾아 헤매이고, 영웅과 비슷한 누군가가 등장하면 모여들어 마음껏 데리고 놀다가 그 영웅이 추락하게 되면 잔인하게 외면을 하고 또 다른 영웅을 찾아 떠난다.

그러는 와중에 수많은 사람들이 “소모”되어 간다.

이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헛되게 영웅 놀이에 소모되어 갔다.

대중은 이런 메카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어떻게 한 사람을 소모해 버렸는지 전혀 기억하지도 않고 또 다른 영웅 놀이의 대상을 찾고 있을 뿐이다.

난 이런 대중들이 두렵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이 사회를 변혁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을 대신해 권력과 싸워줄 영웅만을 요구하다가 싫증이 나면 시궁창에 처박아 두고 또 다른 장난감을 찾아 떠나는 그런 사람들이 두렵다.

언제까지나 우리들은 잔다르크를 찾아 다닐 것인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과연 우리에게는 잔다르크가 필요하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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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족한 자존감을 메워줄 대상, 자신의 무기력함을 숨겨줄 대상, 자신의 왜소함을 채워 줄 대상을 찾아 내어 그를 우상화 하고, 자신들의 어깨 위에 태워 데리고 다니면서 놀 그런 사람이 그렇게 꼭 필요한가?

권력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 사람의 잔다르크에게 열광하는 대중 만큼 다루기 쉬운 상대도 없다. 적절한 시점에 그 한 사람만을 처리해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권력이 진정으로 두려워 하는 것은 수많은 개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존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잔다르크가 될 필요도 없다. 그저 한 사람의 현명한 시민이면 충분하다.

공화국은 영웅의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민의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공화국의 시민들에게는 잔다르크 따위는 필요없다.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영웅은 각자의 마음 속에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선고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김어준과 주진우는 꿋꿋이 잘 버텨내리라 믿는다. 그리고 나아가 각자의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 김어준 총수의 말을 그대로 그 두 사람에게 돌려주고 싶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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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우리에게 잔다르크가 필요한가?

  1. “공화국은 영웅의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민의 것이다.” 이말이 참 와 닿네요. 한때 그렇게 들끓었던 저 자신이 한편으로는 참으로 부끄러워 지기도 합니다. 두분에게 건투를 빕니다.

  2. 나 혼자 현명한 시민이 되기는 쉽죠… 다른 사람도 현명한 시민이 되길 바라는 것 부터가 문제의 시작이 될 듯합니다.

  3. 김어준 주진우에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같네요 물뚝의견가님 그알싫도 잘 듣고 있네요

  4. 그냥 오히려 주진우 김어준이 이런 정권과 무리들에게 조신하게 만들어 이들의 생명력을 늘려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냅둬 버리면 자멸해 버리지 않을까 ?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5. 나꼼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야권지지층이 바래왔던 내용과 야권지지층의 답답한 속을 풀어줬기 때문..
    나꼼수가 어느순간 싸늘해진 이유는 그 모든것의 결론은 문재인과 통진당을 위해서였다는건 알았고,
    그들과 다른 야권지지층은 한순간에 병신이 되는걸 알았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까지도 김어준은 지방선거와 재보선동안 특정 정치인 까기에 전념했다는것만봐도
    그들은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에도 적지않은 상처를 냈다는걸 충분히 알수 있습니다.
    김어준이 실컷 씹어줬던 그 분들은 MB나 박근혜같은 잘못을 저지른적도 없습니다.

    결국 무심한 민중이 김어준,주진우를 사지로 몰아넣은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지지층을 골라냈기에
    두 사람의 판결에 대해 사람들이 신경을 꺼버린거죠.

    김어준,주진우가 나꼼수로 통한 통쾌함은 아직도 기억하지만, 그들이 야권전체에 남긴 상처또한
    적지않기에 싸늘해졌는데, 그걸 민중의 우매함으로 표현해서는 안될겁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는지 그분들이 알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게 대부분 사람들이 김어준,주진우한테 무관심해진 제일 큰 이유입니다.

    통진당을 보세요~ 통진당 해체에 대해서 누가 관심이나 가집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아예 신경도 안쓰죠~ 이게 야권의 현실입니다.

  6. 글 잘읽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뒤집을만한 누군가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는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그 많은 누군가들이 어떻게 사라져가는지를 보고도 말입니다…
    그들의 건투를 빕니다!!

  7. 답답한 사람은 대선후보가 희망인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이 있으면서 트위터에서나 힘내세요 하는데 다음대통령은 김무성이나 반기문일건데 이정도로 기뻐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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