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만난 사람들. 11화

미스터리 사건 파일 『외계인을 만난 사람들』 이야기는 의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에서 출발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가로지르며 한 편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듯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비정규직으로 방송국에 글을 팔아 먹고사는 작가, 그 작가의 아이디어를 빨아먹고 사는 방송국 PD, 군수품 판매업자, 그로부터 대량의 물품을 사들이려는 의문의 사람들, 그리고 산 속 기도원까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운데 사건은 뜻밖의 결말에 다다른다. 과연 우리의 상식 밖에 존재하며 세상을 지배하려는 외계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2막 3장. #카페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자 카페에 앉아 있는 작가와 감독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 (귀에서 이어폰을 빼며) 이거 대단하네요.

감독 (작가의 말에 반색을 하며) 그렇죠?

작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다른 오디오 파일도 들어봐야겠지만 일단은 쇼킹한데요.

감독 (더욱 신이 나서) 그거 보십쇼. 우리가 들어도 그런데 이걸 서양 애들이 들으면 어떻겠어요? 반응 확실히 나올 겁니다.

작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데….

감독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작가 혹시 추가 취재가 가능한가요?

감독 추가 취재요?

작가 네. 내용이 조금 부실한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요.

감독 (한숨을 푹 내쉬며) 작가님도 그렇게 느끼시는군요.

작가 힘든가요? 허기야 세월이 꽤 흘렀으니….

감독 아, 아뇨. 세월이 문제가 아니라,

작가 그럼 뭐가 문제죠?

감독 (우물쭈물하다가) 인터뷰한 사람들 대부분이 현재 소재파악이 안 됩니다.

작가 (의아하다는 얼굴로) 왜 그렇죠? 아, 인터뷰한 사람들에 대한 신상정보가 없나보군요?

감독 (완강하게) 아닙니다! (조금 기세를 누그러뜨리며) 처음 녹취를 따댄 그 기자 분 수첩에 보면 모든 신상정보가 아주 상세히 적혀 있었어요. 주민등록증을 그대로 옮겨 써놨더라고요.

작가 그런데 왜 소재파악이 안 되죠?

감독 (미치겠다는 듯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 넘기며) 그게! (목소리 톤을 낮춰 속삭이듯) 그게 저도 미치겠는 부분이에요. 한 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니까요.

작가 사라졌다고요?

감독 경찰에도 알아봤는데 실종신고 들어온 것도 하나 없어요. 심지어 (주변을 살핀 후) 실종신고를 할 만한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들까지도 싸그리 사라져 버렸습니다.

작가 어떻게 그런 일이….

감독 (깜짝 놀랄 정도로 테이블을 탁 치면서) 하지만! 제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죠.

작가 뭔가 실마리를 찾아내셨나요?

감독 그럼요! 딱 한명, (작가의 노트북을 가리키며) 여기 증언을 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을 찾아냈습니다.

작가 오~ 어디서요?

감독 교도소에서요. 그 사람은 워낙 전과가 많아서 소재를 추적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작가 전과요?

감독 (별거 아니라는 듯 손짓을 하며) 잡범이에요, 생계형 잡범. 그런데 이번엔 어설프게 강도짓을 한 바람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인가 뭐 그거에 걸려서 좀 오래 살겠더군요.

작가 그래서 만나 보셨나요?

감독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만났죠. 아유~ 말도 마세요. 감방 안에서도 계속 자기는 외계인을 만나러 가야 된다고 난동을 부리는 통에 툭하면 독방에 갇혀서 면회하는데 얼마나 애를 먹었다고요.

작가 여전히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고 있군요?

감독 확신하고 있다고요? 말도 마세요. 외계인이 인류를 심판하러 돌아온다고, 자기는 그 UFO를 타야한다면서 생난리를 치더라고요.

작가 UFO라고요?

감독 네!

작가 그래도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진 않았나보네요?

감독 (너털웃음을 웃으며) 허허, 범죄자가 처벌 대신 병원으로 보내지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십니까? 돈 앤 장 같은데 있는 비싼 변호사 갖다 붙일 수 있는 능력자들이나 가능하지, 일반인들은 어림도 없어요.

작가 돈 앤 장?

감독 미국에 있는 유명한 유태인 변호사들 로펌입니다. Don and Jean이라고…. 아무튼 그런데 있는 변호사 정도 써줘야 감옥 대신 병원을 가죠. 현실은 오히려 병원 가서 치료 받아야 될 사람들도 다 감옥 보내요.

작가 아~ 그렇군요. 아무튼, 그래 만나보니까 뭐랍디까?

감독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죠. (작가의 얼굴에 바짝 다가와서) 외계인들과 조우하기로 한 장소.

작가 그래요? 거기가 어디죠?

감독 거기가…. 재밌는 게 거기가 지도에도 안 나오는 장소더라고요.

작가 지도에도?

감독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후) 예전에 무슨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던 군부대가 있던 자리라는데, 그래서 아직까지도 지도에 안 나와요.

작가 거기가 어디죠?

감독 강원도 어디쯤인데, 말로 설명 드리긴 좀 힘들고 대략의 위치를 알려 드릴 순 있어요.

감독, 재킷에서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검색하더니 작가에게 폰을 건넨다.

감독 대략 그쯤입니다.

작가, 놀란 얼굴로 감독이 건네준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작가 (천천히 객석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들림… 기도원? (암전)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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