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기 – 0

<공항 사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왜 찍었을까 생각해 봤더니 예정과는 달리 이틀을 고스란히 첫번째 숙소까지 가기 위해 소진했더라. 그랬으니 당근 심심했고, 공항을 어정대며 사진을 찍었다. 공항이란 건물을 디비다 보면 초현실주의적인 광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 불행히도 좋은 사진은 건지지 못했다…>

 


터키 가는 거 힘들었다.

공항들이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여행비 대 준 작자는 10년만에 혼자 가는 휴가여행이니 즐기다 오라고 했는데,

사실은 생전 처음 가족에게서 벗어나 혼자 가 보는 거였다.

해서 기대가 지나치게 컸었나보다. 과도하게 기대를 했더니 시작부터 틀어지더라는… ㅡ.ㅡ;;

 

인천공항의 행패는 사진 생략한다.

그 공항은 비행기를 겨우 1시간 연착시키는 짓 밖에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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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공항이다. 정말 복잡했다. 올림픽 대비하여 새로 지은 공항 아닐까 싶은데 대략 난감..

아니나 다를까… 북경에선 8시간 체류 예정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비가 내렸다. 번개도 쳤다.

조선족 가이드가 ‘히야~~ 북경에서 비 구경도 하시다니, 정말 복많은 손님들이십네다’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다, 북경은 여름에 비가 거의 아니 오신다 한다. 그런데 비가 내리니 사단이 안 날 리가…

과연… 모든 수속과 검색 다 마치고 출발 두 시간 전에 출국장으로 들어가보니 상해에서 와야 할 이스탄불 행 비행기가 행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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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대기 두 시간째… 사람들이 주섬주섬 뭔가를 꺼낸다.

면세점에서 산 화주가 나오고 안주거리로 인천공항에서 누군가 꼬불쳤던 빵이 나오고…

급기야 부모님 술 마니마니 편하게 드시라고 아드님이 사다 바쳤다는 휴대용 스텐 잔이 나온다.

((몹시 탐나는 아이템이었다. 언제 독일가면 꼭 사야쥐~~))

40도가 넘는다는 화주를 누군가 나에게 내민다. 독주는 못 마신다고 손사래를 쳤다.

10분 경과…

함 줘 보세효~~ 홀짝!! 한 잔 더 주세효~~~ (내가 그렇지 모…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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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대기 4시간째… 비행기는 그때까지도 행불이었다.

북경 공항의 무샤시한 단점 하나. 흡연실이 엄청나게 멀다.

그러나 어쩌랴, 공안들이 무서우니 10여분 걸어 찾아갈 밖에…

조명 아래의 꽃은 당근 조화다.

육안으로 보면 엄청 촌스럽다. 사진발, 조명발 덕에 별 무리없이 어우러져 있다.

 

아침 4시, 드디어 투르크 하바 욜라리 소속 비행기가 자태를 나타냈다.

그러나 언제 탈 수 있을지는 의문.

손님맞이 준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내가 국제선 한두번 타 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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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공항 국내선 타는 곳이다. 하필이면 담배가게냐구? 담배가게에서 음료수도 팔았다. 콜라 한 캔 사서 마셨을 뿐이다. 정말이다. 캔커피를 파는 곳이 없음이 슬퍼하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목적지는 예정에 없던 앙카라.

디야르바키르 직항편은 당연히 놓쳤고… 터키의 수도 앙카라를 경유하면 해지기 전에 도착하는 비행기가 있다고 했다. 짐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서 우리를 기다려 줄지가 가장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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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 공항이다. 최소한 3시간 대기했던 것 같다.

36시간 넘게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만 숨을 쉰 탓에 혼미해져 있었다.

저거와 비슷하게 생긴 카페에 앉아서 누군가 사주던 맥주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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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드디어 공항에서 벗어날 참이다. 기념 촬영을 안할 수 없었다.

투르크 하바 욜라리에선 죽어라 뭔가를 먹였다.

1시간 남짓 국내선을 타는데도, 새참을 준다. 샌드위치나 샐러드 둘 중의 하나를 골라라.

양으로 보나 칼로리로 보나 나의 평소 한 끼 식사량을 넘어선다.

음료수는 물론 달라는데로 다 준다….

 

목적지에 드디어 도착.

해질 무렵 땅을 디디니 숨이 헉 막히는 뜨거운 바람이 불었다.

재수없게 비행기 엔진 근처에 섰나부다 했다.

그런데 공항 밖을 나가도 여전히 뜨거웠다.

해질녘 기온이 40도 가까이 되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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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보다 기온이 더 높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땐 알지 못했다.

예정대로 오전 9시에 디야르바키르에 도착해서 유적 답사를 했더라면 여러 명 쓰러졌을 수도 있었을 터였다.

내내 서늘한 실내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가 별안간 폭염 속으로 들어가버리면…

 

이론으로 아는 건 별 소용이 없다.

직접 당해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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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교주님께서 13일간의 터키여행을 마치고, 2007년 8월 23일에 자신의 블로그에 발표하신 글입니다.







7 thoughts on “터키 여행기 – 0

  1. 꼭 가봐야만 하는 곳 중에 하난데… 사진과 글을 보니 더욱 더 가고 싶군요.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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