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위한 중앙일보의 눈물겨운 물타기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인하여 삼성그룹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물론 삼성이 그동안 검찰과 법조계를 꾸준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수사와 처벌이 가능할 것인지는 의구심이 많다.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의 향배도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삼성의 불법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그 하나이다. 폭로한 김변호사의 윤리적 문제점에 관심을 집중하는 방향이 또 다른 하나이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좀 더 사건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리사회의 내부고발자는 항상 조직논리에 휘말려서 막대한 손해를 입어왔다. 사실 아무리 옳은 의도를 가지고 잘못된 일을 폭로하더라도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기 십상이다. 그래서 내부고발자가 드물고 잘못된 일이 조직내부에서 쉬쉬하고 마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은 문제는 고쳐지기 어렵다.

 

그래서 설혹 동기가 불순하고, 사익추구를 위한 폭로라도 우리는 권장해야할 형편이다. 물론 그러한 고발자가 스스로의 손으로 저지른 불법행위도 지나치게 관용할 필요는 없다. 악의적 내부고발자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과 조직적 로비의혹에 대한 폭로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삼성으로부터 사익을 추구하려다 삼성과의 감정이 앙등하여 폭로에 나섰다 하더라도 김변호사를 비판하는 데 신중해야한다. 본질은 김변호사의 윤리성이 아니라 삼성의 비자금과 불법로비 의혹이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를 일정한 수준에서 오히려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공익에 부합한다. 우리사회의 투명성이 낮고 부패지수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내부고발자의 보호는 절실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김변호사의 도덕성에 관하여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고 한다면 이 것은 공익을 해하는 행위이다. 오늘 인터넷에 올라온 중앙일보 조강수 기자의 기사내용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해당기사 바로가기


 

기사는 제목부터 매우 선정적이다. ‘세 군데 직장옮긴 김용철 변호사 왜 떠날 때마다…’이런 재목이다. 검찰에 사표를 내고 삼성그룹의 법무팀으로, 삼성을 떠나 다시 법무법인 서정으로 직장을 옮겼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기사의 재목은 마치 직장을 떠날 때마다 뭔가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읽혀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사의 내용은 검찰을 떠날 때는 당시의 대통령을 비판하고, 삼성을 떠날 때는 삼성을 비판하였으며, 다시 법무법인 서정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쫓겨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기자가 사실관계를 소상히 취재하여 왜곡없이 보도한 것으로 믿고싶다. 그러나 삼성의 문제보다는 김변호사의 윤리성에 비판의 촛점이 맞춰지기를 바라고 쓴 기사로 보인다.

 

기자는 항상 사실을 보도해야 옳다. 그러나 모두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기사가치는 천차만별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언론사의 장사속을 위한 기사가치가 아니라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의 역활에 비춰본 기사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김변호사의 폭로행위의 동기를 의심하게 만드는 기사는 누구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 그리고 그 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이익인가?

 

이 사건의 본질은 분명히 삼성이라는 거대재벌의 불법행위 의혹이다. 김변호사의 폭로가 거짓이 아니라면 그 본질은 벗어나지 말아야한다. 김변호사의 윤리성 문제는 본질이 아니다. 삼성의 불법행위는 우리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막대하다. 반면 김변호사의 윤리성은 우리사회에 그리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한 개인의 윤리성과 거대한 재벌그룹의 윤리성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겠는가?

 

부디 의도가 의심되는 기사로 특정 재벌을 편드는 듯한 기사를 올리는 일은 신중했으면 좋겠다. 언론은 단순히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에 한정된 기능만을 할 수는 없다. 우리사회의 공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변호사의 도덕성 문제를 그렇게 취재할 열정으로 거대한 경제권력인 삼성의 문제를 심도있게 취재해서 보도했으면 좋겠다.

 

의도가 어떤 것이든 이러한 물타기 기사는 우리의 여론을 핵심에서 돌리는 데 기여하고 말 것이다. 부디 취재와 보도에 있어서 좀 더 큰 범위의 공익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김변호사의 불법행위는 관련 법에 의하여 기소하고 처벌하면 된다. 다만 거악을 고발한 부분이 공익에 기여한 만큼 오히려 정상참작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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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비토세력님께서 2007년 11월 7일에 찌질넷에 발표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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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삼성을 위한 중앙일보의 눈물겨운 물타기

  1. 전 10/31일자 ‘매일경제’ 칼럼 보구서리 뚜껑이 반쯤 열렸었습니다.

    검찰의 수사의지가 거의 결여된 상태에서 김용철변호사 말대로 삼성은 조직적으로 모든 증거들을 파기시키고 있겠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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